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47) - 하나님을 만나야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47) - 하나님을 만나야

정원교회 0 1743

언젠가 아는 집사님이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저는 교회를 이십 년 가까이 다녔는데, 아직도 믿음이 뭔지 개념이 명확하게 잡히질 않습니다.” 하고 물어온 적이 있다.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이신칭의에 대해서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지만, 정작 그 믿음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개념정리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살아계신 창조주 하나님, 구원의 주님, 부활과 영생, 이 세 가지는 믿음의 핵심내용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고, 보이지 않는 예수님을 구원의 주님으로 믿고, 보이지 않는 영생을 믿는 게 믿음이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제대로 믿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을 만나고, 구원의 주님을 만나야 한다.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나의 영혼이 그분의 살아계심을 각성하는 것이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각성하는 것이고, 그 신이 나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나의 하나님이심을 각성하는 것이다.

눅 5장 1-11절에 보면, 주님께서 베드로를 처음 부르시는 장면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베드로와 동료어부들은 갈릴리 바다에서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지만,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크게 실망해서 바닷가에서 그물을 씻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베드로에게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하셨다. 베드로는 어부다. 예수님의 말씀은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상식에 맞지 않는 말이었다. 그래도 그분의 말씀에는 말할 수 없는 권위가 느껴졌기에, 그분의 말씀대로 하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디서 물고기들이 그렇게 몰려오는지, 고기가 너무 많이 잡혀서 그물이 찢어지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이 때 베드로의 반응은 전혀 생뚱맞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왜 베드로는 고기를 많이 잡게 해주신 예수님께 이렇게 엉뚱한 말을 했던 것일까? 이 때, 베드로는 예수님에게서 살아계신 하나님, 그분의 신성을 본 것이다. 하나님을 만난 자의 첫 고백은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이다.

믿음의 자리란 먼저 이러한 자리에 서는 것이다. 하나님을 보는 것이며, 그분 앞에 서있는 자신을 보는 것이다. 먼저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만물 위에 계시며, 통치하시는 그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분을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분 앞에서 너무나 보잘것없고, 추하고, 미미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악취가 진동하는 죄인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사람은 비로소 회개의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지극히 거룩하신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과 그분의 영광 앞에서 영혼이 전율하며 죽은 자와 같이 되는 것이다. 이련 현상을 ‘mysterium tremendum’이라고 한다. ‘두려운 신비’라는 뜻이다. 그렇다. 하나님을 만난다는 것은 신비의 영역이다. 그러나 그 신비는 우리의 영혼이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신비다.

그런데 제대로 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한 번 더 만나야 한다.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을 만나야 진정 신자가 될 수 있다. 지극히 높으시고 위대하시고 무한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이다.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이 우주 한 가운데서 벌어진 것이다. 목적은 오직 하나다! 죄와 죽음의 감옥에서 건져내 영생을 주시기 위함이다. 우리의 죄는 너무나 원초적인 것이고, 영혼 깊숙한 곳까지 깊이 물들어 있어서 그 어떤 것으로 결코 깨끗하게 씻어낼 수가 없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피만이 우리의 찌든 죄를 씻어낼 수 있다. 우리의 모든 죄를 홀로 뒤집어 쓰시고, 하늘 아버지의 심판을 받아내신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분을 믿는다는 것은, 바로 이 십자가의 자리에 나가는 것이다. 그 십자가에서 그분을 만나는 것이다. 이때 인생의 주어가 바뀌게 된다. ‘I’에서 ‘God’으로 주어가 바뀌게 된다. 이것이 신앙의 기본자세다. 이러한 기본자세가 흔들릴 때, 신앙은 계속 비뚤어진 길을 가게 된다. ‘I’가 주어가 되고, ‘God’이 보어가 되는 인생은 바른 믿음의 삶이 아니다.

믿음은 만물 위에 계신 창조의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며,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의 아들이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을 믿는 신자가 되어 그분을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며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하나님 앞에서 언제나 부끄러운 죄인임을 고백하며 사는 것이다. 온 마음과 삶으로 그분 앞에 서는 자가 되는 것이 믿음이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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