미씨맘의 [ 뉴질랜드 육아&교육 ] “엄마, 이번 방학 때 어디 갈 꺼예요?”
일요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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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15:52
뉴질랜드의 7월. 매일 비가 내린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우기시즌으로 한국과 반대의 계절인 겨울이다. 7살과 5살의 두 아이들을 아침에 학교에 데려도 줘야하는 엄마 입장에서 겨울은 참 반갑지 않은 손님인데…… 가득이나 바쁜 오전 시간에 아이들 우비는 입었는지, 우산은 챙겼는지, 고무 장화는 신었는지 등등 모두 체크하고서야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 아이들이 물었다.
“ 엄마 이번 방학에는 우리 어디 놀러갈까? 루비는 황가레이에 놀러간다고 하고 엘리샤는 타우포에 놀러간데. 우린 이번에 어디 갈 꺼야?” 큰 아이의 질문에 작은 아이도 질세라 묻는다.
“ 마커는 퀸스타운에 스키 타러 간다고 했어! 나도 엄마랑 아빠랑 여행 가고 싶어~~”
아이들의 방학이 곧 시작된다. 사실 3주전쯤 아이들의 방학 스케줄을 미리 정리해놓은 나의 계획에는 가족 여행이란 건 없었다. 꽤 비싼 아트 스쿨 프로그램과 스쿨 홀리데이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나름 도움될만한(?) 프로그램을 미리 등록 해두었다. 그런데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니 참 난감한 상황이다. 게다가 지금은 겨울 시즌이고 날씨도 추울 텐데 이 아이들을 데리고 어딜 간단 말인가……
아이들을 재우고도 밤이 늦게까지 곰곰이 생각했다. ‘아이들과의 여행이 어디가 좋을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 어디 있을지 내일 한번 물어봐야겠다’.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잠이 들었다. .
바쁜 아침 와중에 애들에게 무심한 척 질문을 했다.
“여행은 어디가 좋겠니??”
아이들의 답변은 간단했다. “ 엄마랑 아빠랑 공룡 보러 박물관 이랑 수족관 이런데도 좋아! ”
머리가 띵했다. 우리 아이들이 원한 여행은 멀고 비싼 그런 곳이 아닌 엄마랑 아빠랑 온전히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 어린아이들의 마음을 모르고 어른의 눈높이에 맞춘 내 생각이 부끄러워졌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스쿨 홀리데이는 “ 아빠랑 엄마랑 집에서 뒹굴뒹굴” 이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는데 정작 엄마는 또 다시 아침 일찍 도시락을 싸서 애들을 어디론가 보낼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결국 난 몇 개의 스쿨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다시 스케줄을 정리했다.
Auckland Museum, Kelly Tarltons, Auckland Zoo, Butterfly cleek 그리고 영화관을 스케줄로 잡으니 1주일이 훌쩍 지나간다. 급하지 않게, 피곤하지 않게 아이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다니면 아이들도 나도 제법 훌륭한 홀리데이가 되겠구나!
굳이 멀고 비싼 여행이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 다시 배우게 되었다.
지금 아니면 안될 테니까. 아이들에게 온전하게 사랑받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에게 이런 무한한 사랑을 주는 아이들이 있기에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초심을 절대로 잊지 말자고 스스로 반성한다.
목적이 무엇인지 놓치지 않는 것, 이것이 요즘 나에게 필요한 양육의 지혜가 아닐까.
글. 조지민
1.오클랜드 박물관 <www.aucklandmuseum.com>
2.수족관 <www.kellytarltons.co.nz>
3.오클랜드 동물원 < www.aucklandzoo.co.nz>
4.영화관
5.Butterfly Creek www.butterflycreek.co.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