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가 인정한 의 그녀 조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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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줌인> 베니스가 인정한 <피에타>의 그녀 조민수

일요시사 0 1,120

“성형요? 배우는 주름도 연기죠!”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당당히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영화 <피에타>의 히로인 조민수. 그는 일찌감치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를 통해 여우주연상감으로 내정돼 있었다. 결국 <피에타>가 최고상을 가져감으로써 영화제 규정상 그는 여우주연상을 포기해야 했지만 베니스를 감동시킨 그의 연기는 아직 관객들 뇌리에 남아있다.

조민수가 최근 영화 <피에타>로 관객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튀지 않고 묵묵히 연기의 길을 걸어온 그는 사실 아직까지 자신을 알릴만한 특별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김기덕 감독과의 첫 호흡으로 일궈낸 이번 작품이 조민수 배우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김 감독의 작품에 선입견이 많았다. 김 감독 특유의 어둡고 삭막한 분위기의 스토리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 그러나 김 감독과 직접 촬영을 하면서는 조민수는 자신이 이런 훌륭한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것을 행운이라 여기게 됐다고 전한다. 

화려한 꽃으로 부활

악의 결정체 강도(이정진 분)의 엄마라고 나타난 여성 미선 역을 맡은 조민수는 <피에타>에서 섬뜩하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로 정적이고 편안한 연기를 해온 그에게는 파격적인 변신이 아닐 수 없다.

“내겐 새로운 시도였고 재밌었다. 인간들에게는 선과 악이 공존해있어서 연기자로써 그런 부분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익숙하고 당연한 일이다. 다만 캐릭터를 어떻게 잡고 표현하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유독 관객과의 소통이 잘 안 되고 불쾌감과 반감을 먼저 들게 하는 김 감독의 작품에 조민수는 당당히 반박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장면들 중에서는 찝찝하고 먹먹한 부분도 있지만 가슴에 파고드는 여운이 많이 남는다는 주장이다. 소품 하나하나, 신 한 컷 한 컷마다 시사하는 바가 따로 있다며 그와의 호흡에 만족했다.

“혼자 깨닫고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 연기 인생이 긴 중년 배우들은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고 자신만의 연기패턴에서 변화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 김 감독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줬다. 다른 작품을 할 때는 돈을 받았지만 김 감독에게서는 열정을 받았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여우주연상감 극찬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돈 대신 열정 받아”

신인 연기자처럼 초심으로 돌아간 듯 한 조민수의 발언들을 접하며 김 감독의 연출력과 소신에 흠뻑 빠진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추운 날씨와 열악한 촬영 환경 속에서도 조민수는 신이 난 아이처럼 즐겁게 연기했다.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는 주변 지인들에게 김 감독과 한 번쯤은 작업해보라며 추천하기도 한다. 물론 조민수 자신도 캐릭터와 시나리오가 마음에 든다면 김 감독과의 재회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수는 한 쇼프로그램에 출연해 요즘 여성 연기자들의 빗나간 자기관리와 관련해 날카롭게 꼬집었다. 여성으로서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연기를 할 때 미용렌즈를 착용한다거나 무리한 성형으로 연기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여배우들은 주름 하나 때문에 리프팅 수술을 하거나 또렷한 눈매를 자랑하기 위해 서클렌즈를 착용한다. 하지만 이런 무리수들은 시청자 또는 상대배우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조민수는 이 점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여배우들이 남성 배우들보다 일찍 사장되는 것은 맞다. 나이가 들면 추해진다는 생각에 다들 얼굴에 손대는 것 같은데 이런 점이 참 속상하다. 틀 안에 갇힌 조건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대한민국의 구시대적 체제가 여배우를 옭아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후배들에게 말한다. 배우는 주름 하나하나도 이야깃거리라고."

내가 아닌 또 다른 나

영화를 찍으면서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던 그. 이 대목에서 조민수가 갖고 있는 연기 열정과 역할에 대한 몰입도를 엿볼 수 있다. 연기를 할 당시 적당한 긴장감과 고조된 감정 표현, 모니터에 비춰진 내가 아닌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할 때 배우로서 희열을 느낀다는 그. 연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조민수의 또 다른 변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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