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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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의 얼굴이었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5) 목사와 가족들이 주요 직책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한국 교회는 '조용기 이후' 시대를 맞게 됐다.





경제적 압축 성장 신화의 주인공으로 늘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정주영 현대그룹 전 회장이 거론되듯이 조용기 목사는 한국 개신교 초고속 성장의 상징이었다. 조 목사는 1958년 5월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서 훗날 자신의 장모가 된 최자실 목사와 함께 천막에 교회를 열어 80만 신자가 모이는 세계 최대 교회를 일구었다. 그래서 그는 구약 성경에서 골리앗을 이긴 다윗을 본따 '조다윗' 또는 '전도왕'으로 불렸다.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메시지는 '3박자 축복'으로 상징된다. '예수 믿어서 물질(돈) 축복과 건강 축복, 구원 축복을 동시에 얻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빛만큼이나 그가 드리운 그늘 또한 짙다. 한국의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온갖 비리 등으로 지탄을 받게 됐고, 조 목사와 그 가족들은 그런 비난의 표적이었다. 따라서 그는 한국 개신교 성장의 주역이지만 지탄의 주역이 된 셈이다.

조 목사의 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교회개혁실천연대의 공동대표 오세택 (두레교회) 목사도 애초는 조 목사 시대를 여는 데 일조했던 이들 중 한명이었다.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참 이단 시비에 휘말려 있던 시절인 1985년 당시 고신대생이던 오 목사는 동료 고신대생들과 함께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졸업여행을 감으로써 조 목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데 일조한 바 있다. 고신교단은 일제 때 신사참배를 거부해 순교한 주기철 목사 등을 낳은 교단으로 이단의 가늠자 구실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에, 조 목사는 당시 고신대생들을 직접 안내할 정도로 반기고 챙겼다.

그런 구연에서 벗어나 이번에 조 목사 사퇴운동을 이끌었던 오 목사는 "그동안 외적 성장에 매달려 본질을 놓쳐버렸다"며 "다시 '교회가 뭔지', '복음이 뭔지' 담론을 만들어갈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타락할 때는 늘 새로운 신학이 나왔다"며 "제도와 시스템의 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세속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구원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기독교인들 대부분이 '이기적 개인의 욕망과 맞아떨어져 죄를 용서받고 천당 가는 것이 구원'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는 성경에 나온 구원관 7가지 중 2가지에 불과하고, 70%는 자기애와 집착을 극복하고 타자애를 발견해 새롭게 되는 것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 세상에 맞서 타자애를 이뤄 억압과 착취와 폭력을 없애고 나누고 섬기는 새하늘 새땅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교회"라고 말했다.

불통에서 소통으로 나아가는 것도 새로운 개신교의 과제로 제시됐다.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인 이정배(감신대) 교수는 "이제 성장이 아니라 성숙의 시대"라며 "믿음으로 만사형통해진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믿음 자체를 더 깊이 성찰하고 사회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성숙함을 가질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한국 교회는 너무 거대해진 짐을 내려놓고 자기 비움으로 단순해져야 하며 그래야 이웃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장인 김진호 목사는 "'대형'이어야만 한다는 규모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져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고 작은 것이라도 서로 소통해 함께 향유하려는 수평적 네트워크와 연대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수평적 네트워크는 대형이나 패권적인 가치보다는 작고 열려 있음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 기독교사상 > 주간인 한종호 목사는 "조용기 목사와 같은 카리스마가 아니더라도 다른 시스템을 통해 '또다른 조용기'의 권세를 꿈꾸는 구시대적 인물들이 있는 게 현실이지만 나름대로 영향력을 갖춘 영락교회 담임 출신 임영수 목사가 양평에 모새골을 만들고,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가 가평에 필그림하우스를 열고, 김진홍 목사가 동두천에 수도원을 준비하는 등 복음주의권에서도 외적인 것보다 내면을 성찰하는 영성수도원 운동이 확산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의 흐름으로 감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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