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95) - 쿡의 커밍아웃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95) - 쿡의 커밍아웃

정원교회 0 7167

지난 달 30일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쿡은 자신의 성적 성향을 부인한 적은 없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도 없었다면서, "분명하게 말하자면 나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사에 의하면, 쿡은 동성애자로 살면서 소수자에 대해 깊이 이해를 할 수 있었고, 더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때로는 힘들고 불편했지만 ‘나 자신’으로 살고 역경과 편견을 넘어설 자신감을 심어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말하기를, 동성애자로서의 공감 능력은 더 풍부한 삶을 열어주었고, 시련은 자신에게 코뿔소 가죽처럼 튼튼한 마음을 가지게 해 애플의 CEO로 일할 때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쿡이 돌연 커밍아웃을 한 것은 다른 동성애자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쿡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생의 가장 끊임없고도 다급한 질문은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면서, 애플의 CEO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리면,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나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결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커밍아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고, 사생활은 여전히 나에게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정의를 향해 차곡차곡 벽돌을 깔며 햇빛이 드는 길을 만들고 있다. 이것(커밍아웃)이 내 벽돌이다"

자신이 게이가 된 것이 신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소수자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게이로 지내면서 코뿔소 가죽처럼 튼튼한 마음을 갖게 했다,,, 게다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이러한 결정이 소수자들을 돕는 길이라고 했고, 정의를 향한 벽돌을 까는 일이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팀 쿡의 커밍아웃에 대해 미국 각계각층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경의를 표했고,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진정한 용기와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준 팀 쿡에게 고마움을 표했으며, 피차이 구글 부사장도 정말 고무되는 일이며, 이번 일이 큰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의 이러한 찬사가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발표가 있었다. 3분기 스마트폰 업계 영업이익에서 애플은 86%를 차지하여, 18%에 머문 삼성전자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인 삼성전자가 맥을 추지 못하는 가운데, 애플의 독주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애플의 주가도 승승장구, 신고가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애플의 이러한 독주의 이면에는 애플의 창의성이 있다. 그런데 애플의 창의성과 쿡이 게이라는 사실이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창의적인 창조도시라는 개념을 주창하여 세계적인 명망을 얻고 있는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도시의 창의성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게이의 비율을 꼽는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실제로 동성애자, 특히 게이들이 더 창의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위 창조산업이라 일컫는 패션, 디자인, 문화예술 등의 분야에서 게이 비율이 높은 것은 알려진 사실이며, 게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창의적인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두 번째 이유는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의 사회에서 성적 소수자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사회가 창의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조지폭스대 이은형 객원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쿡은 그동안 조직 내외적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혀 왔고, 동성애자를 위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해왔다. 그럼에도 애플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CEO의 자리에도 올랐다. 애플 이사회는 팀 쿡의 커밍아웃에 대해 "우리는 팀 쿡이 자랑스럽다"고 공개적으로 지원했다. 애플의 인적자원관리나 조직문화가 세계적인 혁신기업이 되기에 충분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창의성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아직 우리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애플이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 이면에는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벽돌을 깔아가는 용감한 지도자 쿡과 그의 뒤를 따르는 창의성이 뛰어난 게이들의 맹활약이 있었다! 게이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는 아직 멀었다,

그런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신선한 소식이 들려온다. 팀 쿡이 ‘커밍아웃’한 이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 캠퍼스에 있던 아이폰 모양의 스티브 잡스 추념비가 철거되었다는 소식이다. 전통적 가족의 가치를 부인하는 정보들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러시아연방법에 따라 해체된 것이다. 독실한 동방정교회 국가인 러시아는 2012년 전통적인 성관계에 어긋나는 내용을 선전하거나 교육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연방법을 통과시켰다. 지난 2월 소치동계올림픽 개최 직전 게이, 레즈비언 등을 억압하는 법률이란 비판이 서방국가로부터 쏟아졌으나, 푸틴 대통령은 “차별이 아니라 아이들을 보호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연아의 금매달이 도둑맞았을 때는 러시아가 추해 보였는데, 오늘은 어째 러시아와 푸틴이 멋있어 보인다. 오, 주여!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곧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그들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응을 그들 자신이 받았느니라” (로마서 1장 26, 27절)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0 Comments
제목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