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여인을 모르시나요
오문회
0
2014
2015.08.06 11:29
누가 이 여인을 모르시나요
오미란
오늘은 완숙이가 보고 싶다
아니, 완숙이 엄마가 보고 싶다
성신여대앞 1층은 빵집,
4층은 독서실
길가엔 무럭무럭 홍합 꽃마차
두 다리 뻗고 잘 수 없어
고행의 장소로 선택된 성지
골고다 언덕처럼 오르던 계단입구엔
보따리 싸 안고 쭈그리고 계신
마리아님보다 더 늙고 작은 완숙이 엄마
아직 식지 않은 게 찌게냄비
보쌈김치 한 보시기
수유리 8번 버스 용케도 붙들고 오신
우리들의 찬란한 저녁 밥상
파스 몇 장 붙여진
소반닮은 둥근 다리 사이
계단에서 흐믓하게 졸고 있었지
오늘은 완숙이가 보고 싶다
아니, 완숙이 엄마가 보고 싶다
눈아래 포도씨가 붙어있는
무척이나 편안하던
내 친구가,
양계장 한다며
닭 한 마리 기르시던
완숙이 엄마가,
오늘은
정말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