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92) - 하나님의 은혜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92) - 하나님의 은혜

정원교회 0 6219

요즘 며칠 동안 날씨가 참 좋다. 봄 기운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날씨가 좋으니 마음도 밝아지고, 기분도 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봄이 와도 봄을 누리지 못하고 겨울에 갇혀 있는 사람이 많다. 고단한 삶에 지쳐 봄을 누릴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도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힘든 이민생활 가운데 지치고 피곤한 교민들의 삶에도 봄이 오면 좋겠다.

하나님의 은혜는 봄의 햇살처럼 우리에게 임하고 있지만, 그 은혜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무엇이 문제가 있는 것일까,,, 고난이라는 인생의 먹구름이 하나님의 은혜를 가로막고 있다. 고난의 먹구름 가운데도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는 없을까?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둔 밤도 만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려움도 겪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은 인생의 밤을 만나거나, 인생에 먹구름이 뒤 덮이거나, 인생에 비바람이 몰아칠 때일수록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살아간다.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덮여 있어도, 먹구름 너머에는 해가 빛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인생의 고난 가운데서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 계시면서 은혜 베푸시길 원하신다.

하나님의 은혜란 무엇일까,,, 흔히 몸이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 될 때, 하나님의 은혜라고들 말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이런 식으로만 이해하게 될 때, 신앙은 샤머니즘으로 전락하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를 이야기할 때, 믿음으로 의로워진다는 이신칭의의 문제를 빼 놓을 수 없다. 구원은 인간의 노력이나 공로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부어주시는 은혜의 결과다. 하나님께서 왜 나를 택하시고 내게 믿음을 주셔서 구원해주셨는지,,, 우리는 모른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은 자신과 같은 더럽고 추한 죄인에게 임한 그분의 은혜에 당황해 한다. 그리고 아직도 악취가 진동하는 자신의 모습에 경악하게 된다. 아직도 불의한 자요, 죄의 유혹 앞에 너무 쉽게 무릎 꿇는 자신의 모습에 절망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의롭다 하시고, 자녀로 받아주시며, 친히 아버지가 되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숙연해진다.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달리신 십자가 앞에 엎드려 아무 말 못하고, 하나님의 은혜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된다.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피와 자신의 죄악이 어떻게 맞바꿀 수 있는 것인지,,, 예수 그리스도의 의와 자신의 불의가 어떻게 맞바꿀 수 있는 것인지,,,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에 압도당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를 진실로 아는 사람은 인생의 고난과 역경으로 힘들어는 할지언정,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강력한지를 알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자신의 삶을 얼마나 강하게 붙들고 계신지를 알기에,,, 어둠에 자신의 마음을 내맡기지 못한다. 더구나 그분의 놀라우신 은혜가 이 세상에서의 삶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넘어 영원에까지 이르는 영원무궁한 것임을 알기에,,, 그리고 그 영원한 나라가 얼마나 영광스러운 나라인지를 알기에,,, 그 영원한 영광의 나라를 바라보며, 오늘의 고난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 고난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임을 알기에,,, 그 고난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있음을 알기에,,, 고난조차도 감사함과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로마서 5장 1-6절은 이렇게 말한다. “1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2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 3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4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5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 6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자,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에 들어간 자는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열망하며 기뻐할 수 있다. 인생의 고난은 우리를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다. 4절에서 ‘연단’이라고 번역된 단어는 연단을 통해 ‘단련된 인격’이란 뜻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연단을 ‘고난의 풀무 불’로 묘사한다. “보라 내가 너를 연단하였으나, 은처럼 하지 아니하고, 너를 고난의 풀무 불에서 택하였노라”(사 48:10)

하나님의 은혜는 놀라운 것이지만, 항상 달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고난이라는 용광로를 통해서 우리의 인격을 단련시키시는 하나님이시다. 믿음으로 의로워진 사람, 즉 그리스도인은 성숙한 인격, 원숙한 인품이라는 열매를 맺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모습으로 빚어지는 것이다.

싸구려 은혜가 널리 퍼져있다. 싸구려 은혜 속에 기독교는 개독교가 되고, 기독교은 개독교인이 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믿음의 본질은 거듭남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가 되어,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고, 예수와 함께 부활의 새 생명체로 태어나는 것이다.

싸구려 은혜는 십자가에 달리기를 거부하고, 부활의 영광만 바라본다. 그러나 부활은 십자가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 고난은 십자가의 죽음을 체험하는 자리요, 부활의 영광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고난 가운데 더욱 강력하게 역사하신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 찬란한 빛을 발하고, 눈 속에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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