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는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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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는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분들에게...

류상태 0 523
           “공산주의는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분들에게...

                                                                      류상태 / 종교작가

위의 내용은 소설의 일부분으로 물론 허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저의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아마도 저의 이 글을 읽고 망상에 빠진 비현실주의자로 보는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사람이야말로 진정 종북좌파로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주류 기독교인들은 지난 60년 동안 늘 반공의 선두에 섰습니다. 제가 ‘주류 기독교인’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기독교인 중에도 이념에 매이지 않고 이 땅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 애쓰며, 앞장서 독재와 싸워온 예수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늘 소수였고, 아직도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반공이라는 이념에 갇혀 있습니다.

 

보수적인 교회일수록, 그리고 대형교회를 이룬 성공한(?) 목회자일수록 반공을 절대이념처럼 떠받들며 지금도 “북은 대화의 상대가 될 수 없고, 공산주의는 무신론에 기반하고 있기에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열변을 토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그 목회자들과 그분들의 신념에 동조하는 교우님들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북에 있는 사람들도 사람입니다. 전쟁을 두려워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려면 단점과 함께 장점도 보아야 합니다. 단점만 찾아내면서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라는 건 모순입니다.

 

문익환 목사님은 1989년 봄에 북한을 다녀오신 후, 그해 6월 26일 방북사건의 첫 공판이 열린 서울형사지법 대법정에서 이렇게 진술하셨습니다.

 

“분단 45년, 나는 이 45년이라는 것을 한없이 부끄럽게 생각한다. 우리가 얼마나 못났으면 남들이 들어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그어놓은 선, 그게 뭔데 지우지 못하고 1백만의 군대를 남쪽과 북쪽에서 무장시켜 그것이 지워질세라 지키고 있는 것은 민족적인 수치라고 생각한다.

 

 (중략)

 

그래서 실정법을 어기면서 평양에 갔다 왔다. 45년 비극의 수치를 씻어내고 45년 분단의 비극을 청산하고 싶어서 갔다 왔다. 무엇이 잘못인가?”

 

목사님은 출옥하신 후, 북한을 고무하고 찬양했느냐고 묻는 검사에게 이런 말씀을 했노라고 회고하셨습니다.

“담당검사에게 내가 그랬지. 그래 찬양하고 고무했다. 맨날 욕하고 그러면서 통일이 되겠어? 상대방의 좋은 점을 자꾸 찾아내 찬양 고무해야 하지 않겠어!”

 

우리도 문익환 목사님처럼 이제는 북한을 고무찬양 좀 하면 어떨까요? 가능하면 그쪽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면서 칭찬 좀 하면 어떨까요? 우리가 먼저 길이 참아가면서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저쪽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대놓고 ‘용공’을 하면 저쪽도 언젠가 대놓고 ‘용자(자본주의의 장점 받아들이기)’를 하지 않을까요?

 

그건 뭘 모르는 거라구요? 저 사람들의 흉계에 말려드는 것이라구요? 저 사람들은 절대로 믿으면 안 된다구요? 철저히 경계해야 된다구요? 우리가 계속 그렇게 말하고 그런 생각에 매어있으면, 그러면 저 사람들도 똑같이 그렇게 말하고 생각하며 “미제국의 괴뢰는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북의 백성들을 세뇌시키지 않을까요? 그러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언제 이루어지나요?

 

예수님은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우리 예수사람들이 이념의 전제를 내려놓고 형제를 형제로, 이웃을 이웃으로 보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것일까요? 그랬다가는 저들의 계략에 말려 금방이라도 잡아먹힐까봐 두려운 것일까요? 국력이 저쪽보다 수십 배나 앞서있다면서 그렇게도 자신이 없는 것일까요?

 

저놈들 손에 부모가 돌아가셨다구요? 형제와 친구가 죽어나갔다구요? 제 얘기는 절절한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그분들 가슴에 못을 박는 거라구요? 그러니 어쩌면 좋을까요? 저쪽에도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을 터인데, 서로가 그 아픔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하면,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 죽을 때까지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요?

또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우리 주님의 말씀은 그냥 내다버려야 하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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