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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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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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바이러스라는 존재를 알게 된 게 150년 정도예요. 그전까지 역병이 돌면 정체도 모르고 당했어요. 그런 상황이 닥치면 한 사회가 지켜오던 예의가 무참하게 무너졌어요. 기원전 430년, 펠로폰네소스 전쟁 시기, 그리스 아테네는 장례식이 매우 중요했는데 역병으로 시체가 거리에 널려있고 새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해요.
유럽 인구의 1/3이 사망한 흑사병이 돌았을 때, 1348년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보면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버리고 집도 재산도 버리고 다른 토지를 찾아 떠났어요. 1525년 중종 때는 역병으로 2만5천 명이 사망했어요. 평안도 전체가 텅 비었죠. 그 시절에도 나름 할 수 있는 일을 했어요. 중종은 큰 불확실성 속에서도 행동지침을 내놨어요. 사망자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지역 관리를 크게 나무라는 기록도 있어요."


"바이러스는 평등하지 않아요. 바이러스가 사람을 가리진 않지만, 바이러스를 만나는 시간과 공간이 사람마다 차별적이기 때문이에요. 더 많이 더 가까이 노출되고 치료가 늦어지기도 하죠. 바이러스가 의도하지 않아도 재난 속에서 아프고 죽어가는 사람은 차별적이에요.


흑사병으로 인구의 유럽 인구의 1/3이 죽었을 때 부동산 양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자보다 여자의 사망률이 훨씬 높았어요. 그전엔 물론 남성 사망률이 높았어요. 에볼라 바이러스로 서아프리카 사람들 수천 명이 죽어 나갈 때도 세계는 긴장하지 않았어요. 미국인 2명이 감염되고 나서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재난으로 선포됐죠. 아프다고 말하는 것도 사회적 비용이라, 약자의 소리는 확장되지 않아요."


모든 재난에서 지도자가 경계해야 할 것은 재난 규모를 축소하는 노력이라고 했다. 측정이 안 되면 분석할 수 없고 현황을 모르면 대책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동시에 지구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인간의 움직임이 멈추자 지구가 깨끗해졌다. 중국의 탄소 배출이 25% 이상 줄어들면서 대기질이 깨끗해졌고,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던 베네치아 운하에는 60년 만에 물고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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