忌日

손바닥소설

忌日

오문회 0 1697
일년에 한번 

아버지

이생으로 오시는 날 

정성 담긴 생선과 국

이제 어둠이 오고 있다



정말 오신 걸까

오셔서 손자가 따른 술을  

드신 걸까

이젠 하늘의 그 아버지와

하나가 되셨으니

지금 그 어디에나 계시겠지



술에도 생선에도 

손주의 손에도, 그리고

갑자기 울컥하도록 

당신이 보고 싶은 

아들의 가슴 속에도



어느 성경 구절처럼,

아버지는 내 안에 있고

나는 아버지 안에 살아

우린 하나라면



아버지는, 기꺼이

아들의 모든 바람을 

이루어 주실 것을



오늘은 그 아버지, 자식에게

남겨둔 미련으로,

일년에 한번 

이승으로 오시는 날

저자 지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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