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개신교 인사들, '우경화' 바람몰이
최근 보수적인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교계에 우경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김홍도 목사(금란교회),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 등 정치적인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목회자들이 '한국교회·대한민국 구하기'를 명분으로 결집했다. 이들은 반공·친미를 표방하는 '교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국민운동본부·대표회장 최병두 목사)라는 단체를 중심으로 집회를 하고 보수 정당 설립에 참여하는 등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국민운동본부, "좌경적 정책 도 넘었다"
국민운동본부는 2년 전 결성된 교계 단체다.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 나라가 기독교적 가치를 상실하고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기독교인 입장에서 무상 급식 등 좌경적 정책들이 도가 지나친 것에 대해 소리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 단체는 지난 5월부터 전국의 교회를 돌며 '애국 강연'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1,000만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6일에는 100여 개의 보수 우익 단체가 참여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주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종북 좌파 세력을 북으로 추방하라")
▲ 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하는 '기독교 지도자 포럼' 포스터. 주최 측은 이번 포럼이 "한국교회가 종북 좌파 세력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기독교 지도자 포럼' 홈페이지 갈무리) |
포럼의 주제는 최근 보수적인 개신교 진영에서 문제 삼고 있는 사안을 망라했다. △스쿠크법과 이슬람의 비정상적 포교 △동성연애법 △불교 자연공원법 △종북 좌파들의 국가 부정과 적화통일 △인터넷 언론들의 교회 공격 △교회 부패와 세속화 △북한의 인권 문제 △전교조 △교과서의 기독교 역사 왜곡 등이다.
조용기 목사, 김홍도 목사,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최병남 목사(대전중앙교회), 이광선 목사(신일교회),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장경동 목사(중문교회), 김충기 원로목사(강남중앙침례교회) 등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김홍도 목사, "한나라당 대신할 새로운 보수 정당 필요"
국민운동본부는 새로운 보수 정당 설립에도 관여하고 있다. 오는 8월 30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새로운 보수 정당' 발기인 대회가 열리는데, 김홍도 목사, 전광훈 목사 등이 주요 인사로 참여한다. 이들은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보수 정권의 재창출이 어렵다. 새로운 보수 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기인 대회에는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갑제 씨, 서정갑 씨 등도 함께한다.
▲ 김홍도 목사는 8월 21일 주일 '한국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설교에서 "반공·친미 사상을 가진 새로운 정당과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란교회 설교 동영상 갈무리) |
또 김 목사는 미국이 6·25전쟁에 참전하면서 치른 대가를 열거하며 "(미국이 베푼) 은혜를 모르는 공산주의에 물든 종북 좌파들이 미국을 주적이라 하고 반미 운동을 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 없는 안보는 있을 수 없다"며, "친미 사상을 가진 사람이 국회에도 가고 대통령도 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뭉쳐야 한다. 좌파로 기운 한나라당으로는 안 된다. 반공 보수당이 창당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