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원병의 아침 묵상 154 ] 헌법수호의 의지

기독교


 

[ 채원병의 아침 묵상 154 ] 헌법수호의 의지

일요시사 0 772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 10, 모국에서는 대통령 파면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 있었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의혹에서 시작하여, 4개월 만에 대통령의 파면으로 끝이 났다. 이번 파면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부녀 대통령,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씨는 대한민국 최초의 탄핵 대통령이 되었다. 탄핵 당해 마땅하다는 생각이었지만, 막상 파면이 선고되자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국민이 분열되어 극단적인 대립양상을 보이고, 친박집회의 과격한 시위로 인해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나라가 이토록 큰 혼란에 빠지기 전에, 대통령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의 단합을 호소하며, 하야하는 결단을 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대통령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끝까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기를 지지하는 계층을 자극함으로써, 국가를 더욱 혼란에 빠트렸다. 법의 결정 앞에 순종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자신의 잘못과 부덕함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모든 국민이 헌재의 판결을 승복하여, 힘을 모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워나갈 것을 호소하는 모습이라도 싶었다. 아쉽게도 이런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 후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다, 뒤늦게 대변인이라는 사람을 통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국민의 90% 이상이 탄핵에 승복해야 한다는데도, 오히려 불복의 의지를 표명하며 극소수의 자기 지지자들을 더욱 충동질하는 행태를 보였다.

 

박근혜씨는 대통령으로서 수많은 잘못이 있었지만, 파면을 당하게 된 핵심 사유는 헌법수호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박근혜씨는 헌법수호의 의지보다는 자기수호의 의지가 더 강한 사람으로 보인다. 법과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일 줄 모르는, 참으로 목이 뻣뻣한 사람이다.

 

헌법수호의 의지,,, 헌법이란 국가를 지키는 근간이 되며, 헌법수호의 의지는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직결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국가에는 헌법이 있듯이, 하나님 나라에는 하나님 나라의 법이 있다. 하나님 나라의 법은 하나님의 나라를 지키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킬 때, 그 나라가 튼튼한 것처럼,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 하나님 나라의 법을 잘 지킬 때, 하나님의 나라도 튼튼하게 서게 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서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국민주권주의에 헌법의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주권이 하나님에게 있는 하나님주권주의에 근거한다. 헌법이 국민의 뜻을 반영하듯이, 하나님의 법은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헌법수호의 의지,,, 하나님의 법, 즉 하나님의 뜻을 잘 따르는 것을 순종이라 하고, 하나님 나라에서 헌법수호의 의지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순종으로 나타나게 된다.

 

출애굽기 32 9, 10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이 백성을 보니 목이 뻣뻣한 백성이로다. 그런즉 내가 하는 대로 두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를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

 

목이 뻣뻣한 백성,,, 하나님의 법,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는 백성이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는 크게 진노하시며 그들을 진멸하시겠다고 하셨다. 한 마디로 헌법수호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기적을 행하시고, 홍해를 가르시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셨다. 그들은 모세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하고 계심을 믿었고, 자연스럽게 모세를 의지하게 되였던 것이다. 그런데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받기 위해 시내 산에 올라간 지 오래 되었는데도 내려오지 않자,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금송아지다. 모세를 대신해서 위로를 받고, 의지할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불안한 마음을 이겨내고, 의지할 무엇인가를 찾으려는 것이 금송아지의 의미다. 이런 의미에서, 박근혜씨도 자신의 금송아지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친박이라는 금송아지를 보면서 불안한 마음을 극복하고, 위로를 얻고, 그들을 의지하려는 것은 아닐까?

 

금송아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금송아지라는 우상을 만든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는 눈에 보이는 그 무엇인가에서 위로를 받고 싶고, 의지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어리석음이며, 언약함이고, 우상숭배의 본질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양이 아니고, 송아지였을까? 고대 근동지역에서 송아지는 넘치는 힘과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뉴욕의 월 스트리트에는 힘이 넘치는 숫소 동상이 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아이쿠!” 싶었다. 돈과 파워와 정력을 상징하는 송아지가 뉴욕의 증권가에 서 있다니,,, Money, Power, Sex,,, 금송아지가 상징하는 것들이다. 금송아지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사회 곳곳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기독교도 예외는 아니다. 금송아지로 대표되는 우상숭배는 마음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 하나님보다 사람이나 물질 등에 의지하려는 것이 본질이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실제로는 하나님보다 특별한 사람이나, 돈이나, 권력을 더 의지하는 것이 모두 금송아지를 의지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지만 사실은 금송아지를 더 의지했던 이스라엘과 우리도 별로 다를 바 없다. 그러고 보면, 우리야말로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는 계명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헌법수호의지가 없는 자들이고, 순종하지 못하는목이 뻣뻣한 자들들이며, 하나님보다 돈을 더 좋아하는금송아지 숭배자들인 것이다.

 

인간은 생각보다 연약하다. 하나님을 확실히 믿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눈에 보이는 돈을 더 의지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보다 눈에 보이는 현실에 더 집착하게 된다. 골로새서 3 2절은 말한다.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하늘에 속한 자답게 너희가 속해있는 진짜 나라인 하늘의 것, 하나님 나라의 일을 생각하고, 잠시 살다 가는 땅의 것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면서 생각해본다. 우리에게헌법수호의 의지는 얼마나 있을까,,,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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