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묵상; 진리가 무엇이냐...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묵상; 진리가 무엇이냐...

일요시사 0 2310
지난 20일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대학교의 총학생회장에 김보미라는 여학생이 86.8%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당선되었다. 김양은 지난 5일 공동간담회에서 자신은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서울대가 구성원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저는 레즈비언이라고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린다" 그 동안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는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무산되거나 연장투표를 했었는데, 연장투표 없이 본 투표에서 당선자가 결정된 것은 18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김양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당당하게 밝힌 것이 많은 학생들의 압도적 지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같으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며 이런 사실을 숨기고 지냈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자신의 이런 모습을 밝히는 것이 당당해 보이고, 이런 용기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동성연애자 같이 사회에서 격리된 소수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취향과 권리가 인정되는 쪽으로 현대사회는 흘러가고 있다. 

빌라도는 예수에게 “진리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질문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큰 도전으로 들려오고 있다. 빌라도의 질문은 얼핏 진리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말 같지만, 사실은 진리에 대한 비웃음이기 때문이다. 당시 로마는 서방세계를 군사력으로 점령하고 있던 제국이었지만, 그들의 가치체계를 점령하고 있던 것은 헬레니즘, 즉 그리스의 사상과 문화였다. 헬레니즘은 철저하게 인간중심주의의 가치체계다. 빌라도는 진리를 알고자 하여 물은 것이 아니다. “네가 말하는 진리가 뭔데?” 하며 코웃음 친 것이다. 

이번에 서울대학교에서 일어난 일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오늘날의 가치체계를 대변하는 웅변이다. 빌라도가 예수에게 “진리가 뭔데?” 하며 비웃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기독교의 진리는 세상으로부터 비웃음을 당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에서 이것만이 참 진리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은 절대진리에 대한 거부다. 나도 옳고 너도 옳다는 상대적 진리와 혼합주의가 21세기의 큰 사상적 흐름이다. 

오늘날 세상사람들은 진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나고 있다고 믿는다. 기독교도 많은 종교 중의 하나일 뿐이다. 기독교만이 진리가 아니라, 불교도, 이슬람교도, 힌두교도 다 진리다. 이런 시대에서는 진리란 이런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이란 설 자리가 없다.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바 소신이 진리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영국의 신학자이며, 철학자며, 시인이었던 G. K. Chesterton이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문제는 아무 것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아무거나 믿게 된다는 것이다.” Chesterton의 말처럼, 아무 것이나 자기 소신대로 믿는 것이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이 오늘날 가장 심각한 문제다.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이 세상에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떠난 진리는 없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보수적인 기독교 집단은 세상사람들과 기독교 내의 자유주의자들로부터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참 진리는 거짓과 타협할 수 없기 때문에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 

‘진리’는 히브리어로 ‘에메트’라고 하는데 ‘불변하고, 확고하며, 확실한 것으로서, 신뢰할 만 한 것으로 증명된 것’이라는 뜻이다. 진리란 변할 수도 없고, 흔들릴 수도 없으며,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것이 아니다. 진리란 변하지 않는 것이며, 확고하고 확실한 것이다. 각자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고 해서 진리가 아니다. 

주의 나라가 세상에 근거한 나라가 아닌 것처럼, 진리도 세상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다. 주께서 하늘로부터 이 세상에 찾아오신 것처럼, 진리도 하늘로부터만 올 수 있다. 하늘로부터,,, 그렇다. 진리는 세상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온다. 온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만물의 주인 되신 하나님만이 진리이며, 그분만이 진리를 나타내실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서 자신을 나타내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경을 떠나서는 그 어느 것도 진리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개나 소나 진리를 말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살아계신 하나님과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성경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진리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단지 성경으로만 자신이 진리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진리이신 그분께서 육신이 되어 이 세상에 찾아오셨다(요 1:14). 

세상이 처음부터 악했던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진리의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요 1:1-3). 진리로 창조된 세상이 악해진 것은 인간의 타락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 5:12) 세상은 진리로 지어졌지만, 인간의 죄로 인해 세상은 죄와 사망이 지배하는 나라, 진리와는 상관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그 결과 세상은 진리를 받아들일 수도 없고, 진리를 거부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것이 세상의 본질이다. 

주께서는 진리가 없는 세상에 진리를 증거하시기 위해서 직접 찾아오신 것이다. 진리란 예수님 자신이다. 주께서는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러 오셨지만, 세상은 진리의 음성에 관심이 없다. 진리가 없어서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진리의 말씀은 오늘도 곳곳에서 힘차게 선포되고 있다. 그러나 오직 진리에 속한 자만이 진리를 들을 수 있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함이로라. 무릇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느니라”(요 18:37)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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