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54) - 하나님의 은혜와 자판기 믿음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54) - 하나님의 은혜와 자판기 믿음

정원교회 0 2254
하나님의 은혜와 자판기 믿음

사람들은 흔히 잘 나가는 인생을 사는 것을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큰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큰 문제없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세상에서 출세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고, 돈도 잘 벌고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자식들이 속 썩이지 않고, 말 잘 듣고 공부 잘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목사는 교회가 크게 부흥해서 큰 목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대표적인 장수국가로 일본이 꼽힌다. 국가별 순위로는 5위지만, 도시국가들을 제외하면 평균 82.25세로 단연코 1위다. 그런데 일본은 복음화율이 1%도 되지 않는 대표적인 복음의 불모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제대국이며, 최장수국가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더 잘 살고, 더 오래 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신대원 다닐 때 복도에 자판기가 있었는데, 자판기에는 100원, 200원, 500원, 700원짜리 음료수가 들어있었다. 1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싸구려 커피가 나오고, 2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보통 커피가 나오고, 5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프리미엄 커피가 나왔다. 그리고 700원을 넣으면 시원한 청량음료수가 캔으로 나왔다. 정확하게 넣은 금액만큼 결과가 나온다. 

사람들은 하나님도 이런 식으로 믿을 때가 많다. 내가 드린 만큼 갚아주시는 하나님으로 믿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을 자판기로 취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판기에 500원짜리 동전을 넣었는데, 100원짜리 싸구려 커피가 나오거나, 아무 것도 안 나온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이런 불량자판기는 믿을 수가 없어! 엉터리 자판기라고 욕하거나, 자판기를 발로 걷어차게 될 것이다. 

하나님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기도해도 기도 응답이 없을 때가 많다. 또 열심히 헌금하고 봉사를 해도 결과가 신통치 않을 때가 많다. 기도와 헌금과 봉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문제는 자세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물이 손에 쥐어지지 않을 때, 하나님을 불량하다고 감히 욕하지는 못하지만, 마음 속에는 하나님께 대한 섭섭함이 있게 된다. 이런 일을 한 번, 두 번, 여러 번 겪게 되면, 단지 섭섭함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하나님께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되고, 냉소주의자가 된다. 하나님을 믿긴 하지만, 내 인생에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 이것이 냉소주의자들의 특징이다.

오늘날 기독교인들 중에는 이런 냉소주의자들이 대단히 많다. 그들이 하나님을 믿지 못해서 냉소주의자가 된 것이 아니다. 아무리 구해도, 구하는 복을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기 때문에 실망하고 냉소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또는 하나님이 내게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채워주시기 않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냉소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냉소주의자들은 인생이 건조해지기 쉽다. 주님께서는 믿는 자들을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신다는데, 실제로 눈에 보이는 인생은 정반대로 흘러갈 때가 많다. 그러니 하나님을 믿는 즐거움도 없고, 마음도 인생도 가물어서 쩍쩍 갈라진 들판과 같게 된다. 인생이 황량한 들판과 같이 되고, 삭막한 광야가 되는 것이다.

자판기에 돈을 넣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다. 이러한 자판기 믿음은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들 가운데 깊숙이 배어 들어와 있다. 하나님은 비는 만큼 복을 주는 자판기가 아니다. 혹시 하나님을 자판기로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일이다.

하나님이 목적이 아니고, 내가 목적이 될 때 그것은 우상숭배가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우상을 숭배하고 있는가? 자신이 인생의 중심을 차지하고, 자신의 행복이 신앙의 목표가 될 때, 예수의 이름으로 우상을 숭배하는 자가 되는 것이다. 자판기 믿음과 우상숭배는 이웃사촌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가진 것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지 않다. 하나님의 은혜는 세상 삶의 조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하나님의 은혜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 세상의 행복과는 다른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의 참뜻을 깨달은 자들이 누리는 나라다. 그런데 세상의 것을 구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려니까, 인생에 하나님 나라의 평강과 기쁨이 없는 것이다.


비록 무화과 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
(하박국 3:17-19)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0 Comments
제목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