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결혼해야 행복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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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 "결혼해야 행복하나요.

알살이 0 1100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굳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결혼할 이유가 있을까요." 증권회사 김모(35) 과장은 "30대 초반이 될 때까지 회사일이 바빠 결혼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지금도 몇몇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별반 외로움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해야 행복하나요. 혼자 살아도 불편한 게 없는 걸요"라고 말했다.

20대 후반 여성들의 미혼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3명 중 2명이 미혼인 채 30대를 맞고, 30대에도 결혼하지 않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30대 전체 여성 중 미혼자는 20.4%, 79만명이다. 2000년 미혼율(7.5%)과 미혼자 숫자(31만명)가 10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더욱이 30대 여성 인구가 10년 전보다 23만명이나 줄어들었는데도 미혼자는 오히려 48만명이나 더 늘었다. '미혼대국(未婚大國)'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30대 여성들은 왜 '결혼 파업'을 하는 것일까

'결혼', 행복 우선순위에서 뒷전

간호사인 김모(34)씨는 주변의 성화와 달리 결혼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김씨는 "결혼한 선배들이 시어머니와 갈등, 양육비와 사교육비 등으로 고민하는 것을 보면 결혼하면 행복할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통계청의 작년 미혼 여성들의 결혼관 조사에 따르면 '해도 좋고 안해도 좋고'라는 응답이 46.3%로 1998년의 43.3%에 비해 늘었다.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작년에 미혼 여성들의 '행복 순위' 조사를 해보니 '건강'(32.5%), '경제적 풍요'(29.7%), '직업적 성공'(17.3%), '성공적 결혼'(15.2%) 순이었다. 30대 여성에겐 결혼이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말이다.


'30대 여풍이 결혼 기피 부채질'

30대 미혼이 늘어나는 것은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돈 버는 남자+전업주부'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행시·외시·사시 등에서 여성 고시 합격자가 30%를 넘었다. 여자 의사·변호사 중 30대가 각각 60%를 차지한다. 여성 억대 연봉자 2만8000명 중에서 30대 여성이 7900명(27.6%)이나 된다. 전체 여성 취업자 평균 월급도 30대가 226만원으로 가장 높다. 의사인 이모(39)씨는 "우리 병원 30대 여의사 중 25%가 아직 미혼"이라며 "결혼하고 싶지만 일과 가정을 함께 꾸려갈 수 있을지 자신이 안든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여성들이 결혼을 주저하는 이유는 '결혼=손해'라는 것이다. OECD 조사를 보면 한국 맞벌이 여성들은 퇴근하고 집에서 3시간 27분간 일한다. 그러나 남성들은 고작 42분이다. 이처럼 집안일을 여성이 도맡아야 하는 현실에서 결혼을 기피하는 것이다. 더욱이 취업난으로 비정규직이나 실업자들이 늘어난 것도 결혼 기피를 부추긴다. IMF위기를 맞은 1998년 이후 결혼이 늦어지고, 아기 낳기도 꺼리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결혼 적령기 '있다' '없다'

회계사인 김모(36)씨는 맞선을 보러갔다가 "똑똑해 보이는데 나이도 많고 지금껏 결혼하지 않은 것을 보니 기가 센 것 같다"며 퇴짜를 맞았다. 남성들은 아직 결혼을 '30대 남+20대 여'의 구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결혼 적령기가 없다고 주장한다. 물리적인 나이보다 '사랑한다는 확신이 들 때' '임신·출산이 가능할 때' '정신적 성숙이 이뤄졌을 때'등을 결혼 적령기로 꼽는다. 이런 눈높이 차이로 30대 전문직 여성들은 괜찮은 남자들로부터 외면받는다. 조남훈 한양대 명예교수는 "30대 여성들은 직장에서 성공 등을 우선순위로 여기지, 결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눈높이 격차가 커질수록 미혼율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혼자 많아지면 경제에도 주름살

미혼자가 많아지면 평생 독신자도 늘고, 출산율도 떨어진다. 세금·연금·보험료 등을 내야 할 젊은 세대가 줄어들면서 국가 경제에도 주름살이 생긴다. 결혼 장려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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