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와 사위, 그리고 뜨거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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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와 사위, 그리고 뜨거운 밤

루루 0 12943

친정엄마가 오랫만에 우리집에 오셔서 이틀 지내다 가셨어요.
유난히 아들 딸을 차별하셨던 엄마는 캘리포니아 오빠집에 사시는데
지난 롱위켄드에 마음먹고 3년 만에 손주 보고싶다고 오셨지요.
우리 결혼 할때 부터 그렇게 대우 받지 못했던 신랑은 오랫만이라 반갑기도 하고
내심 장모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어 골프 약속도 취소하고
거의 하루 종일 직접 장모를 위한 요리를 준비했어요.

원래 요리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 음식하는 그과정이 옆에서 보기에 눈물겨웠어요.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측은하기도 했어요. 다들 아시지요? 그마음.
준비한 요리는 이름도 복잡한 Mackerel crustades with herb-red pepper 이래요. 결국 고등어 요린데
음식할때는 뭐가 되긴 될까 했는데 차려 놓으니 정말 근사했어요.
샐러드에 여러가지 사이드, 완벽에 가까운 테이블 세팅까지.
오빠와 근처 쇼핑몰에 가셨던 엄마가 오시고 분위기 좋게 저녁 식사를 시작했어요.

양식분위기의 음식을보고 엄마의 첫마디는 "나는 젓가락 다오."
그때부터 저는 신랑 눈치를 보기시작했어요. 엄마가 한 적가락 드시자
그야 말로 온식구가 엄마 입만 쳐다 보고 있었지요.
"음 맛나네." 나는 보았어요. 너무도 행복해하는 신랑의 얼굴을.
아이들도 아빠얼굴을 보면서 자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짖고 있었고
모두들 말그대로 사랑이 넘치는 가족 식사를 시작했어요.
이어지는 엄마의 한마디. " 그래도 고등어는 자반고등어여."
그때의 애 아빠의 실망한 얼굴을 저는 도저히 표현을 못하겠어요.
그와중에 15살이나 먹은 둘째녀석은 피식피식 웃기까지... 한국말 가르친게 정말 후회 되더군요.

그날밤 우리 부부는 침대에 누워서 30분이나 아무말없이 있었는데 그 분위기가 미치겠더라구요.
그래서 결단을 내렸지요. " 자기야, 내가 자기 하자는데로 다 할께. 뭐하고 싶어."
아~~ 역시 부부는 부부. 우린 그날밤 미국 온이후로 가장 뜨겁고 황홀한 밤을 보냈습니다.
신혼초 잠깐 즐겼던, 첫 아이 생긴 이후로 제가 거부했던 그거까지, 남편이 원하는데로 다 해줬습니다.
남편이 그러더군요. " 난 장모님이 좋아. 몇일 더 계시면 안되나.."


-어느 교민 사이트에서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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