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과 송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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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과 송편

조기원 0 1300

며칠 있으면 한국의 최대 명절 중에 하나인 추석을 맞이하게 된다. 길고 긴 여름이 가고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수확의 계절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추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송편이다. 송편은 원래 추석 때 햅쌀과 햇곡식으로 빚어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조상께 바치던 명절 떡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바뀌면서 계절과 관계없이 만들어 먹게 되었다. 다른 떡과 달리 송편은 그 소가 다양해서 입맛을 즐겁게 해 준다. 이를 테면 깨, , , 대추, 녹두, 밤 등을 소로 쓴다. (소를 넣어 만든다)

요사이 젊은 아낙들은 건포도와 흑설탕 같은 것도 소로 쓰고 있다. 송편을 쪄내자면 솔잎이 있어야 하는데 이때 솔잎은 개량종 소나무 잎이 아니라 토종 소나무 잎이라야 제 맛이 난다고 말한다. 그래서 추석이 다가오면 한국에서는 도시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솔 잎을 구하느라 산책을 겸해 산에 오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조상께 바치는 떡에 왜 솔 잎을 사용하였을까. 모르면 모를까 소나무를 신성시 했기 때문일 것이다. 소나무는 나무가 합성 될 때 딸+>따님, +>부삽, +>싸전이 된 것과 같이 이 탈락된 말이다. 마음을 수호하는 동신목(洞神木)중에는 소나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산에 있는 산신당(山神堂)의 신목(神木)은 거지반 소나무이다. 그만큼 소나무는 부정을 물리치는 존재로서 제()의 공간을 정화 또는 청정하게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소나무는 오래 사는 나무라 해서 예로부터 해, , , , 구름, 불로초, 소나무,  거북, , 사슴 등과 함께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장수를 상징했다. 소나무는 절조, 의지, 충신의 상징으로도 여겼다. “더우면 꽃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 구나 / 구천(九泉)의 뿌리 곧은 줄을 글로 하여 아노라윤선도(尹善道)의 시()다 윤선도는 윤관(尹棺) 전대법원장의 윗대 조상이기도 하다. 솔 잎으로 쪄낸 송편은 단순한 음식에 지나지 않지만 뜻을 새기자면 보통의 먹거리가 아니다.

 

                                                          조 기 원

                                                      2011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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