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전상서 1 (그때는 몰랐습니다.)
어머님 타국 이라는 핑계로 성묘 한번 제대로 못 가는 자식이 되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 만 해도 서러움이 많다고 들 합니다. 하물며 고국을 떠나 말이 다른 타국의 생활이 어찌 고달프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자식들에게 더 낳은 삶을 주고 싶어서 어머님이 저에게 주셨던 어머님 삶 속에서의 고통을 저 역시 제 자식에게 보답 하고자 합니다
어머니
지난 주에는 마음이 몹시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이곳 뉴질랜드에는 매주 금요일이면 교민들이 발간하는 신문이 나옵니다. 신문을 보는 것이 타국살이의 희로애락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모 신문에 “공고”라는 광고지면을 통해 ‘뉴질랜드 고등법원 판결문’ 이 기재되었더군요 피의자들의 실명을 그대로 공개하면서요
저는 그 순간 그들이 잘못한 부분을 떠올리기 전에 그들의 자식들 마음이 먼저 떠오르더군요
그 아이들이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받고 있을까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이 꼭 이렇게 하여야 하는가
너무도 화가 나더군요
돈을 직접 손해 본 당사자의 심정이야 어찌 말로 다 설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고발하여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저라도 그리 하였겠지요
어머니
만약에 제가 승소한 판결문으로 피의자 실명을 신문에 공고 하여 내가 정당하다는 것을 또 피의자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리겠다고 어머님께 말씀 드렸다면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뭐라 하셨을까요
당연히 그리하라 말씀하셨을까요
아니면 회초리를 들어 저를 호되게 매질하셨을까요
부모가 살아가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자식을 위함이라 생각합니다. 부모의 잘못으로 인해 그들의 자식까지 아픔을 준다는 것은 이유가 어찌 되던 잘 못 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머니
언제나 말씀하셨죠
한평생 살아감에 있어서 욕심내지 말고 살거라
빚 없으면 부자고
삼시 세끼 밥 먹으면 부자라고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말씀의 참 뜻을
….
오래 전 유행가 중에 “산다는 것은 좋은 거지 수지 맞는 장사잖소, 알 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라는 가사가 이제야 마음에 담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