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37) - 한가위와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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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병의 아침 묵상(37) - 한가위와 나그네

정원교회 0 2227

19일은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인 한가위였다. 한가위는 설날과 함께 우리 한민족에게는 가장 큰 명절이다. 객지에 나와있던 사람들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날만큼은 고향에 내려가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풍성한 음식과 과일과 정을 나눈다.

외국에 나와서 살다 보면 한가위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에는 한가위라는 명절이 없다 보니 우리들만의 명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가지고 사는 한국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살고있는 뉴질랜드는 우리에게는 낯선 이방나라이고, 우리는 이방인이며, 나그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산다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우리가 속해 있는 하나님의 나라는 정서적으로나 삶의 가치관이 이 세상의 것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땅과 하늘이 같을 수가 없듯이, 이 세상의 가치관과 우리가 속해 있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이 같을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서는 이방인이며, 나그네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실로암 연못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ㅇㅇ 목사는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돌보는 ‘장애인의 아버지’, 또는 ‘거지목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 관한 기사 중 일부를 소개한다.
 
가락시장을 누비면서 잡동사니를 팔아달라고 구걸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한 남자가 있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구걸하던 ‘거지’는, 어느 날 양복을 빼 입고 나타나 동전 바구니 대신 마이크를 잡고 전도를 하는 ‘목사’가 되었다. 그는 장애를 가진 자신을 버렸던 세상에 대한 원망을 신앙으로 극복하였다며 자서전을 썼고, 그 후 여러 매체를 통해 그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알렸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돌보는 데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바로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실로암 연못의 집’ 담임 목사이자 원장인 한ㅇㅇ씨였다. 자신 역시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약 25년간 장애인들을 돌보아 왔다는 한목사의 선행이 신문 기사와 방송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그를 돕기 위해 각종 후원 물품 및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무런 욕심 없이 평생 봉사하는 삶을 사는 그에게 사람들은 ‘거지목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한 목사는 쌀이나 헌옷, 이불, 속옷, 라면, 생수 등과 같은 생활필수품 지원이 오히려 더 반갑다고 말한다. 그는 책집필, 부흥회, 강연 등으로 얻은 수입으로 부족한 운영자금을 층당한다. 그는 20여 년 전 시장바닥에서 장사를 하며 번 돈으로 오갈 곳 없는 장애인들을 먹이고 입혀왔다. “천막교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고 말한 한 목사는 “남들이 보기에는 가난하고 무지하고 천해 보여도, 하나님을 아버지로 둔 나 한ㅇㅇ는 이 세상 누구보다 부자이고, 능력있고, 파워있는 사람이라며, 내 자신을 자랑하며 산다”고 말했다.
 
그가 쓴 자서전 ‘나는 서울의 거지였다’는 책은 1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여러 매체를 통해 그의 인생 역전스토리가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 9월 14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된 내용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장애인의 아버지로 알려진 사람의 두 얼굴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카드사용내역 대부분은 노래방, 술집, 마사지 등 유흥비였고, 피부과, 백화점, 수입안경점, 유명미용실 등에서 VIP 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간증문에서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많이 빚진 자이며, 그 빚을 갚기 위해 오늘도 나는 목숨을 주께 바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사생활은 세상의 후원금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왜 생길까? 세상의 나그네가 아니라 세상의 주인으로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이야 말로 이 땅에서는 이방인이요, 나그네로 사셨다. 우리가 예수를 나의 주로 고백하고 그분을 따라 산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는 이방인이요 나그네로서 사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이 세상에 살되 세상의 가치관이 아니라 하늘나라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자가 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는 이방인과 나그네가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영원히 살게 될 그들의 본향은 하늘에 있기 때문이다.
 
혹시 우리도 땅의 것에 너무 얽매이고 집착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땅에 살되, 하늘을 품고 하늘에 소망을 두며, 하늘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히 11:13-14)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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