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소비자는 왕이 아니다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125> 소비자는 왕이 아니다

정원교회 0 1697
요즘 스마트폰시장의 경쟁이 치열한데, 휴대폰시장의 최강자는 누가 뭐라 해도 애플의 아이폰이다. 아이폰이 왜 최강자인가? 스마트폰의 선구자, 빼어난 디자인, 편리한 기능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은 고객의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뛰어난 기독교 지성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고든 콘웰 신학교의 조직신학과 역사신학 교수인 데이비드 웰스 박사는 ‘용기 있는 기독교’라는 책에서 현재 복음주의 진영에 일어나고 있는 교회의 문제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미국에서 시작해서 한국을 비롯해서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마케팅교회와 이후 새롭게 등장한 이머징교회다. 이중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마케팅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마케팅교회는 1975년 빌 하이벨스 목사가개척한 윌로우크릭교회가 원조다. 복음주의의 메시지는 보존하되, 세상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자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교회다. 핵심은 세상과 연결고리를 찾자는 것이다. 교회는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을 교회로 오게 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런데 교회를 찾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세상사람들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체, 사람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나홀로 거룩’을 외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케팅교회는 이런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생겨난 교회다. 

마케팅교회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교회도 세상사람들을 끌 수 있도록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기업경영의 원리다. 기업처럼 교회도 마케팅을 잘 해야 한다,,, 세상에 대해서 문을 활짝 열고, 그들이 호감을 갖는 분위기를 조성하자,, 고리타분한 옷을 벗어버리고, 현대인들이 호감을 갖도록 세련된 옷으로 바꾸어 입자,, 교회 분위기도 밝게 하고,, 여러 가지 문화시설도 갖추고, 문화콘텐트를 소개하고,, 교회 안에는 아름다운 카페가 있고, 현대음악이 울려 퍼지고,, 예배에는 많은 악기가 동원되고, 격식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하고,, 예배는 가급적 짧게 끝내자,, 특히 설교는 짧아야 한다,,,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는 교회’가 되자,,, 소위 ‘맞춤형 교회’, ‘맞춤형 예배’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고객이란 물론 교인들이다. 현대인들의 입맛에 딱 맞는 세련된 교회,, 기업들에게 소비자가 왕이듯이, ‘소비자가 왕인 교회’,, 교인들이 왕인 교회,, 이런 교회 다니면 얼마나 행복할까,, 

결과는 어땠을까? 대박이다,, 교회에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교회는 더 이상 고리타분한 곳이 아니다. 교회 가는 게 즐겁다,,, 그러다 보니 너도 나도 벤치마킹을 하게 되었다. 심지어 우리는 ‘크고 신나는 음악’과 ‘짧은 예배’를 제공한다고 선전하는 교회도 생겨나고, 목회자 세미나의 제목을 ‘마케팅 101’이라고 붙여놓고, 마케팅 전문가를 초청해서 강연을 듣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 교회들은 세상사람들에게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데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일은,, 그들에게 진짜 상품인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은 고리타분한 교리나 성경이 말하는 진리에는 관심이 없다. 성경말씀만이 유일한 진리다? 그들은 진리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삶 자체에 관심이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나? 교인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알아야 한다. 저들의 주요 관심사가 뭐지? 저들이 어떤 설교를 듣고 싶어하지? 교인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그들의 욕구를 잘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성경의 어떤 말씀들이 도움이 될까,,, 적절한 말씀들을 잘 추려내고 맛있게 요리해서, 먹기 좋은 음식으로 제공을 해야 한다. 경쟁사회에서 이기는 법, 절망과 좌절을 극복하는 법, 행복하게 사는 법,,, 결국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사는 방법을 전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지게 된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진리의 기둥과 터로서 진리를 선포해야 하는 교회가 본질을 놓치고 만 것이다. 진리를 놓친 것이다. 세상을 향해 대문을 활짝 연 교회가,, 원래 목적인 진리를 세상에 전하는 데는 실패하고, 오히려 세상의 가치관에 끌려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데이빗 웰스 교수는 이런 현대 마케팅교회의 문제를 두 가지로 요약한다. 내용을 조금 각색해서 소개한다.

첫째, 사람들이 교회를 찾는 이유는 믿음에 따른 유익을 얻기 위해서지,, 믿음, 그 자체가 아니다. 그러니 교인들의 현실적인 삶에 유익이 되는 설교에 초점을 맞춰라. 

둘째, 사람들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에게 죄에 관한 말은 가급적 하지 말아라. 그들에게 믿음이란 무엇인가,,, 죄의 문제와 회개와 거듭남 같은 골치 아픈 설교는 하지 말라. 교인들이 불편해 하는 내용은 전하지 말라. 믿음의 유익과 축복을 강조해라. 그래야 교인들이 좋아한다. 소비자는 왕이다!

교인들이 주인이고, 왕인 교회,,, 소비자 중심,, 교인 중심의 교회다. 그러나 교회는 철두철미 하나님 중심이어야 한다. 하나님이 왕이시고, 하나님이 주인이시다. 당연히,, 교인들이 원하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말씀, 진리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교회는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다. ‘거룩’의 첫째 의미는 구별됨에 있다. 세상 가운데 있으되, 세상과는 구별된, 세상에 속하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 모든 교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다. 교회에서는 소비자가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입니다.”(요한복음 17장 16, 17절)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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