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십자성 아래 사람 향기나는 이야기...; 나의 유치찬란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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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십자성 아래 사람 향기나는 이야기...; 나의 유치찬란 리스트

일요시사 0 387

일년  365일을 며칠만 빼고 가게 문을 열다 보니까 놓치고 사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남들 놀때 놀지도 못하고, 햇빛도 못보고 가게 조명 아래만 있다 보니 모두들 비타민 D 결핍증에 걸려있는 달러숍 아줌마들,  그  속에 내가 있었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 완벽하게 쉴 타이밍이 돌아왔다.

 

만약에  내게 시간이 넘쳐 흐른다면 무엇을 할까?

 

죽기 전에 해야 할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듯이 난 내게 주어진 이 꿈같은 휴식의 시간을 알차게 보낼  소소하고 유치한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 실천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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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알람이 울린다.  일어날 시간이다.

 

아... ... 아니다. 일어날 필요없지. 더이상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된다. 몇 해동안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일을 시작 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매일 인사하러 들러주셨던  할머니들,   Aunt라고 부르며 달려와 안겼던 내 꼬마 친구들도 이제 만날 수 없다.  지겹고 힘들게만 느꼈던 달러숍에 더이상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까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했지만 속이 다 후련했다.  다시는 달러숍 근처로는 고개도 안돌리겠다고 지긋지긋한 그놈의 진상 손님의 비위도 맞출 필요 없는 지금 이 순간을 위로해본다

 

일년  365일을 며칠만 빼고 가게 문을 열다 보니까 놓치고 사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남들 놀때 놀지도 못하고, 햇빛도 못보고 가게 조명 아래만 있다 보니 모두들 비타민 D 결핍증에 걸려있는 달러숍 아줌마들,  그  속에 내가 있었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 완벽하게 쉴 타이밍이 돌아왔다.

 

만약에  내게 시간이 넘쳐 흐른다면 무엇을 할까?

 

죽기 전에 해야 할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듯이 난 내게 주어진 이 꿈같은 휴식의 시간을 알차게 보낼  소소하고 유치한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 실천해 보기로 했다.

 

1. 햇볕 좋은 날 카페에서 커피 마시기

2. 욕조에 물 받아서 거품 목욕하기

3. 사운드 빵빵 터지는 극장에서 영화 보기

4. 새벽까지 야구 보기

5.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빈둥 하루종일 놀기

6. 하루 삼시세끼 챙겨 먹기

7.  수다떨기

8. 주말에 늦잠자기

 

쉬운 것 부터 커피 마시고, 거품 목욕에  밤 늦게까지 야구도 보고,  빈둥빈둥 놀고 너무 순식간에 지난 몇 년동안 꿈도 못 꿨던 일들을  해치워나갔다.  게다가  운좋게 보고 싶었던 한국영화도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눈물 콧물 흘릴 걸 대비해서 휴지도 미리 준비하고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본다.

'아이 캔 스피크'  

내 나라도 아닌 뉴질랜드에서 한국영화를 보는 기분도 꽤 괜찮았다.

상영하는 모든 영화를 볼 작정으로 20대를 살았었다. 그렇게 쌓아올린 영화들이 재산이 되어 방송일도 하고... 그랬던 내가 지난 10년 동안 영화도 끊고 왜 그렇게 정신없이 살았었는지 새삼 지난 세월이 아쉽기만 하다.

 

버킷 리스트 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소소하고 기분 좋은 일상이 담긴 나의 하루를 위한 나만의 유치 찬란 리스트는 오늘도 계속된다.  쭈욱.......

 

 

 

조수현  Almaz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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