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79) -보이지 않는 하나님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79) -보이지 않는 하나님

정원교회 0 4731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하나님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나님을 한 번이라도 보면, 마음 한 구석에 있는 눈곱만큼의 의심조차도 다 사라지고, 가끔씩 마음에 스며들어오는 알 수 없는 불안감도 모두 사라질 텐데 말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만져볼 수도 없고, 음성을 직접 들은 적도 없는 하나님을 마치 두 눈으로 보기라도 한 것처럼 믿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어려운 일을 당해 마음이 초물처럼 녹아 내리고, 불안감이 엄습할 때는 믿음이 흔들릴 수 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것이 물론 아니다. 마음으로 믿고 삶으로 믿는 것이 참 믿음이다. 그런데 삶으로 믿는다는 게 그렇게 쉽지 않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그분께서 나의 모든 삶을 책임지고 계심을 철석같이 믿고 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출애굽기에 이스라엘 백성이 금송아지를 만든 이야기가 나온다. 모세가 십계명이 적힌 돌판을 받으러 시내 산에 올라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모세는 시내 산에서 사십일 동안 있었다. 모세가 산에 올라간 지 여러 날이 지나도록 내려오지 않자 백성들은 불안해졌다.

자신들의 지도자 모세가 살아있기는 한 것인지, 혹 죽은 것은 아닌지 불안해졌다. 게다가 그들이 있는 곳은 허허벌판 광야였다. 광야에서 그들이 의지할 분은 하나님뿐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보이지 않았다. 삭막한 광야에 버려진 것 같았다. 그들은 하나님을 보고 위로를 받고 싶어했다. 그러자 모세의 형 아론은 백성들에게서 금 고리를 모아 금송아지 상을 만들어 놓고는 자신들을 애굽에서 구해낸 너희의 신이라고 선포하였다.

하나님이 눈 앞에 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백성들은 신이 나서 금 송아지 상 앞에 제단을 쌓고 제사를 드리고, 먹고 마시며 일어나 뛰놀았다.아무 것도 의지할 것이 없는 광야에서 그들은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하나님을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금 송아지를 만들었을까? 고대 근동지역에서 소는 power와 다산을 상징한다. 힘과 풍요를 약속하는 신이다. 광야에서 자신들을 지켜줄 신은 눈에 보이는 신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신은 힘과 풍요를 약속하는 신이어야 한다. 신앙이 종교로 변질되는 순간이다.

미국의 월 스트리트는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서, 뉴욕 증권거래소와 대형 증권사와 은행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월 스트리트에는 역동적이고 힘이 넘치는 소 동상이 세워져 있다. 동으로 만든 이 동상은 무게가 3200kg이라고 한다. 자본주의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월 스트리트에 서 있는 소 동상은 무엇을 상징할까? Money is Power! 돈이 힘이다!영원한 하늘처소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이 세상은 광야와 같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만을 믿고 신뢰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신앙이지만, 쉽지 않다.

인생이라는 광야 길에서 신앙인들도 눈에 보이는 신을 믿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돈과 파워와 풍요를 주는 신을 믿고 싶어 한다.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도 금 송아지를 믿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의지하고, 보이는 것에서 위로를 받으려고 한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분명하게 믿긴 하지만, 그러나 실제 삶에 있어서는 눈에 보이는 것을 더 의지한다. 하나님보다 돈을 더 의지하고, 하나님보다 사람을 더 의지하고, 하나님보다 자신의 지식이나 이성의 힘을 더 의지한다.

물론 돈도 필요하고, 사람도 필요하고, 지식이나 이성도 필요하다. 문제는 하나님보다 이런 것을 더 의지한다는데 있다.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들은 모두 당신의 금송아지다. 우상이다. 눈에 보이는 모습을 만들고 절하는 것만이 우상숭배가 아니다. 살면서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다.

머리로는 하나님을 믿고 입술로는 신앙을 고백하지만, 실제 삶에 있어서는 금 송아지를 더 신뢰하는 것이다. 이것이 대부분 교인들의 모습이다.하나님 안에서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은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삶을 의지하고 살아간다. 설사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억울한 일이나 역경이나 고난을 겪을 때도 자신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안다. 온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 나를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주시고, 나를 당신의 자녀로 삼아주신 하나님, 영원한 영광의 나라를 예비해놓고 계신 하나님,,, 나의 삶을 다 꿰뚫어보고 계시고, 나의 갈 길을 예비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 자신의 삶이 그분의 사랑의 손 안에 있음을 너무나 확실하고 분명하게 알고 있기에, 믿음의 사람은 오직 그분만을 의지하고 그분에게 자신의 모든 삶을 내 맡기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풍요로울 때나 가난할 때나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살아간다. 잘 나간다고 교만해하지 않고, 어렵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마치 두 눈으로 하나님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믿는 믿음이 진짜 믿음이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다(요 3:6). 육신의 눈으로는 보이는 것만 볼 수 있고, 보이는 것만 믿을 수 있다. 육에 속한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에 의지하는 사람이다.

성령에 속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전적으로 맡기고, 어떠한 역경 가운데서도 굴복하지 않고 힘차게 걸어나가는 사람이다. 세계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그분께 자신의 모든 삶을 전적으로 의탁하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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