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국어사랑청소년문학상공모전> 당선발표
안녕하십니까?
우선 <제1회 국어사랑청소년문학상공모전>에 응모해주신 많은 청소년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클랜드 문학회는 2012년 오클랜드에서 순수문학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교민들의 소수 모임에서 출발하여, 지금은 80여 명의 동호회로 발전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글쓰기는 독서와는 조금 다르게, 자신의 깊고 오랜 사색에서 비롯되는 창작물을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이는 글쓰기를 통해 본인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보고 인생에서의 본인의 현재 위치를 확인, 정립시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뒤늦은 나이에, 문학과는 거리를 두었던 회원님들이 각자의 생업에 쫒기면서도 시간을 내어 이 창작과정을 통한 소통의 기쁨을 즐기고 계십니다.
저희 오클랜드 문학회는 올해 처음으로 국어사랑 청소년 문학상을 제정하였습니다. 이는 모국어로 말하기와 듣기에는 비교적 능숙한 우리 교민 자녀들이 우리 글을 읽고 쓰기에도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입니다. 너무나 우수한 우리의 한글을 먼 이국땅에서도 결코 잊지 않고, 우리의 뿌리가 되었던 글을 다시 공부함으로써, 우리의 자녀들이 더욱 새롭고, 지혜롭고 깊은 우리 선조의 본래의 모습을 오롯이 발견하고 이어 나갈 수 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초.중등부 학생들에 비해 고등부 학생들의 참가가 저조하여, 초.중등부와 고등부를 나누어 수상자를 뽑고자 했던 처음 계획을 부득이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일입니다.
내년 응모전에서는 고등부의 좀더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제1회국어사랑청소년 문학상공모전을 위해서 격려해주신 총영사님과 한국 교육원님, < 코리아포스트>, <교민신문>을 비롯한 교민언론사 여러분들, 망설임 없이 흔쾌히 후원해주신 JC Legal, Future Home Loan & Insurance, ABC여행사, NZ멘토스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시상식 일정과 장소는 추후에 발표하겠습니다.
예선과 본선 심사 모두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응모하신 전 작품을 한국으로 전송하였고 김용택시인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다음은 수상자와 수상작, 국어사랑청소년 문학상공모전에 심사를 해주신 김용택시인님의 소감과 심사평입니다.
감사합니다.
오클랜드문학회장 최재호
* 금상---벌레야 벌레야 (홍세흔)
*은상----우리가족 루이 (이유로)
*동상----그늘 (박세빈)
*장려상---방귀 (안은혜)
*장려상---존경하는 주시경 선생님 (김채영)
*장려상---자랑스런 언어, 한국어 (강지호)
*장려상--- 인터넷에 중독되지 말자 (차홍민)
*장려상--- 뿌리깊은 문화와 역사의 나라 (김수아)
*장려상---태극기의 참의미 (정하영)
안녕하세요.
머나 먼 만리타국에서 고국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모여 있습니다.
산문과 운문이 섞여 있어서 시를 금상으로 주고, 산문을 은상으로 생각하다 보니, '그늘'이라는 시가 동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늘'은 끝 문장이 걸렸습니다.
글들이 아이들 글 같지 않고, 모두 어른들 글 같아서 조금은 서운 했습니다. 서틀고 어색하고 모자라도 자기 글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심사평
조국이 있다는 것은 정신이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에게는 자랑스러운 한글이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다른 나라 말이 아닌, 우리글로 쓰고 우리말로 이야기 한다는 것은 한 인간의 혼이 살아 숨 쉬는 것과 같습니다. 살아 있음의 증거가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멀고 먼 타국에서 우리 글로 글을 쓴 여러분들의 따듯한 마음을 만지는 듯 했습니다.
글은 한 사람의 영혼을 담아내는 일입니다. 글은 거짓말을 못합니다. 글 속에는 한 사람의 정신적인 행로가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입니다. 글은 마음이 가는 길을 그려 줍니다. 글이 글인 것은 글이 정신을 넓히고, 넓힌 정신을 모아 정리하여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줄의 글을 쓰고 나면 내가 새로워져 있습니다. 글쓰기는 새로운 세상을 건너가기 위한 아름다운 일입니다. 끝이 없는 정신의 부동산을 간직하는 일입니다.
응모된 작품들을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세편의 글을 시상하게 되었습니다. 금상을 타게 된 ‘벌레야, 벌레야’ 쓴 분이 글은 정말 따듯하고 저답고 다정합니다. 벌레가 나와 같은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대화체로 잘 표현하셨습니다. 글이란 인간 정신을 보호하고, 가꾸고,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생명에 대한 가치를 찬양한 이 분의 글이야 말로 글쓰기의 근본을 이야기 해준 글이라고 생각하여 금상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동상을 받은 ‘그늘’이란 글도 아주 좋은 글입니다. 그늘은 부정적인 개념으로 사용되는 낱말인데, 이 분은 그늘이야 말로 양지를 생각하게 하는 또 다른 역설이어서 그 발상이 좋았습니다. 그늘이 있어야 양지가 있고, 그늘이 있어야 양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연의 이치와 인간세상의 이치가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그러나 이 글이 동상인 것은 이 글의 산문이 아니고 운문인데, 너무 설명을 하고 있다는 데에 내 생각이 머물렀습니다. 아무튼 금상과 은상 동상을 놓고 상당히 고심을 했습니다. 시적인 것과 산문적인 것을 따졌을 뿐 금상을 받아도 손색이 없고, 은상을 받아도 손색이 없는 글입니다. 어떻든 문학이라는 고유성을 따지다 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은상을 받은 ‘우리 가족 루이’는 아주 생동감이 넘치고 생생하게 반려견을 표현 해 놓았습니다. 반려견과의 일상이 손에 잡힐 듯하고, 내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사실 같습니다. 글이란 이렇게 생생한 일상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마치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어제 내가 겪어냈던 나의 일처럼 그려내는 것이 글입니다. 하이파이브도 한다는 말이 그렇게 재미 있을 수가 없습니다. 반려 견에 대해 이렇게 생생하게 쓴 글을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 축하드립니다. 상을 타지 못한 여러분들에게도 큰 응원의 박수를 드립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든 글을 쓰는 사람과 글을 쓰지 않은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납니다. 글은 나를 고치고 바꾸어서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 어느 날 문득 글을 잘 쓸 수는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자기 주위에 있는 것들을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보고, 자세히 보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이해하게 됩니다. 이해가 되어야 비로소 그 것이 내 것이 되고, 그래서 아는 것이 인격이 됩니다. 그럴 때 생각이 나지요. 생각을 쓰는 것이 글입니다. 그러다가 보면 생각이 넓혀지고 생겨나서 나를 세상에 반듯하게 세울 수 있습니다. 한편의 시를 이해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가장 빨리 이해애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자세히 보게 됩니다. 세상을 바르게 이해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이 글쓰기입니다.
감사 합니다.
2016년 여러분들의 조국에서 김용택 씀
머나 먼 만리타국에서 고국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모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