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21) - 가난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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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병의 아침 묵상(21) - 가난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

일요시사 0 3087

가난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

“남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그 가운데서 감사함을 찾을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
 
요즘 날씨가 참 변덕스럽다. 뉴질랜드 날씨가 원래 변화무쌍하긴 하지만, 요새는 특히 더 그런 것 같다. 해가 나는 날보다는 먹구름이 끼고,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이 더 많다. 게다가 추위까지 일찍 찾아와 가뜩이나 교민경제도 안 좋은데, 자칫 마음까지 움츠러들기 쉽다.

어디 날씨뿐이랴? 우리네 삶이란 게 원래 변덕스런 거다. 맑게 갠 날이 있는가 하면, 먹구름이 잔뜩 낀 날도 있고, 비바람이 호되게 몰아치는 날도 있고, 추울 때도 있는 게 인생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경제적인 능력과 행복의 정도가 비례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국가의 경제적인 능력을 나타낼 때 흔히 사용하는 지수가 국내총생산을 의미하는 GDP다. 따라서 1인당 GDP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잘사는 나라라는 뜻이고, 1인당 GDP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못사는 나라라는 뜻이다. 이럴 때 잘 살고 못 살고의 기준은 경제력이다.

그런가 하면 국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내는 국가별 행복지수(HPI)라는 것이 있다. Happiness Planet Index의 약자인 HPI는 삶에 대한 만족도와 기대수명, 환경오염도를 기준으로 해서 어느 나라가 long, happy life를 살기에 적합한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이 때 누가 더 행복하게 사느냐의 기준은 경제력이 아니라 삶에 대한 보편적인 만족도가 된다.

그렇다면 국가의 경제지수와 행복지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NEF(the new economics foundation)가 세계 151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2012년도 국가별 행복지수에 대한 보고서에 의하면, 중남미의 코스타리카가 1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는 28위, 한국은 63위였고, 서구국가 중에서는 노르웨이가 29위에 올랐을 뿐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모두 4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놀라운 것은 GDP 세계 1위인 초강대국 미국이 세계 151개 국가 중에서 105위를 차지했으며, 고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은 20위에서 60위로 곤두박질쳤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방글라데시와 부탄과 같은 경제적 빈국들이 행복지수에서는 항상 최상위권에 랭크 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다.

경제지수와 행복지수가 전혀 별개의 것임을 알 수가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복지가 잘 발달된 나라라고 해서 행복지수가 높은 것도 아니다. 또한 세계에서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미국이 행복지수는 바닥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부에 대한 욕구가 강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는 낮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욕구의 좌절과 상대적 빈곤감으로 삶에 대한 불만은 커지는 것이다.

경제가 급속히 성장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도 급격히 추락하는 중국의 경우가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이에 반해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코스타리카는 1인당 GDP가 66위, 부탄은 122위, 방글라데시는 156위인 가난한 나라들이다. 이들 국민들의 공통점은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딱히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가치관이 행복을 결정하는 주요기준이 됨을 알 수 있다.
 
잘산다고 더 행복한 것도 아니고, 못산다고 더 불행한 것도 아니다. 부에 대한 욕구가 강해질수록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재산이건, 지식이건, 그 무엇이건 간에, 가진 것의 많고 적음에 따라 상대적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갖는 사람은 그만큼 더 불행한 사람이다. 행복은 가진 것의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상대적 우월감이나 열등감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행복한 인생이란 있을 수 없다. 남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그 가운데서 감사함을 찾을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신앙인 중에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단순히 행복해지기 위해서 신앙을 갖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신앙의 보너스이며, 삶 가운데 나타나는 믿음의 선물이다.

마태복음 5장 3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가난해야 천국의 복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도 얼마든지 천국의 복을 누리면서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가난한 사람들이란 힘들고 지치고, 절망 가운데서 삶의 기쁨을 상실하고, 희망조차 없는 모든 사람들을 말한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복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행복을 말한다. 천국의 복은 행복지수 같은 것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정도의 행복이 아니다. 로또에 일등으로 당첨한 사람은 복권을 주머니에 넣고만 있어도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 할 것이다.

하물며 천국을 손에 쥐고 사는 사람의 기쁨이야 무엇에 비교할 수 있으리요. 예수님은 모든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이며,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누리는 복은 천상천하에서 누리는 영원한 천국의 복이다. 어려울 때조차도 천국의 맛을 느끼며 사는 교민들이 많아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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