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75 )-두 갈래 길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75 )-두 갈래 길

정원교회 0 2580

두 갈래 길


걸어보지 못한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나는 두 길을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나그네라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덤불 속으로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 걸은 자취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걸음으로 해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입니다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 적어

아무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채 묻혀 있었습니다.

아, 나는 뒷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다른 길에 이어져 끝이 없었으므로

내가 다시 여기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것으로 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미국의 로버트 리 프로스트의 ‘The Road Not Taken’이라는 시다. 시인은 숲 속에 나 있는 두 갈래의 길을 통해서 인생의 길을 비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시인은 두 길을 모두 가고 싶었지만, 두 길을 모두 갈 수는 없었다. 두 갈래 길 중 어느 한 길을 선택해야 했고,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남겨둔 채 사람들의 발자취가 적은 길을 따라 걸었다. 결국 자신이 선택한 그 길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인처럼 가 보지 않은 길에 대해 어느 정도 미련이 있게 마련이다. 만약 다른 직업을 택했다면, 만약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다면, 만약 그 때 이렇게 안 하고 저렇게 했다면... 하는 식으로 살아온 인생길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가질 수 있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이다. 두 갈래 길이 아니라, 자신 앞에 놓여있는 수없이 많은 길들 중 어느 한 길을 계속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신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인생에는 오직 두 갈래 길만이 있을 뿐입니다. 천국으로 인도하는 길과 지옥으로 인도하는 길, 오직 두 가지의 길만이 있을 뿐이다. 목적지에 도달한 다음에는 자신이 잘못된 길을 걸었다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이미 지나간 인생은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다.

시인은 자신이 선택한 길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목적지가 길을 결정한다. 목적지가 분명한 사람은 걸어가는 길도 분명하다. 반면에 목적지가 불분명한 사람은 걸어가는 길도 분명하지 않다.

자기 인생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잘 모르고 사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현실이다. 불신자들은 그렇다 치고, 성도들조차도 마치 이 세상이 인생의 마지막 목적지인 것처럼 사는 사람이 많다. 현세에서 모든 것을 구하고 누리며 살려고 한다. 중요한 건 현실이고,

현재의 삶이지, 천국은 부차적인 문제다. 그저 보험 들어놓은 셈 치는 것이다. 목적지가 애매해지다 보니, 가는 길도 불분명하다.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그 길의 끝이 그 사람이 도달하게 될 최종목적지가 된다.

성경은 성도들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히브리서 기자는 11장 13-16절에서 말한다.

13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14.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15 그들이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라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16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성도들이 영원히 살아야 할 본향은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늘에 있다. 자신들이 살아야 할 인생의 목적지가 너무나 확실하고 분명하기에, 그들은 이 세상을 목적지로 삼고 살지 않는다. 세상의 주인으로서가 아니라, 외국인과 나그네로서의 삶을 산다. 세상의 가치관이 아니라 천국의 가치관을 가지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시인처럼 자신이 걸어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도 없다.

오늘날 천국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하늘의 것을 보지 못하고, 땅의 것에 모든 것을 걸려고 한다. 종말론적 천국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하늘에 있는 아버지의 집이 우리의 영원한 처소다. 하늘 아버지께로 가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4:6)

천국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천국으로 가는 길을 걸으려 하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길을 아는 자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 주님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마태복음 16:24). 천국은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걷는 자들을 위해 예비된 하나님의 영원한 왕국이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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