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55 - 인생의 수레바퀴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55 - 인생의 수레바퀴

정원교회 0 2884
중세시대에 많은 성당들 벽에는 수레바퀴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인생을 수레바퀴에 비유한 것이다. 항상 행복할 수는 없다. 인생을 살다 보면 행복할 때도 있고, 상실감에 빠질 때도 있으며, 고통스러운 때도 있고, 희망이 솟아날 때도 있다. 

생로병사, 즉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모든 중생이 겪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네 가지의 고통이라고 한다. 그런데 중세의 기독교에서는 인생을 행복과 상실과 고통과 희망을 되풀이 하는 수레바퀴에 비유한 것이다. 

생로병사의 수레바퀴든, 행복과 상실과 고통과 희망의 수레바퀴든, 인생의 수레바퀴는 일정한 방향을 향해 굴러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수레바퀴를 어느 사람들은 태어나서 늙는 쪽으로, 병들고 죽는 쪽으로 굴러간다고 이해한다. 이는 이 땅에 존재하고 호흡하는 모든 인생들이 겪어야 할 필연적 운명이라고 보는 것이다. 

성경은 인생의 수레바퀴는 두 가지 방향으로만 굴러간다고 말한다. 영원한 천국을 향해서 굴러가는 수레바퀴와 영원한 지옥을 향해 굴러가는 수레바퀴, 두 가지가 있을 뿐이다. 영원토록 기쁨과 평강과 하나님의 영광의 빛 가운데 사는 나라가 있다. 그 나라는 삼차원적 시공간에 갇혀있는 우리로서는 인식할 수 없는 세계다. 반대편 쪽에 있는 다른 한 나라는 영원토록 고통과 절망과 어둠 가운데 사는 나라다. 

모든 인생은 육신의 죽음으로 끝이 나지만, 육신의 죽음은 영원토록 살아야 할 진정한 인생의 시작일 뿐이다. 이 세상에서의 짧은 인생이 영원한 삶을 결정한다. 모든 인생은 수레바퀴처럼 굴러가지만 한 번 지나간 인생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윤회는 없다. 모든 인생에게는 한 번의 삶의 기회가 주어져 있을 뿐이다. 각자 자신이 살아온 삶이라는 인생답안지를 가지고 마지막 심판대 앞에 서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인생이란 리트머스 시험지와도 같은 것이다. 

예수를 믿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인생의 주어가 바뀌고 목적어가 바뀌는 것이다. 인생의 주인이 나에서 하나님으로 바뀌고, 삶의 목적이 나에서 하나님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시도 때도 없이 수시로 내가 내 인생의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한다. 

그러면 인생의 주인이 나에서 주님으로 바뀌고, 인생의 목적이 나에서 주님으로 바뀐다는 게 무슨 뜻일까?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a) 

얼핏 생각하면 나라는 인간의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인생의 주인과 목적이 바뀐다는 것은 나의 존재감이 없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과거와는 전혀 달라진 내가 되어, 영원한 천국이라는 확실한 목적지를 향해서 전진해나가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를 인생의 중심축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수레바퀴를 돌리는 힘은 바퀴의 중심축에 있다. 인생의 수레바퀴도 중심축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인생이라는 수레바퀴를 돌리는 힘이 결정이 된다. 인생의 중심축이 자기 자신이 될 때, 그 인생은 피곤하고 힘들 수 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피곤하고 지친 삶으로 인생이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생로병사의 필연적 운명을 거치고 난 다음에는 영원한 고통과 절망과 어둠의 나라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중심축이 하나님이 될 때, 그 인생을 돌리는 힘은 무한한 것이다. 힘의 원천이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있기 때문에, 어떤 역경도, 고난도 능히 뚫고 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전능하신 창조주, 구원의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에 더 이상 절망에 빠지는 인생을 살지 않는다. 설사 인생이 삶을 피곤하고 지치게 할 지라도, 설사 때로는 절망감이 들지라도, 절망 속에 영원히 주저앉지는 않는다. 고단하고 피곤하고 지친 가운데서도 기꺼이 희망을 노래하며, 믿는 자들의 수레바퀴는 전진해나간다. 힘찬 전진 다음에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슬픔도 고통도 다시는 있지 않은 나라, 영원한 기쁨과 평강의 나라다.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해놓으신 하늘에 있는 영원한 나라를 향해 힘차게 인생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전진해나가는 사람들이다. 믿음의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의 종착역을 알기에, 고난도 역경도 주님께서 주시는 능력에 의지하여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믿음의 사람들은 고난과 역경 앞에서 뒤로 물러나는 자가 아니라, 고난과 역경을 뚫고 앞으로 전진해나가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인생의 중심축이 나에서 하나님으로 바뀐 사람의 삶이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의 수레바퀴가 주님의 손 안에 있음을 믿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인생의 수레바퀴가 마른 땅을 지나갈 때도 있고, 진흙 속을 힘겹게 지나야 할 때도 있지만, 그 인생이 주님의 손 안에 있음을 알기에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완전한 인간은 없다. 인간은 누구나 연약한 부분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완전해서 자녀로 삼아주신 것도 아니고, 우리가 강해서 자녀로 삼아주신 것도 아니다. 불완전하고 연약한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강함이 역사하신다. 힘겹게 굴러가는 인생의 수레바퀴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나라는 현존한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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