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이 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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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이 드는 것

법륜스님 0 695

                             잘 나이 드는 것                    

          
~ 행복하게 나이 드는 법 ; 조현 기자와의  3번째 대담 ~

                                 법륜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 평화재단 이사장

조현 기자 : 스님께서는 "길가의 잡풀이나 돌맹이처럼 이렇게 살고 싶다, 또 더 나이가 들면, 농부로 생을 마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최고다’라는 식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요즘 분위기와는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요.


법륜 스님 : 저는 '노후를 아름답게 잘 마무리지어야 되겠다' 이런 것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해야 노후가 아름답고 잘 마무리되는 거예요?

늙으면 늙은 대로, 병나면 병나는 대로 사는 게 노후가 아름다운 거죠. 다리가 아파서 걸음걸이가 불편하면 그동안에 많이 부려 먹었으니까 고장날 때가 되었으니까 그래도 휠체어 안 타고 이 정도 걷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처지를 분명히 하고 살면 다른 사람 보기에 ‘저분은 노인인데도 아무 구김살 없이 참 당당하게 잘 살구나’ 생각할 겁니다.

그러면 아름다운 단풍이 잘 물들 듯이 늙음이 비참해지지도 않고 초라해지지도 않고 순리대로 참 잘 살아간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조현 기자 :  가족 돌보며 살아가는 평범한 인생,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 등도 있는데요, 어떤 것이 좋은 인생입니까?

법륜 스님 : 자기가 만족하면 가장 좋은 인생이에요.
 
농사짓고 살면서
‘참 나는 행복하다.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왜, 제일 좋은 공기 내가 마시고 제일 깨끗한 물 내가 먹고 또 오염되지 않는 농산물 내가 먹고 이렇게 속박받고 구속받지 않고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쉬고 싶으면 쉬고 이렇게 사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죠.

뭐 돈이 많다고 지가 하루에 밥을 다섯 끼, 여섯 끼 먹을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자기가 만족하면 돼요.
남이 뭐라고 그러느냐, 그렇게 남의 눈치보고 살면 결국은 그 거품이 꺼질 때 삶이 허무해진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자기가 원하는 게 있으면 하라는 거예요.
그러나 그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불행한 일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요즘 사람들은 너무 허세라 그럴까요, 헛된 욕망에 팔려 가지고 자기 인생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늘 자기를 학대하고 살거든요. 나는 능력이 없다, 아니면 또 남을 원망하고 살든지 하면서 자기를 자꾸 비참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하지만 살만하잖아요. 메뚜기도 살고 잠자리도 살고 토끼도 사는데 사람으로 태어나서 괴롭게 살 게 뭐가 있어요. 

조현 기 : 스님께서는 자식들이 스물살 되면 다 독립시키고 지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둬라, 이런 말씀 하셨는데요. 그러고 나면 부모는 그때부터 자기 꿈을 찾아가야 됩니까. 어떻게 해야 됩니까. 

법륜 스님 :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면 되요.

하고 싶다는 게 뭐 나이가 육십이 돼가지고 미스코리아 대회 나갈 거예요? 뭐 할 거예요. 그러니까 여행 좀 다니고 싶으면 주말에 여행 좀 가면 되고. 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드시면 되지.
 
어릴 때 못 해 본 거 다 해 보겠다고, 어릴 때 승마 못 해봤다고 지금 승마하고 수영 못했다고 지금 수영하고 그러실 건가. 그런 건 과욕이라 그래요.
육십이 넘으면 이제 인생을 정리해가야 됩니다. 인생을 포기하는 게 아니고 이제 마무리를 지어야 되거든요. 열매를 맺는 과정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 열매를 맺는 과정에서 가장 나쁜 점, 독소는 뭐냐. 욕심이에요. 나이가 들면 이제는 정리해야 되니까 욕심을 버려야 되요. 하나하나 내려놔야 돼요. 더 이상 키우면 안 돼요.

그리고 마무리를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조금 여유가 있어야 된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하는 거야, 이렇게 되지마는 나이가 칠십이 돼가지고 어디 자기 몸 누울 방도 하나 없이 이렇게 살면 좀 초라해지잖아, 그지.
 
그래서 자식 귀엽다고 다 물려줄게 아니라 공부 시켜주는 걸로 끝내고 자기 몸 하나 누일 집이나 방 하나, 그다음에 자기가 먹고 살거, 그런 정도의 기본 생존권은 가지고 있는 게 좋아요.

장례 치르고 사회 환원하는데 쓸 수 있도록 조금 남기고.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정리해 가는 게 좋지 않으냐. 내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것이 다 세상으로부터 혜택을 받아서 살았는데 '이렇게 가진 건 나한테 과분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제 삶의 결과로 열매를 맺듯이 다시 사회로 되돌려줘서 그런 자금들이 젊은이들이 사회에 도전할 때 쓰여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요. 

조현 기자 : 우리가 죽기 전에 꼭 실천하고 꼭 해야 될 것은 뭐가 있을까요?

법륜 스님:  몸이 늙으면 늙음에 맞춰서 적절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연세 드신 분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게 욕심을 버려라. 이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을 때는 과음하고 토해도 약 먹고 하루 이틀 정도 있으면 회복이 됩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그렇게 하면 급격하게 늙어지고 병납니다. 나이 들어서 아파 누우면 초라해 지잖아 그죠? 그래서 자기가 자기 건강을 조절해야 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절대로 과식하면 안 되고 술도 과음하면 안 된다. 젊을 때와 같지가 않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나이가 들면 입을 좀 다물어야 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입을 다물 수 없는 조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너무 아는게 많기 때문에. 그러나 우리가 입을 다물어 줘야 된다. 젊은 사람에 대해서 자꾸 이렇게 지나친 우려하지 말고 그들도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그들의 인생을 살도록 좀 내버려 둬야 돼요. 자기들도 두 번 세 번 경험 하면서 그걸 터득해 가야 되거든요. 

그리고 아까 얘기했지만은 자기가 살 수 있는 방 하나 하고, 먹을 수 있는, 만약에 농촌 같은 경우에는 텃밭 정도라도 자기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된다. 손 벌리지 않도록, 최소한도의 그런 것들은 갖고 그것은 죽은 뒤에 유산정리하지 미리 정리 할 필요는 없다는 것. 늙어서 길거리에 나앉으면 초라해 지기 때문에.

그러고 이제 있는 일을 조금 여유를 가지고 젊은 사람들이 일 하도록 도와주고 뒤에서 써포트해주는 게 좋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조언해주는 역할을 해야지 너무 정면에 나서서 하는 것은 사회발전을 위해서도 자식들을 위해서도 좋은게 아닙니다.

머리를 새까맣게 물 들여서 젊은 사람처럼 주름살을 편다고 주사 맞고 화장을 짙게 하면 조금 어색하지 않습니까?
애들이 어른 흉내 낸다고 한것도 어색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거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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