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예수의 십자가, 시몬의 십자가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158> 예수의 십자가, 시몬의 십자가

정원교회 0 23324

요한복음 19장 17절에 보며, 예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히브리 말로 골고다라고 하는 곳에 나가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자기의 십자가,,, 인류구원을 위한 십자가, 예수님께서 지실 십자가다. 분명 그 십자가는 다른 누구의 십자가도 아닌, 예수의 십자가다.그런데 다른 복음서들은 구레네 사람 시몬에게 십자가를 지게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누가 십자가를 진 것인가,,, 구레네 사람 시몬인가, 예수님이신가? 예수님께서 자기 십자가를 홀로 지고 가신 것인지, 시몬이라는 사람이 대신 지고 간 것인지, 아니면 예수님과 시몬이 함께 지고 간 것인지,,,

마태복음 27장 32절에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을 만나매, 그에게 예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워 가게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언뜻 시몬이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것처럼 보인다. 마가복음 15장 21절에 보면, 억지로 (그들과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게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태와 마가는 구레네 사람 시몬에게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또, 누가복음 23장 26절은 그에게 십자가를 지워 예수를 따르게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앞에서 걸어가시고, 시몬이 대신 십자가를 지고 따라갔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런데 오늘 17절에서는 예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가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요한은 시몬이 십자가를 지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그럴 수는 없다.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가셨다는 사실을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일견 상충되어 보이는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의 기술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 것인가,,,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채찍질을 심하게 당하셨다. 거의 초죽음의 상태에서 십자가를 홀로 지고 가실 수가 없었을 것이다. 로마군인들도 이를 알고, 마침 지나가던 구레네 사람 시몬에게 십자가를 지게 한 것이다. 그렇다고 예수님을 대신해서 시몬이 홀로 십자가를 졌다는 뜻은 아니다. 누가복음의 기록처럼 시몬에게 십자가를 지워 예수를 따르게 한 것이다. 즉, 예수님께서 극도로 지친 상태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데, 십자가가 땅에 끌려 홀로 지고 가실 수는 없었다. 시몬은 뒤에서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라가게 된 것이다. 홀로 힘겹게 끌고 가던 십자가를 뒤에서 누군가가 들어주니, 주님께서는 얼마나 힘이 나셨을까,,, 

복음서들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주님께서는 자기의 십자가를 남에게 넘겨주신 것이 아니다. 주님께서 앞에서 힘겹게 끌고 가시던 십자가를 시몬이 뒤에서 함께 지고 따라간 것이다. 시몬은 곁을 지나가다가 주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십자가,, 시몬의 십자가가 아니라, 예수의 십자가다. 천지창조 이래 하나님께서 하신 가장 위대하신 일이 십자가 사건이다.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는 인류구원이라는 하나님의 대과업을 이루는 위대한 사명의 십자가였다. 주님께서는 오늘날 우리에게 물으신다. “누가 나를 도와 나와 함께 이 사명의 십자가를 함께 지겠느냐?” 물으신다. 주의 부르심을 받아 주를 따르는 자들은 모두 주와 함께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는 시몬이다. 

십자가는 무겁고,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는 일은 힘이 든다.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자리도 아니고, 세상의 영광을 구하는 자리도 아니다. 때로는 비난과 모욕과 멸시와 천대와 박해를 당하기도 하는 자리다. 그러나 그 비난과 모욕과 멸시와 천대와 박해는 나 홀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당하는 고난이다. 사도 바울은 말한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다.”(롬 8:17b)

주님께서는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하나님이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든 영광을 내려놓으시고, 오직 하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셔서 자기를 비우시고, 자기를 낮추시며, 자기의 십자가를 지셨다(빌 2:5-11).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8:34). 주님과 함께 지는 십자가는 먼저 자기를 부인하고 지는 십자가다. Self-deny,,, 자기부인,,, 자기를 부인하기에는 우리 안에는 자기가 너무 강하게 살아있다. 주님을 따른다고 말하지만, 자기를 부인하지는 못 한다. 주님들 따른다 하지만, 자기 십자가는 지지 않으려 한다. 자기 십자가란 시몬의 십자가요, 예수의 십자가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완전히 부인하시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신 것처럼, 주를 따르는 자들은 자기를 부인하고 주님과 함께 주의 십자가를 질 수 있어야 한다.

주와 함께 지는 십자가는 물론 영광의 십자가다. 그러나 그 영광은 주의 영광이지 나의 영광을 구하는 자리가 아니다. 교회에서 자신의 영광을 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주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가 서로 영광을 취하고, 유일하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영광은 구하지 아니하니, 어찌 나를 믿을 수 있느냐?”(요 5:44) 자신의 영광을 구하는 자는 주를 보지 못하는 자이며, 참으로 주를 믿는 자도 아니다. 

주와 함께 십자가를 지는 것은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자들은 자신의 영광이 아니라, 주의 영광을 구하는 자들이며, 자기를 부인하고, 주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주를 따르는 자들이다. 

주님께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기를 비우시고 낮추시며, 오직 하늘 아버지의 뜻에만 순종하셨다.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도 자기를 비우고, 자기를 낮추며 오직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수 있는 순종의 십자가다. 십자가는 자신을 내려놓은 자리이며, 자신을 낮추는 자리이며, 순종의 자리다. 주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은 모두 각자 지고 주를 따라야 할 자기의 십자가가 있다. 그 십자가는 바로 예수의 십자가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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