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이며, 예수님은 누구이신가? (롬 1:1-7)
로마서는 16장 밖에 안 되는 짧은 책이지만, 그리스도인에게 보석과 같은 책입니다. 대영박물관장이었던 필립스는 “온 세계를 다 준다 해도 나는 이 대영박물관과는 맞바꾸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박물관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러나” 하고 덧붙이며 “만일에 사도 바울이 친필로 쓴 로마서를 단 한 페이지라도 가져온다면 그것과는 이 박물관을 서슴없이 바꿀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로마서가 온 세계와 바꿀 만큼 귀한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로마서는 성경의 중요한 핵심, 즉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말씀하고 싶은 복음을 담고 있는 성경입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1:16)” 사도 바울은 복음에는 능력이 있음을 로마서를 통해 말합니다. 이 능력은 헬라어로 ‘뒤나미스’로 다이너마이트라는 말의 어원입니다. 이러한 복음의 능력을 가장 순수하게 담고 있는 성경이 로마서입니다. 로마서 서두부분을 가지고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중요한 세 가지가 무엇인지 함께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1. 그리스도인의 자기 정체성 –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어느 정신요양소에서 한 의사가 환자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환자가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자, 의사는 "뭘 그렇게 찾고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환자는 실망한 얼굴로 "선생님, 전 지금 .... 잃어버린 나를 찾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의사는 웃을 수가 없었고 자신이 누구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야합니다. 특별히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알아야합니다. 바울은 그것을 로마서 서두에 두 가지로 밝히고 있습니다.
1) 예수 그리스도의 종
종은 헬라어로 ‘둘로스’입니다. 둘로스는 고대 사회에서 자유가 없이 주인에게 철저하게 예속된 노예를 의미합니다. 주인이 하라는 대로 하고, 주는 대로 먹는 노예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그런 ‘둘로스’를 쓰면서 자기를 소개합니다. 즉, 나는 예수님의 종이요 노예입니다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이 너무 좋고, 그분을 모시고 사는 것이 인생 최대의 행복이기에 스스로 자처하여 주님의 종이 된 것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악하고 허무한 것의 노예가 되어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울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둘로스, 종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2) 부르심을 받은 사도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롬1:1)” 바울의 두 번째 자기 인식은 사도입니다. 사도의 뜻은 ‘보내심을 받은 자’입니다. 황제나 왕이 특별한 임무를 주어서 파견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사람을 대사라고 합니다. 결국 바울이 나는 예수의 부르심을 받은 사도라고 말하는 것은 나는 하늘나라의 대사라는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도 하늘나라의 대사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대사는 본국을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대사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그 본국이 칭송을 받기도 하고 욕을 먹기도 합니다. 우리를 통해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실 때 우리가 하나님의 대사로 바르게 살아가는 것인 줄로 믿습니다.
2. 인생의 목적 -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지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화제가 나오면 누구나 수다스러워집니다. 좋아하는 화제 앞에서 나도 모르게 이야기가 술술 나오고, 상대방이 물어보지 않은 것도 자세하게 말하게 됩니다. 본문의 사도 바울이 그랬습니다.
로마서는 바울이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당시 고대 헬라의 편지 쓰는 형식은 가장 먼저 발신인을 쓰고, 다음에 수신인을 쓰고 문안 인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본문은 편지 서두에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1절)’의 발신인을 적은 후 문안인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수신인과 문안인사는 7절에서 등장합니다. 바울이 자기소개를 한 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1절)’ 라고 말하면서 말문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복음이라는 단어에 수신인과 인사를 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이 복음은...(2절)” 하면서, 복음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 정도로 바울은 복음의 사람이었습니다.
“헬라인이나 야만인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롬1:14-16)” 10대는 사랑에 미치고, 20대에는 인기와 야망에 미치고, 30대는 사업과 일에 미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복음에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인생의 목적은 복음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의 인생 목적 또한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복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3. 내가 믿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야 합니다.
자기소개(1절)와 수신인과 문안인사(7절) 사이인 2-6절은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로마서를 쓸 당시에 로마는 세계의 최강대국으로 여러 식민 국가들을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로마를 다스리는 황제는 로마 국민들 뿐 아니라 모든 식민 국가에게 절대 충성을 요구했고, 그의 공식 직함은 ‘신의 아들’이었습니다. 로마 시민들은 황제의 생일을 ‘좋은 소식’으로 환호했을 정도로, 로마 제국에서 황제는 왕이요 주였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로마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은 살아갔던 것입니다.
이런 로마사회를 생각하면서 2-6절을 읽으면 이 내용이 얼마나 대담하고 강력한 도전의 메시지인걸 알 수 있습니다. 1절에 바울은 황제 생일이 복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음”이 좋은 소식임을 말합니다. 2절은 “그의 아들” 즉 예수님에 관한 것이라고 하면서, 로마 황제가 신의 아들이 아니고 예수야 말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3절에서 바울은 “다윗의 혈통”을 말하면서 예수님은 로마가 자랑하는 왕조보다 훨씬 더 오래된 왕조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4절에서는 “부활”을 말하며 예수님이 세상 모든 폭군을 이기셨음을 고백합니다. 6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라는 표현으로 로마에게만 충성해야하는 상황에서 예수님이야말로 너희의 진정한 왕이시며 세계의 주라 말합니다. 거대한 로마라는 제국 앞에서 당당한 신앙의 고백을 드렸던 사도바울입니다. 이러한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우리도 세상이 우리의 주인이 아니고 예수님만이 우리의 주인이시오 왕임을 믿음으로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