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

                                   문정희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다

 나는 그 호텔에 자주 드니든다

 상대를 묻지 말기를 바란다

 수시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내 몸 안에 교회가 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교회에 들어가 기도한다

 가끔 울 때도 있다

 내 몸 안에 시인이 있다 

 늘 시를 쓴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아주 드물다 

 오늘, 강연에서 한 유명 교수가 말했다

 최근 이 나라에 가장 많은 세 가지가

 러브호털과 교회와 시인이라고

 나는 온몸이 후들거렸다

 러브호털과 교회와 시인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내 몸 안이었으니까

 러브호털에는 진정한 사랑이 있을까 

 교회와 시인들 속에 진정한 꿈과 노래가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내 몸 안에 러브호털이 있는 것은

 교회가 많고, 시인이 많은 것은

 참 쓸쓸한 일이다

 오지 않는 사랑을 갈구하며

 나는 오늘도 러브호털로 들어간다

ㅡ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