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매력녀’ 류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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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예감> ‘반전 매력녀’ 류혜린

일요시사 0 1,727


“욕먹을 각오로 욕 연기하죠”

▲류혜린 <사진=소속사>

[일요시사=사회팀영화 <써니>에서 시원한 이마를 보여주며 욕설을 날리던 소녀시대 욕 배틀녀, 배우 류혜린. 빨간 모자를 쓰고 나타나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그는 인터뷰 내내 반전의 매력을 보여줬다.


744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새로운 흥행 역사를 쓴 영화 <써니>에서 걸걸한 목소리로 욕설을 날리던 ‘쟁반 대가리’ 소녀. 그가 배우 류혜린이다.

“감독님이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에 출연한 저를 보시고 캐스팅하셨는데, 욕도 좀 할 줄 아는 여고생을 기대하셨나 봐요. 근데 조곤조곤하게 말하는 저를 보시고 한숨을 쉬시더니 ‘연극할 때는 애드립 많이 치죠?’라고 물으셨어요. 웃긴 게 제가 그 질문에 ‘연극은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드립은 절대 안 합니다’라고  대답한 거예요. 나중에는 감독님이 ‘혜린씨 공연 봤으니까 믿는다’고 말씀하시면서 대본을 주셨어요.”

작은 키 극복

<써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류혜린은 발랄하고 엉뚱한 캐릭터로 캐스팅 제의를 받았지만 부담을 느꼈다.

실제로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격의 그는 극중 밝은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그야말로 ‘연기’를 했다. 이런 그가 최근 연극 <정물화>의 ‘후유미’를 통해 가장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말이 없는 여고생 ‘후유미’역을 맡았어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와 영화 <써니> 이후로 발랄하고 엉뚱한 역할만 하게 됐어요. 어느 날 <정물화>의 시놉시스가 들어왔는데 너무 하고 싶은 거예요. 후유미 역할이 가장 눈에 밟히더라고요. 평소 저 같다고 느껴져서 하고 싶었어요.”

많은 작품에서 주로 학생 역할을 맡아온 그는 학창시절부터 남들보다 작았던 키 때문에 연기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영화 <써니>서 걸걸한 목소리로 욕 배틀
연극 <정물화>선 평소대로 조용한 연기

“제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키가 작아서 배우가 안 될거라고 했어요. 실제로 처음 연극을 시작했을 때는 아기 역할이 많았고, 이후로도 역할은 한정되어 있었어요. 사실 그 모든 역할이 제가 키가 작아서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저를 (작품에) 불러 주시는 것도 작아서 불렀다고 말하시더라고요. 가끔은 ‘더 작았으면 좋겠다. 깔창은 안 깔아도 된다’고 말하세요. 그래서 배우로서 키 작은 건 하나도 안 부끄러워요.”

류혜린은 연극배우답게 쉬는 날에도 다른 배우들의 공연을 즐겨본다. 동료들의 공연을 보면서 자신도 하루빨리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그는 “누구한테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 게 좋은 거다. 그걸 잊으면 길을 잃고 방황하기도 하는데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 그게 상대배우든, 시청자든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 이문식 같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이문식 선배님과 같이 공연한 적이 있는데, 정말 성실하시고 대본을 안 내려놓으시더라고요. 제가 그때 정말 어리고 못 했었을 텐데, 한 번도 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시거나 꾸중하신 적이 없고 항상 고맙다고 말씀하셨어요.”

지금이 ‘청춘’

최근 그가 ‘고운이’ 역으로 출연한 독립영화 <족구왕>이 지난 7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많은 영화들 중에서 유일하게 기립박수를 받은 <족구왕>은 취업난에 허덕이는 학생들의 현실에서 ‘청춘’의 중요성을 그린 영화다. 류혜린은 자신의 청춘이 ‘지금’이라고 말한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게 청춘이잖아요. 주인공 대사 중에 ‘족구, 그냥 저한테 놀이인데요?’라는 게 있어요. 남이 싫어한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필요 없이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 된다는 의미예요. 저는 이미 제가 좋았던 시간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실패나 미끄러짐은 각오하고 있어요.”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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