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꾸기
어제 한 말 다르고 오늘 한 말이 다를 때 우리는 일구이언이라고 말한다. 좀더 심하게 말하면 일구이언은 이부지자라고 까지 말한다. 이부지자란 두 애비 자식이란 뜻이니까 참으로 모욕적인 말이다. 그런 소리를 듣길 원치 않는다면 일구일언하면 된다.
하지만 편리한 대로 살게 마련인 것이 인간인지라 너나없이 말을 바꾸기를 예사로 한다. 요즘 한인회를 보면 한인회가 18년 동안 한인회관 건립 모금을 해 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한인회 유모 회장 때부터 말이 바꾸어져 한인문화회관이란 이름이 되어 버렸다. 현 한인회장도 현재까지 모금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못 믿기는 둘 다 마찬가지다. 말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이 둘이기 때문이다. 예컨데 잿밥에 쏠리는 마음과 염불에 쏠리는 마음이 따로따로 있다 보니까 일구이언을 하게 된다.
말 바꾸기가 개인도 아닌 한인회장인 공인이 사회의 공익성을 갖고 공명하게 봉사 자세로서의 덕목인 신뢰성과 리더의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말 바꾸기를 잘 하는 한인회장이 공약이나 정관 그리고 한인회관이 아닌 한인문화회관과 한인회관 건립추진 위원회란 말을 바꾸고 만들어 내면 조령모개는 다반사일 것이고 조삼모사인들 안 생기란 법이 없다. 지난번 있었던 설명회 같지도 않은 자기들 좌담회 같은 자리에서 건축비가 처음에는 150만불이 넘는다고 했는데 말을 바꾸어 120만 불이라고 했다. 그리고 건축 성금을 50%만 모금하면 한국정부에서 나머지 50%는 해준다고 말을 했다. 어불성설이다.
무슨 출범이든 출범은 공청회를 열고 아니면 지상토론을 하여 사회에 알리고 존재가치를 과시하는 하나의 상징적 축제 같은 것이다. 그런데 연합 한인회장의 경우를 보자. 우리 한인사회에는 10개 지역의 한인회가 있다. 그런데 어떻게 5개 지역 한인회장들끼리 밀실에 모여 유령단체를 만들었을까. 그런데 일부 교민지는 큰 단체가 출범한 양 보도를 하고 그 중의 한 교민지는 비굴하고 창피한 줄도 모르고 무슨 속셈인지 양희중 개인을 치켜세워 가며 한인회 찬양에 앞장서는 걸 보면 과연 교민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연합한인회란 유령단체를 만들었지만 무언가가 자신이 없고 관심과 주목을 끌지 못하게 되자 없어져 버렸다. 왜냐하면 대다수 교민들과 지역 한인회가 갖는 감정은 연합한인회장이란 뜻은 존재 선이 아니라 존재 악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연합회장이 된 양회장은 회장이 된 동기와 정체가 의심스럽다는 소문도 있으니 경계할 일이다. 전 뉴질랜드 교민들을 대표하며 대내외 활동을 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전 교민(10개 지역 한인회 인준)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그 명칭을 고수하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점이 있다.
말을 바꾸는 일이 또 있다. 한인문화회관건립위원회란 조직을 새삼스럽게 만든다며 한인회와 고자문 위원들이 나서서 마음대로 결정하고 새로운 단체장과 임원 노릇을 하기 위해 행세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교민들 입장은 하나도 달갑지 않으며 무관심하다. 교민들이 외면하는 것을 아는지 고작 생각해 낸 것이 한인문화회관 건립위원회란 말 인가. 정말 한심할 노릇이다. 왜냐하면 교민사회의 모든 사업이나 행사는 한인회가 한다는 기본과 원칙을 모르는 한인회가 교민을 대표하는 한인회라고 해야 할지 자기들 몇 사람의 친목을 위해 있는 단체로 봐야 할 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한인회가 하는 짓을 보면 치사한 짓이 하도 많아 한인회가 존재해야 하나 하는 말을 많은 교민들이 하고 있다. 이젠 양희중 회장은 이런 문제점들을 공개적으로 교민지에 답해야만 한인회의 제도개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필자가 볼 때 제10대 오클랜드 한인회장단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몇 달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더 이상의 불신감과 혼란감을 가중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쓸데 없는 허세와 아집을 버리고 교민들을 위하여 옳은 일이 어떤 일인지를 심사숙고하여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오클랜드 한인회라는 단체는 교민들과 함께 영속적으로 존재해야 하나 그곳에 몸담고 있는 회장단 개개인은 임기를 마치면 교민 속으로 돌아가야 할 유한한 존재들이다.
교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왔을 때 교민들로부터 존경과 칭송을 받는 10대 한인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오클랜드 교민 (한인회 회원) 조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