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187; 하나님의 나라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피어나는 나라,,,
아직 밤 날씨는 꽤 쌀쌀하지만, 낮에는 봄기운이 많이 느껴진다. 정원의 잔디들이 새싹들을 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봄이 오고 있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다. 정원의 잔디들을 바라보면서 이건 거의 기적이다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처음 호미를 들고 잡초들을 뽑을 때는 잔디밭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보기에 너무 흉한 잡초들만 뽑아내고, 푸른 풀밭이라도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다. 그러다 앞에 있는 텃밭만이라도 잔디밭을 만들어 보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정원 전체가 잔디밭으로 변해가고 있다.
잔디는 아예 없고, 거친 풀과 잡초만 무성하고, 돌들이 여기 저기 박혀있는 황무지였다. 아직 손 댈 곳이 많이 남아 있지만, 금년 크리스마스쯤 되면, 잔디밭 느낌이 많이 날 것 같다. 그리고 한 삼 년 잘 돌보면 꽤 아름다운 잔디밭이 되리라 기대한다.
잡초와 거친 풀들을 뽑아내고, 돌들을 거두어내고, 새 흙을 뿌려주고, 씨를 뿌리고,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 고생은 좀 했지만,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낍니다. 그러면서 열심히 가꾸면 황무지도 잔디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은혜가 된다. 내 마음 밭에는 아직도 많은 잡초와 돌들과 거친 풀들이 많이 있음을 보면서, 사람이 가꾸는 땅도 이렇게 변할 수 있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돌보시는 성도들의 마음 밭이야 어떨까 생각해본다.
내 마음 밭에도 잡초가 가득하지만, 하나님께서 가꾸고 계시기 때문에, 언젠가는 주님의 동산처럼 아름답게 피어나리라 믿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잡초 밭과 같고, 황무지와도 같은 우리의 마음 밭에 말씀의 씨앗들을 뿌리시고, 은혜의 비를 내려주시면서, 주님의 아름다운 동산을 이루어 가신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들이 우리 마음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들이 있다.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잡초들이다. 잡초가 무성한 곳에는 잔디 씨를 뿌려도 잔디가 잘 자라지도 못하고, 뿌리를 뻗으며 새 싹을 내지도 못한다. 마음에 잡초가 무성하면, 하나님의 말씀이 마음 안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고, 주님의 동산을 이룰 수 없게 방해한다.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마음이다. 사람은 말이나 글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남에게 알린다. 하나님께서도 성경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주신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에 눈을 멀게 하는 것들이 우리 마음 안에 자라고 있는 잡초들이다. 성경을 읽거나 말씀을 묵상해도,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마음 안에는 잡초가 무성한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이 우리 안에 자리잡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들이 우리 마음 밭에 있는 잡초들이다. 교회에 열심히 다녀도 마음 밭에 잡초가 무성할 수가 있다.
요즘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박찬주 대장 부부는 착실한 기독교인인 것으로 보여진다. 공관병들은 박찬주 대장이 새벽 기도를 가는 오전 6시부터 취침하는 오후 10시까지 총 16시간가량 근무하며 물 떠오기, 안방에 블라인드 치기, 소파와 바닥에 떨어진 발톱 치우기 등과 같은 잡일을 해왔다고 한다. 부르면 바로 올 수 있도록 호출용 전자팔찌를 착용하게 하고, 늦게 오면 폭언과 함께, 한 번만 더 늦으면 영창에 보내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한다.
2015년 박찬주 사령관의 부인이 공관병에게 공관 내에서 잃어버린 물건 하나를 찾으라고 했는데, 곳곳을 뒤지고도 찾지 못한 공관병은 부인에게 당할 질책이 두려워 자살을 시도했다는 보도도 있다. 다행히 자살시도 장면을 목격한 부관이 이를 제지하면서 미수로 그쳤다고 한다.
육군 대장이면 별 넷이다. 위로는 육군참모총장과 합참의장 정도만 있을 뿐, 군인으로서는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다 올라간 최고의 지위다. 정치력도 있어야겠지만, 군인정신도 투철하고, 업무능력도 탁월하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는 자리다. 육군 대장이 볼 때, 사병은 종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공관에 배치된 사병을 자기 종처럼 부렸던 것으로 짐작한다.
문제는 이들 부부가 새벽기도도 빼먹지 않고 나가는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에 있다. 관련 기사를 읽으면서 마음이 참 불편했다. 그렇게 착실한 기독교인이 어떻게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한 갑질을 할 수가 있었는지,,, 마음이 답답했다.
이들 부부의 문제는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오늘날 우리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래서 마음이 더 답답하다. 하나님을 믿어도 하나님의 마음이 없고, 예수를 믿어도 예수의 마음이 없다. 하나님의 마음, 주님의 마음이 풍성하지는 못할지라도, 그 정도로 열심히 믿었으면, 조금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예수님을 열심히 믿어도, 마음 안에는 잡초만 무성했던 것은 아닐까,,,
베드로후서 2장 2, 3절은 말한다.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너희가 주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으면, 그리하라”
순전하고 신령한 젖,,, 주님의 말씀이다. 갓난 아기들은 엄마의 품에 안겨 엄마의 젖을 먹으며 자라나간다. 엄마의 포근한 가슴에 안겨서, 엄마의 젖을 먹는다. 단순히 젖만 먹는 것이 아니다. 엄마의 사랑을 느끼면서, 젖과 함께 엄마의 사랑을 먹는 것이다.
주님과 우리의 관계도 이와 같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주시고 있다. 성경말씀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고 있다. 로마서 5장 5절에서는 하나님께서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에 부어주셨다고 하였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있다. 우리는 단지 말씀을 읽고 듣는 것이 아니다. 말씀과 함께 하나님의 마음, 사랑의 마음을 만나는 것이다.
요한1서 4장 7-8절은 말한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고, 십자가에 달리게 하셨다. 우리는 하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먹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십자가의 사랑 안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 십자가의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마음 밭을 사랑의 밭으로 바꾸어 가는 것이다.
갓난 아기가 엄마의 젖을 먹고 자라듯이,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먹고 자란다. 하나님의 사랑을 먹으며 자라고, 마음 밭이 사랑의 밭으로 바뀌어 간다. 그래서 하나님으로부터 난 자들, 즉 하나님의 자녀들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 안에 자라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랑의 마음이 없다면, 하나님에게서 태어난 자가 아니요, 하나님도 알지 못하는 자인 것이다.
사랑은 믿음의 알맹이다. 사랑이 없는 종교적 열심은 헛되게 울리는 꽹과리 소리와 같다. 아랫사람을 조직의 부품 정도로 보고, 인격을 무시하고, 갑질을 하는 모습은 분명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신앙인의 모습은 아니다. 불우한 이웃을 사랑하지는 못할 망정, 적어도 갑질은 하지 말아야 한다. 갑질이 무엇인가?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 돈이 없고 약한 사람을 무례하게 마구 대하는 것이다.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고전 13:4),,, 사랑은 낮은 곳으로 내려갈 때, 시작한다. 사랑은 상대방을 무시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단어 하나, 말 한 마디에도 사랑은 묻어 나온다.
주님의 동산은 주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성도들이 서로를 사랑하며 가꾸어가는 곳이다. 황무지가 푸른 잔디 밭으로 바뀌어 가는 것처럼, 사랑은 우리의 각박한 삶을 풍요로운 주님의 동산으로 바꾸어간다.
불우한 이웃을 사랑하는 자들이 받을 복에 대해서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사야 58장 10, 11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주린 자에게 네 심정이 동하며, 괴로워하는 자의 심정을 만족하게 하면, 네 빛이 흑암 중에서 떠올라 네 어둠이 낮과 같이 될 것이며,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
사랑이 없는 마음은 어둠이다. 메마른 땅이고, 삭막한 광야고, 사막이다. 사랑이 없는 인생도 마찬 가지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도, 사랑이 없는 인생은 어둠에 갇힌 삶이며, 메마른 땅과 같다. 아무리 새벽기도에 매일 나가고, 종교활동에 열심을 내도, 사랑이 없는 삶은 삭막한 사막과 같다. 그러나 사랑이 있는 곳에는 변화가 있다. 어둠이 빛으로 변하고, 메마르고 삭막한 인생이 물 댄 동산 같이 푸른 초장으로 바뀌게 된다. 삶의 변화는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피어나는 나라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