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 113> 국제시장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 113> 국제시장

정원교회 0 8728


며칠 전에 ‘국제시장’이란 한국영화를 이곳 영화관에서 보았다. 한국영화를 이곳의 영화관에서 보기는 이민생활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일단 그 사실만으로도 감개무량이었다. 영화는 할아버지가 된 주인공 덕수와 아내 영자의 대화로 시작한다. 옥상 벤치에 앉아 부산 앞 바다의 큰 배를 바라보며,, 저런 큰 배의 선장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노라 말하면서,, 그 꿈을 접어야 했던 자신의 삶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덕수는 한국전쟁 당시 흥남에서 남쪽으로 피난하는 와중에 등에 업고 있던 여동생을 잃고, 아버지는 여동생을 찾으러 배에서 내려간다.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어린 아들에게 입혀주며,, “이제부터는 네가 가장이다. 가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가족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는 죽음을 각오하고 어린 딸을 찾으러 떠난다. 결국 이것이 아버지와 아들의 영원한 이별이 되고 말았다. 가족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결연한 모습,, 덕수 가족은 부산 국제시장 안에 있는 ‘꽃분이네’라는 가게를 찾아간다.

 ‘꽃분이네’는 고모가 운영하는 가게로, 아버지가 그곳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덕수의 파란만장한 삶이 시작된다. 어린 가장으로서 구두닦이로 시작해서,, 독일 광부에,, 전쟁이 한참이던 월남에서 근무하기까지,,, 덕수는 자신의 모든 꿈을 접고,,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며,,, 오직 가족을 위해 헌신한다. 끝내 만나지 못한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노인이 된 덕수의 독백,,, “아버지,,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에,,”

영화 ‘국제시장’의 영어제목은 ‘ode to my father’다. 나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송가,,, 덕수는 ‘아버지’로서 자신을 희생해가며 가족을 지켜냈지만,, 자식들은 아버지를 모른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철없는 자식들과,, 완고해 보이는 아버지,, 그러나 자식들은 알아야 한다. 이러한 아버지가 있었기에, 그들의 오늘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버지의 사랑과 철없는 자식들,,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우리 신앙인들의 자화상이다. 아버지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어떤 분이신가,, 우리는 아버지에게 어떤 자식들인가,,, 아버지의 사랑을 모르는 자녀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아버지의 사랑을 정말 제대로 알고 있을까,,, 아버지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찾아오시고,, 십자가에 달리셨다.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기 위해서,,, 죄란 하나님에게서 벗어난 상태다. 죽음은 무엇인가? 육신의 삶이 끝나는 게 죽음이 아니다. 하나님에게서 영원히 떨어져나간 상태,, 영원히 버림을 받은 상태가 죽음이다. 깊고 깊은 어둠과 절망이라는 감옥에 영원히 갇히는 상태,,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받지 못하며, 영원한 고통 가운데 버려진 상태다. 이러한 죽음에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고, 십자가에 달리셨다.

그러나 우리가 자칫 놓치기 쉬운 사실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오셨을까,, “아버지,, 아버지께서 지으신 인간들이 저렇게 죄 가운데서 영원히 버림받아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인간세상에 찾아가서 저들을 구원해 오겠습니다. 그러니 저를 보내주십시오!” 아니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그 이전에 아버지의 뜻이 있었다. 죄인들을 구원하고자 하시는 뜻이 있었다. 

빌립보서는 예수의 성육신과 십자가의 죽음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8)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셨다. 아버지의 뜻,, 죄인들을 죽음에서 구원하셔서, 아버지의 거룩한 자녀로 삼으시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아버지의 사랑을 아시고, 그 사랑을 이루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찾아오셨고, 기꺼이 자신을 십자가에서 내주셨다. 십자가는 우리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 절정을 이룬 자리다. 우리의 모든 죄를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짊어지게 하시고, 죄에 대한 모든 심판을 집행하신 자리가 십자가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묵묵히 이 모든 심판을 받아내셨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버림 당하심,,, 하나님으로부터 영원히 버림받아야 할 자들은 바로 우리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버리심으로써,,, 죄인들을 죽음에서 구원하시고,, 우리의 아버지가 되셨으며, 우리를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자녀로 삼아주셨다. 십자가의 역설, 아버지 사랑의 역설이다.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 버려지심으로써, 허다한 죄인들이 영원한 버려짐에서 구원을 얻어, 아버지의 자녀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고, 우리는 아버지의 자녀, 가족이 된 것이다.

우리는 아버지를 알아야 한다. 아버지의 사랑을 알아야 한다. 빌립보서 2장 12절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들의 구원은 성령으로 인치시고, 성령을 보증으로 주셨기에 취소되는 법이 없다. 바닷물이 다 마르고, 해와 달과 별들이 다 떨어지고, 우주의 종말이 온다 할 지라도,, 결코 취소되는 법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천국에 이르기까지, 아직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할 날들이 남아 있다. 아직 걸어가야 할 인생의 여정이 남아 있다.

 그 남은 날들을 헛되게 살지 말아라,, 아버지의 사랑을 잊지 말아라. 그 사랑의 무게를 느끼며 살아라,,,,아버지의 사랑과 은혜가 가벼워지고 있는 오늘날, 영화 ‘국제시장’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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