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 다시 나온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발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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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 다시 나온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발언 전문

Korwi 0 1504
“안녕하십니까 유민 아빠입니다. 저는 지금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죽 잘 먹고요. 지금은 소화도 잘 됩니다. 저를 걱정해주시고 저 대신에 자리를 지켜주시고 특별법 제정을 위해 힘 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처음에 국회로 올라올 때는 제가 이런 상황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회에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그것을 도우려고 따라간 것이었습니다.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단식하려고 결심했을 때 ‘자식 잃은 부모가 단식한다는데 그걸 외면하진 않겠지’ 하고 따라갔습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철저한 무시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면서 과도한 특례입학이니 의사자지정 문제 등으로 호도했습니다. 우리의 애타는 요청을 외면하고 사찰하고 억압했습니다. 사고 당시 진도에 내려갔을 때도 경험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고 때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그 상황을 보면서 결심했습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버텨야겠다고. 그래야 세상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서서히 불길이 일어났고 어느 순간 폭발했습니다.

지난 교황 시복식 때에는 전세계에서 유가족들을 주목했습니다. 비록 이후 제가 병원에 실려갔지만 많은 지지와 동조단식의 불길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단식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도 진상규명은커녕 특별법 제정도 안되고 있습니다.

어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유가족들에게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대통령은 ‘언제라도 찾아오라’고 말씀했지만 딸을 잃고 단식하는 애비가 낸 면담신청도 무시했습니다. 청와대 경호가 위에서 시키니 어떨 수 없다고 한 것도 아니고 뒤에서 손가락질 하며 웃길래 제가 항의했습니다.

그 일로 제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 울분에 찬 우리 유가족들이 저 대신 대통령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23일째 대통령은 아무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날씨는 추워지는데 길바닥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유가족 뜻이 잘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것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요구는 계속 거부하고 있습니다. 억지주장을 하면서 계속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계속 반대하는데 그러면 어떻게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그렇게 하면서 대통령을 믿어달라는 말이 나오십니까? 저라면 부끄러워서 못하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주십시오. 정말 진상규명 할 생각 있으십니까? 저 같으면 솔직히 잘못을 시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오히려 신뢰하고 지지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밝힐 수 없는 큰 잘못을 한 게 있는 건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박 대통령의 사고 당시 ‘7시간’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퍼지는 것 아닙니까/

대통령과 여당은 세월호 문제를 놔두고 민생 문제를 얘기하자고 하십니다.

민생이요? 안전이 없으면 민생도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 증거가 저이고 유가족입니다.

제가 가난해서 죽도록 일만했습니다. 평생 처음으로 정규직이 되고 학자금이 안나와서 대학 안가려던 유민이도 대학 보낼 수 있게 되고 좀 더 챙겨줄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유민이와 유나를 데리고 함께 가려고 콘도도 예약하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4·16으로 다 무너녔습니다.

제 민생, 저의 행복이 다 무너졌습니다. 왜 무너졌습니까.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너진 것입니다. 그런데 민생을 얘기하십니까? 철저히 바뀌어야 합니다. 이 사고가 한국을 거듭나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 만이 유민이와 친구들의 죽음을 헛되이 되는 것을 면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뭐가 바뀌었습니까? 대통령이 국가개조를 말만 했지 한 게 뭐가 있읍니까. 오히려 잘못을 숨기고 진상규명을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자식 잃은 부모입니다. 더 이상 잃을 게 없습니다. 잃을 게 많은 사람들과 잃을 것이 없는 유가족, 누가 이길 것입니까? 우리 유가족은 겁날 게 없습니다.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 오신 지지자 뿐 아니라 우리를 반대하는 분들, 일간베스트, 어버이연합 등까지 다시는 우리 유가족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하려는 것입니다. 일부 보수 인터넷 단체들이 저보고 ‘보상금 바라는 것’ ‘정치적 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많이들 애기합니다. 저를 찾아와 응원해 주신 국민들께 저는 매일 “우리 세대가 희생해서 안전한 나라 만들어주십시다. 그래서 해맑게 뛰어놀게 해주자”고 말해왔습니다. 저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억울히 죽은 유민이를 위해 정부와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문제가 아닙니다. 정치에 관심도 없습니다. 진상규명, 안전한 나라 건설은 너무나 당연한 우리 국민 모두의 권리 아닙니까?

일부 보수단체들이 그만해라 그런말을 자주하시는데, 우리도 그만하고 싶습니다. 제발 그만하게 해주세요!

가장 집에 가고싶어하는 것이 우리 유가족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눈물까지 흘리며 약속해놓고 하나도 해준 게 없습니다. 대통령은 약속 안지키고 정부·여당은 시간만 끌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그만하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귀을이십시오! 빨리 약속을 지키셔서 특별법 문제를 해결해 그분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십시오! 국민여러분 같이 한번 크게 외쳐봅시다!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라!

제가 이순신 동상 앞에서 단식할 때 많은 분들이 응원오셔서 제 얼굴만 보면 눈물 많이 흘리셨습ㄴ다. 이제는 단식이 끝났습니다. 죽 잘먹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웃으면서 싸웁시다. 웃으면 힘이 납니다. 힘이 나야 이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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