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164 > 피와 물의 비밀
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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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7 13:16
주께서는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 말씀하시고,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며 숨을 거두셨다. 죄악에 빠진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창조세계에 찾아오신 주께서 구원을 이루신 마지막 모습이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주께서는 숨을 거두신 후에도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셨다.
주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다음날은 안식일이었다. 그것도 유월절을 시작하며 맞는 큰 안식일이었다. 유대인들은 이렇게 크고 거룩한 안식일에 죽은 시체들이 십자가에 달려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빌라도에게 아직 숨이 붙어있는 자들의 다리를 꺾어, 죽은 시체들을 치워달라고 한 것이다. 유대인들의 요청에 따라 로마군인들은 주님의 좌우 십자가에 달려 있던 두 사람들의 다리를 꺾어 숨을 끊어버렸다. 그들은 아직 숨이 붙어있기 때문에, 쇠몽둥이로 다리를 쳐서 뼈를 꺾어 부러뜨려, 숨을 끊은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미 숨을 거두신 상태였기 때문에, 굳이 뼈를 꺾을 필요가 없었다.
출애굽기에 보면 유월절 어린양의 뼈를 꺾지 말라고 하였다(출 12:46). 또 시편에서는 그의 모든 뼈를 보호하시며, 그 중에서 하나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하였다(시 34:20). 하나님께서는 유월절 어린양, 우리 주의 모든 뼈를 보호하셨고, 꺾이지 않게 하셨다. 주께 속한 모든 성도들의 뼈 또한 하나도 꺾이지 않고, 보호하실 것이다. 성도들은 하나님의 영원한 보호하심 안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설사 때로는 고난 가운데 산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보호 안에 살고 있는 것이다.
유월절 어린양의 뼈는 성경의 예언대로 꺾이지 않았다. 그러나 주의 몸은 창에 찔리셨다. 로마군인 중 한 명이 주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른 것이다. 일종의 확인사살이다. 여기에는 깊은 의미가 있다. 요한복음 19장 34절은 한 군인이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어서 35절은 이 증언이 참이며, 참인 줄 알고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창으로 찔린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나온 것이 과장된 표현도 아니고, 상징적인 표현도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창에 찔리면 상처에서 피가 나와야지, 어떻게 피와 물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십자가에 달렸을 때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은 가슴에 가해지는 압박통이라고 한다. 처음엔 못 박힌 손이 아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은 자꾸 아래로 쳐지게 되고, 몸이 쳐질수록 가슴에 가해지는 압박이 극심해지는데, 이로 인해 극심한 통증과 호흡곤란을 겪데 된다. 그래서 흉부에 가해지는 극한 통증을 덜기 위해서 있는 힘을 다해 몸을 다시 끌어올리게 되고, 그러다 힘이 빠지면 다시 몸이 쳐지고, 또 극심한 압박과 통증이 오게 되고,, 이런 식으로 계속 되풀이 되다 보면, 사람이 힘이 다 빠져서 아무리 흉부에 가해지는 압박과 통증이 심해져도 더 이상 몸을 끌어올릴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 때 심장과 폐에는 말할 수 없는 압박이 가해지고, 급기야 흉곽 안에 있던 혈관들이 터지고 심한 경우에는 심장까지 터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되면 터진 혈관들과 심장에서 나온 피가 흉곽 안에 가득 고이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고여있던 피는 혈구성분과 혈장으로 나누어 지게 된다. 그 결과, 적혈구 같은 무거운 혈구성분은 아래로 가라앉게 되고, 물처럼 보이는 혈장은 위에 뜨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창으로 찌르게 되면 흉곽에 고여있던 피가 쏟아져 나오는데, 적혈구성분이 주를 이루는 아래쪽의 붉은 혈액이 먼저 나오게 되고, 혈장성분이 주를 이루는 물처럼 보이는 혈액이 뒤따라 나오게 된다. 그래서 마치 피와 물이 나오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피와 물이 나온 것이 참이라고 요한이 강조한 이유는 물론 이런 인체생리학적 현상을 이해하고 한 말은 아니다. 단지, 피와 물이 나온 것이 참으로 일어난 일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피와 물이 나오기까지 주께서 당하신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었는지를 우리는 알 수 있다. 주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원은 실제로 심장의 피까지 쏟아내며 이루신 구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른 신학적 의미가 있다. 히브리서 9장 22절은 피 흘림이 없이는 사함도 없다고 하였다. 주께서 쏟으신 피는 믿는 자들에 대한 죄 사함의 선언인 것이다. 티끌만한 죄도 남김 없이 예수의 심장에서 나온 피로 우리는 완전한 사함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요한복음 7장 37, 38절에서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올 것이며, 이는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이라고 말하고 있다.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주님의 몸에서 흘러나온 물은 바로 이것이다.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주님께서 보내실 성령은 생수의 강이 되어 믿는 자들 안에서 놀라운 생명의 역사를 이루게 된다.
에스겔 47장에서는 성전에서 나오는 물이 점차 많아져 강을 이루고,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모든 것이 생명을 얻어 살아나고, 죽은 바다도 다시 살아나는 놀라운 회복과 생명의 풍성한 축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성전은 물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가리킨다. 주님께서는 자신의 육체를 성전이라고 말씀하셨다(요 2:21).
주께서 십자가에서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 그 심장에서 쏟아내신 피와 물은 결국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의 죽은 삶을 살리시며, 우리에게 풍성한 은혜와 축복을 주시기 위한 것이다. 그 피와 물은 생수의 강이 되어 우리 가운데 지금도 흐르고 있다. 그 피와 물에는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겪으신 모든 고난과 고통이 담겨있기에, 조금도 흐려지는 법이 없다. 이 생수의 강이 흐르는 곳은 어디든지, 설사 그 곳이 아무리 비참한 곳이라 할지라도, 그곳에는 치유와 회복이 임하게 될 것이다. 주께서는 십자가에서 마지막 호흡을 멈추신 후에도 이와 같이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을 피와 물로 증거하고 계셨던 것이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