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북상< 145>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북상< 145>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

일요시사 0 2342
주께서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하셨다. 인류구원이라는 십자가의 위대한 사역을 눈 앞에 두시고, 십자가의 고난을 이겨내시기 위해서 마지막 힘을 다해 기도하셨다. 땀에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같은 기도를 세 번씩이나 하셨다. 그 기도는 단순히 육신의 고통이나 죽음이 두려워서 하신 기도가 아니다. 그 기도는 육신의 고통이나 죽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영적 고통을 이겨내시기 위한 기도였다.

십자가는 인간들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이루어진 자리다. 주께서는 십자가에서 철저한 죄인의 신분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으셨다. 우리가 받아야 할 하나님의 진노를 주께서는 십자가에서 받아내셔야 했다. 이 방법 외에는 죄인들을 하나님의 진노에서 구하실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임하시는 하나님의 진노가 어찌나 준엄한 것인지, 주님조차도 그 진노만큼은 피하고 싶으셨다. 그러나 주께서는 이 일을 위해서 이 세상에 오신 분이시다. 

이제 주께서는 이 사명을 감당하시기 위해서,,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내시기 위해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모든 힘과 영혼을 쏟아내시며 기도하셨다. 하나님의 진노 앞에 주께서는 울부짖으셨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리셨다고 부르짖으셨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는 그 만큼 준엄한 것이다. 

우리가 받아야 할 진노였다. 성경은 우리가 다 본질상 진노의 자녀였다고 말하고 있다(엡 2:3). 주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말의 의미는 이러한 하나님의 준엄한 진노에서 우리를 구하셨다는 뜻이다. 주께서 진노를 받으심으로, 하나님의 진노의 자녀였던 자들이 하나님의 사랑의 자녀로 바뀌게 된 것이다. 영원한 진노의 불 심판에 던져져야 할 자들이,, 영원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 

주께서는 이제 이 사명을 위한 마지막 밤을 맞이하고 계셨다. 죄인이 되어 밧줄에 묶이신 채로, 주께서는 안나스 앞에 서서 심문을 받고 계셨다. 하나님의 진노의 심판대에 서시기 전에, 먼저 인간의 심판 앞에 서야 하셨다. 주께서는 묵묵히 모욕과 모멸을 참아내셨다. 아니, 참아내지 않으면 안 되셨다. 

주께서 심문을 당하고 계신 때는 추운 밤이었다. 같은 시간에 베드로는 불을 쬐며 심문 당하시는 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저 사람이 누군지 모르오,, 주를 부인하며, 불을 쬐고 있었다.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깊고 깊은 밤이었다. 

십자가,,, 하나님께 버림 당하는 처절한 자리다. 그러나,,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마지막 밤조차도,, 주를 외면하고 있었다. 그 밤은 모든 사랑을 다 주었던 제자로부터도 부인 당하시는,, 눈물겹도록 잔인한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베드로가 주를 부인하는 사이 날이 밝아왔다. 베드로가 주를 세 번 부인하니 곧 닭이 울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세 번의 기도,,, 베드로의 세 번의 부인,,, 주의 기도는 단지 십자가의 고난을 이겨내시기 위한 기도만은 아니었으리라,, 그 기도는 제자조차 자신을 버리는 잔인한 밤을 이겨내시기 위한 기도도 되었으리라,,, 하늘로부터도 버림 당하시고, 땅으로부터도 버림 당하시며,, 주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추운 밤을 그렇게 보내셔야 했다.

그 밤은 주께서 인류의 죄를 뒤집어쓰고 겪게 되실 십자가의 어둔 밤과도 같았다. 그러나 그 밤은 주께서 베드로와 이 땅의 모든 죄인들을 품는 밤이었다. 잔인한 밤이 지나고, 새 아침이 밝아왔다. 주를 부인하던 베드로의 어둔 밤에도 새 아침이 밝아왔다.  

마태복음 26장 74-75절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가 저주하며 맹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 곧 닭이 울더라. 이에 베드로가 예수의 말씀에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더라” 

베드로는 심히 통곡하였다. 자신의 믿음이 얼마나 연약한지 통감하는 순간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라 나섰던 베드로,, 주를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도 바치겠노라고 맹세했던 베드로,, 칼을 뽑아 들고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베었던 베드로였다. 그러나 계집종의 말 한 마디에 주를 부인하고, 종의 말 한 마디에 저주하고 맹세하며 주를 부인한 베드로,,, 저주하고 맹세하며 부인했다,,, 그 밤은 베드로에게도 잔인한 밤이었다. 누구보다도 주를 사랑하며 따랐던 베드로였지만, 그 마지막 밤에 베드로는 주를 부인하고 있었다. 그 밤은,, 그 밤은,,, 홀로 불을 쬐며,, 주를 부인하는 추운 밤이었다. 

새벽 닭이 울었다. 베드로를 깨우는 주의 음성이 들려왔다.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눈 앞의 작은 두려움 앞에서 너무나도 쉽게 주를 버리는 자신의 연약한 모습,,, 강한 의지도, 결단력도, 결심도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자신의 무력함과 무능함을 뼈저리게 절감하는 이 순간이야말로 말할 수 없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자신이 철저하게 무능한 자임을 통감하는 그 순간, 베드로는 주를 다시 만나게 된다. 이제 다시는 주를 배반하지 않으리라,,, 오직 주만을 위해서 살겠노라,,,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주를 따르리라,,,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순교하기까지 다시는 주를 부인하지 않았다.

베드로는 통곡하였다. 아파하며 울부짖었다. 그 통곡은 잠자던 영혼이 깨어나는 아픈 울부짖음이었다. 그 아픔, 그 울부짖음, 그 통곡은 죄에서 깨어나는 아픔이었다. 비겁함에서 깨어나는 울부짖음이었으며, 주를 새롭게 만나는 통곡이었다. 

주께서 보내신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토록 잔인하고 추운 밤이었지만, 그 밤은 베드로를 품는 은혜의 밤이었다. 통곡의 아침, 은혜의 아침,,, 우리 모두가 맞이해야 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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