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소식을 가진 자의 사명(왕하 7:3-10) - 광림교회 정존수 목사

기독교


 

아름다운 소식을 가진 자의 사명(왕하 7:3-10) - 광림교회 정존수 목사

지난 주간 우리 교회 체육대회가 있던 날, 제가 가슴 아픈 한 경험을 했습니다. 롱베이 파크 안에서 운전하고 있는데 어미 오리와 아기 오리들 대 여섯 마리가 일렬로 도로를 건너는 것입니다. 얼마나 따뜻하고 훈훈한 장면이든지, 차를 세우고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제 차 앞을 지나 옆 차선을 건널 때, 맞은편에서 차 하나가 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차도 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차가 그냥 지나가버린 것입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차가 지나간 후에 보니까 한 마리가 차바퀴에 그 다리가 깔린 것 같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고 순간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빨리 나가서 저 오리를 도와야 할까? 혹시 내가 나가면 저 어미 오리가 새끼를 해치는 걸로 생각하지는 않을까?’ 그렇게 망설이다가 뒤에서 오는 차들 때문에 결국 그 자리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오리를 뒤로 하고 오는데 제 마음에 후회와 자책이 계속 밀려왔습니다. ‘내 행동이 옳지 않았다’는 자책의 마음이 계속 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그곳에 돌아가서 새끼 오리를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이미 온데간데없었습니다. 이 사고를 보고서 여러 교훈을 얻었습니다. 하나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면이 몇 초 사이에 가장 비극적인 장면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선을 행할 기회가 주어질 때 그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기회를 놓치고 많은 후회와 자책을 하였습니다.

본문에도 보면 저와 마찬가지로 내 행동이 옳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바로 사마리아 성 주변에 살던 네 명의 나병환자들입니다. “나병 환자들이 그 친구에게 서로 말하되 우리가 이렇게 해서는 아니되겠도다.(왕하7:9)” 쉬운 말로 하면, “우리가 이렇게 행하는 것은 옳지 않고, 우리가 지금 뭔가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고백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람의 군대가 쳐들어와 사마리아 성을 포위한 결과 식량 공급이 끊기고 성에 극심한 식량 대란이 찾아옵니다. 성 사람들이 먹을 게 없자 아이들을 잡아먹을 정도였습니다. 이 때 성 밖에 살던 네 명의 나병환자들 역시 굶주림에 지쳐 뭘 좀 구걸하기 위해서 적군인 아람군대의 진영에 갔습니다. 그런데 그 군대가 다 떠나버리고, 음식과 의복 등 물건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들이 정신없이 음식을 먹고 보물을 취하다가 문득 성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생각나서 한 말이 “우리의 행위가 선하지 못하다”라고 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 네 명의 나병환자들을 통해서 주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사명을 이루어야 하는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먼저 우리는 ‘내가 받은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아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본문의 나병환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혜가 어떤 것인지, 그 구원의 은혜가 얼마나 감격적인지를 보여줍니다. 나병은 몸이 썩어 들어가는 병입니다. 또한, 나병은 전염성 때문에 한번 걸리면 성 밖으로 내쫓김을 당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에게서도 격리되고 비참하게 살아갑니다. 나병이 걸리는 순간, 인간의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입니다. 몸만 썩어 문드러지는 게 아니라 마음과 영혼까지도 썩어 문드러지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지금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적군의 군대가 성을 포위하고 나니까 성 안에도 위기가 왔지만 나병 환자들에게도 삶의 위기가 왔습니다.

“만일 우리가 성읍으로 가자고 말한다면 성읍에는 굶주림이 있으니 우리가 거기서 죽을 것이요 만일 우리가 여기서 머무르면 역시 우리가 죽을 것이라 그런즉 우리가 가서 아람 군대에게 항복하자 그들이 우리를 살려 두면 살 것이요 우리를 죽이면 죽을 것이라 하고(왕하 7:4)” 이들은 성읍으로 가도 죽고, 머물러도 죽을 운명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죽을 각오를 하고 아람 군대 진영으로 갑니다. 그런데 아람 군대의 진영으로 가보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아람 진으로 가려 하여 해 질 무렵에 일어나 아람 진영 끝에 이르러서 본즉 그 곳에 한 사람도 없으니(왕하7:5)” 무슨 일이 있었는가 보니, 아람군대가 병거와 말들이 몰려오는 환청을 들었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크고 생생한지 애굽의 지원군대가 몰려온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 소리에 놀라 뒤도 안보고 달아난 것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아람 군대가 도망갈 때 얼마나 혼비백산으로 급하게 도망을 갔는지,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그대로 다 놓고 간 것입니다. 이들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을 운명의 사람들이었는데, 뜻밖의 큰 구원을 받게 된 것입니다.

본문이 주는 메시지는 믿는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구원도 이와 같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네 명의 나병환자들과 마찬 가지로 죽을 운명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구원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고백하기를 “나는 원래 죄인 중의 괴수였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무슨 말입니까? “나는 하나님의 구원도, 하나님의 택하심도 그 어떤 것도 받을 자격이 없었던 자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런 우리가 나병 환자들처럼 뜻밖에 하나님의 구원을 받고 오늘과 같이 이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된 것입니다.



2. 우리는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는 사명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원전 490년에 페르시아군과 아테네군이 마라톤이라는 벌판에서 전투를 벌인 결과 아테네가 승전하게 됩니다. 이 승전의 소식을 전하는 전령은 아테네까지 40km를 쉬지 않고 달려갑니다. 그리고 결국 거기서 절명하게 됩니다. 전령이 죽기까지 뛰면서 전쟁의 소식을 전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자기가 가진 소식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줄 만큼 기쁜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그 소식의 시급성 때문이었습니다. 전쟁터의 아테네 군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서 승리와 기쁨을 누리고 있을 그 시각에, 아테네 시는 아직도 고통과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승전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승전의 소식이 그들에게 전해질 때 그들 역시 살 수 있기 때문에 전령이 죽을힘을 다해 뛴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도 매우 흡사합니다. 죽을 줄로만 알았던 네 나병환자들에게는 구원과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그들은 풍성한 음식과 은금과 보화를 누렸습니다. 황제가 부럽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각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성 안에서는 여전히 지옥이었습니다. 6장 28절을 보면, “오늘은 네 아들을 먹고, 내일은 내 아들을 먹자”고 말합니다. 성안에는 여전히 좋은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것입니다. 아람 군대가 다 물러가고 평화가 임했다는 좋은 소식이 전해져야 하는 책임이 나병환자들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나병환자들은 위대한 결단을 합니다. “나병환자들이 그 친구에게 서로 말하되 우리가 이렇게 해서는 아니되겠도다 오늘은 아름다운 소식이 있는 날이거늘 우리가 침묵하고 있도다 만일 밝은 아침까지 기다리면 벌이 우리에게 미칠지니 이제 떠나 왕궁에 가서 알리자 하고(왕하7:9)” 이들은 구원의 소식을 침묵하면 성안의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말하기를 이 소식 전하는 것을 지체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아침까지 소식을 전하지 않으면, 벌이 자신들에게 임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나병환자들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말합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구원 받을 아무 자격이 없었는데 뜻밖에 구원을 얻었고, 하나님의 은혜로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성 밖에서 뜻밖의 구원과 축복을 누리게 된 나병환자들과 같습니다. 그럼으로, 우리들 역시 받은 구원의 소식을 지체하지 말고 전해야 합니다. 주님은 오늘도 네 명의 나병환자의 마음을 가지고 저 사마리아 성과도 같은 세상으로 달려가 소식을 알리길 원하십니다. 전도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소개하고 권하는 것입니다. 이런 축복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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