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성가정성당 설립 25주년을 축하하며 오클랜드 교구장 Pattrick Dunn주교
일요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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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16:55
(2016년 7월 17일 은경축 기념미사 강론)
찬미예수님!
서기 2000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2000주년을 맞은 위대한 기념의 해였습니다. 교황 바오로 2세께서는 대희년(大喜年)에 우리가 해야 할 세 가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우리는 과거에 감사해야 하며
둘째, 열정의 현재를 살아야 하고
셋째, 희망의 미래를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한인 공동체의 은경축을 기념하며, 위의 세 가지를 묵상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한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꿈을 기억해야 합니다.
25년 전에 오클랜드 한인 가톨릭공동체는 소규모였지만, 신자들의 집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을 시작으로 몇 년 후, Ponsonby 에 있는 Sacred Heart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나는 이 아름다운 성전과 사제관, 부속건물들이 공동체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으로 이루어졌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곳 뉴질랜드에 정착한 한인들을 위해 헌신하는 부산교구의 손태성 다미아노 신부와 다른 신부님들께도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우리는 성가정성당의 은경축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해오거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호주나 북미 등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유동성이 매우 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 뉴질랜드에 정착한 가족들은 2세대에 이르면서 각종 언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계실 것입니다. 아이들은 현지 학교에 다니면서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고, 한국어를 영어 발음하듯 말하기도 합니다. 자녀들은 자신들의 정체성 즉 자신들이 키위인지 한국인인지 또는 이도 저도 아닌 중간에서 많이 혼란스러워 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민족이나 가족들에게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문화의 세속적인 가치관이 많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아직도 가톨릭신자로 살아가기를 원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부담은 나의 가족 그리고 여러분의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큰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젊은이들이 어떻게 그들의 인생을 살아내고 길을 찾아가는지 지켜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요한 바오로 2세 께서는 “우리는 희망의 미래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상기시키십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에서와 같이 주님은 우리의 인생여정에 늘 함께 하신다고 하셨으니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콜로새서에서 “그 신비는 여러분 가운데에 계시는 그리스도이시고, 그리스도는 늘 영광의 희망이십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1독서에서는 주님께서 아브라함과 사라를 찾아오셔서 아들 이사악을 약속해 주십니다. 복음말씀에서는 주님께서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을 방문하십니다. 우리도 때로는 마르타처럼 너무 일상에 바빠서 주님께서 우리의 삶에 현존하심을 깨닫지 못하고 감사함을 잊고 살아가곤 합니다.
오늘 우리는 지난 25년간 한인 성가정성당 공동체를 훌륭하게 키우고 발전시켜온 것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희망 있는 미래를 바라보고, 주님께서 항상 우리의 삶과 가족 안에 함께 계심을 깨닫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오클랜드교구 안에서 한인 성가정성당을 훌륭하게 키워내고 자리잡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성가정성당 교우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