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118 )-꿈을 사는 나그네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118 )-꿈을 사는 나그네

정원교회 0 2047

철인,, 사십 년 가까이 함께 살면서, 옆에서 보아온 아내의 모습니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몸을 혹사시키면서도 괜찮다고 하니,, 아내는 분명 철인이다. 그러다 이번에 이상이 좀 생겼다. 목숨하고 관련이 있는 이상은 아니지만,, 상당히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는 이상이 발견되었다. 자가면역질환이 아닌가 의심이 되는데,, 자가면역질환이란,, 신체의 면역시스템이 자신의 장기의 일부를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질환이다. 헐~~ 자기가 자기를 공격하다니,, (인간의 몸만 오작동하는 게 아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도 수시로 오작동한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몸에 이상이 생기자, 겁이 덜컥 났던 모양이다. 앞으로는 여행도 좀 다니고, 인생 재미있게 살자고 한다. 마냥 강하기만 할 것 같은 사람이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니,,, 미안하고 측은한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지난 일들이 떠오른다. 학창시절에 함께 고생했던 일들,, 시장 리어카에서 파는 치마 하나 사줬더니, 그렇게 좋아하던 모습,, 아내는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서 치마를 입지 못했다. 장모님이 바지만 입게 하셨던 것이다.

 여자로서 치마가 얼마나 입고 싶었을까,, 다음 날, 그 치마를 입고 병원 실습을 나왔는데,, 싸구려 티가 너무 나서,,,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다,,, 학창시절에 결혼을 해서 쪽 방에서 지내야 했다. 시장 지하식당에서 오징어볶음 일인 분을 시켜놓고, 둘이서 밥 일곱 그릇을 해치운 적이 있다,, 남들이 어떻게 보건,, 꿀맛이었다. 리어카에 짐을 싣고 이사 가던 일,, 그러다 나중에 열세 평짜리 아파트에 들어갔을 때의 기쁨은 잊을 수가 없다. 방이 두 개에, 무엇보다 자가용 화장실이 집안에 있었다. (여러 가구가 한 화장실,, 변소를 사용하는 일은 참,,, 뭐하다) 그 후 비교적 큰 집에서도 살아보았지만,, 그때의 기쁨에 비할 바가 아니다,,아내에게 잘 해준 일이 별로 없다. 항상 사고를 치는 건 나였고,, 아내는 뒤치다꺼리만 하고,, 자기 몸은 돌보지 않았다. 

요즘,,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부쩍 더 든다. 여보, 사랑해,, 혼자 속으로 중얼거려 본다. 한 평생 살면서 남는 건 사랑 밖에 없다. 사랑하며 살자,, 사랑하는 자에게는 기쁨이 있다. 인생이 긴 것 같아도,, 한 순간에 불과하다. 인생은 풀과 같고, 이 세상에서 누리는 육신의 영광은 풀의 꽃과 같다고 했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는 것처럼,, 아무리 화려한 인생도 풀처럼 마르고, 풀의 꽃처럼 떨어진다. 이 세상에서의 부귀영화도 잠시고,, 아무리 건강한 육체도 때가 되면 무너진다. 그러고 보면,, 삶이란 게 별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의 영광도, 고난도 잠시다. 전도자의 말처럼 인생이란 헛되고, 헛된 것인지도 모른다.,,, 인생이 이 세상에서의 삶뿐이라면, 인생이란 참으로 헛된 것이리라. 그러나 우리 육신의 장막이 무너지고 나면,, 우리에게는 영원한 영광의 새 세상이 펼쳐진다. 그때가 되면, 이 세상에서의 삶은 정말 꿈에 불과하리라,,, 

꿈,,, 학창시절,, 의사가 될 것이라는 꿈이 있었기에, 행복할 수 있었다,,, 사실 의학공부가 힘들었던 것 말고는,,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웠다,, 까짓,, 몇 년만 참으면,,, 부부의사가 된다,,, 부부의사가 가난하게 살았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다. 경제적으로 좀 힘들었지만,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탄탄대로,, 활짝 열려있는 앞날이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앞날에 대한 확신이 있는 자는 현실이 두렵지 않다,, 힘들지언정,, 미래가 너무나 확실하기에,, 모든 역경도 즐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확실한 꿈이 있기에 그렇다. 성도들이란 하늘이라는 영원한 꿈을 바라며 사는 자들이다. 그 꿈은 불확실한 미래가 아니다. 그 꿈은 내일 아침에 떠 오늘 태양보다도 더 확실한 꿈이다. 사도 바울은 언제나 이런 꿈 속에서 살았던 사람이다. 현실의 모든 고난과 역경을 꿈으로 이겨냈던 사람이다. 꿈의 사람, 바을은 고린도후서 5장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1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사람의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라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압니다. 4 우리는 이 장막에서 살면서, 무거운 짐에 눌려서 탄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장막을 벗어버리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덧입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죽을 것이 생명에게 삼켜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7 우리는 믿음으로 살아가지, 보는 것으로 살아가지 아니합니다.” (고후 5:1,4,7)얼마 전에 어느 분으로부터 상당히 심한 말을 들었다. 처음 만난 분인데, 보자 마자 입에서 독기를 뿜어낸다,, 목사ㄴ들은 다 도둑ㄴ들이야,, ‘ㄴ’이 님인지, 놈인지는 각자 상상하시라,,. 

뭔가 큰 상처를 받은 게 분명하다. 상대는 물론 내가 목사인 줄 알고 한 말이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목사입니다,,” 워낙 쎄게 나오니, 화는커녕 오히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목사들은 ‘ㄴ’이 ‘님’도 될 수 있고, ‘놈’도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손에 빠져 들어가는 것이 무서울진저(히 10:31),, 

꿈을 잃을 때,, 사람들은 본분을 망각하게 된다. 바보목사 한경직은 목사님이셨다,, 바보의사 장길려는 성도님이셨다,,, 그들은 꿈을 믿고, 꿈을 꾸며 살던 분들이셨다. 빈 손으로 왔다, 빈 손으로 가셨지만,, 누구보다도 풍성한 삶을 사셨던 분들이다. 참으로,, 많은 이들에게 풍성하게 삶을 나누어주며 사셨던 분들이다,, 영적으로도, 육적으로도,, ‘님’들은 진정,, 나그네의 삶을 살 줄 아셨던 분들이다.

꿈을 잃고 사는 자는 가장 비참한 사람이다.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꿈을 꾸며,, 꿈을 나누어주며 사는 나그네가 진짜 나그네다. “우리는 또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지금 서 있는 이 은혜의 자리에 [믿음으로] 나아오게 되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될 소망을 품고 자랑을 합니다.”(롬 5:2)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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