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멘토; 오클랜드 성가정성당
오클랜드 성가정성당 09) 273 5501
고국은 불볕더위인 한 여름이고, 이곳 뉴질랜드는 습하고 추운 한겨울입니다. 인생의 멘토에 대해서 묵상해 볼까 합니다. 다음은 가톨릭 영성 상담 심리소장, 홍성남 신부의 방송 말씀 요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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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인생길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필수요건은 세 가지라고 하지요. 하느님, 친구 그리고 멘토입니다. 멘토에 대한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은 가까이 말라. 자기 인생도 잘 못 챙기는 초보자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물어봐야 대답해 주는 사람은 아마추어지만 고수이다. 프로 멘토는 내가 돈을 내야 대답해 준다."
이 농담이 사실이기도 하다는 것은 수영장을 가 보면 압니다. 수영을 배우러 갔는데 이러쿵저러쿵 조언하려는 사람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보면 개헤엄을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수영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남에게 신경을 안 쓰고 자기 운동을 하느라 바쁩니다. 수영 코치들은 강습비를 내야 가르쳐주고요. 그래서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인생길에 조언을 구할 멘토를 구하려고 한다면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생의 의미를 배우려고 하는 열망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영성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배우는 사람들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배우려는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삶 속에서 배움을 얻으려 하고 해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두려움, 후회와 싸우고 의미와 사랑과 용기를 추구하며 상처와 상실,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이해하려 애를 씁니다.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를 찾고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발견하려고 시도합니다. 삶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잘못된 길을 따르다 보면 삶의 의미 따위는 없으며 행복은 그저 환상에 불과하다고 여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갑자기 행복해지거나 부자가 되거나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기 자신과 더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삶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더 즐겁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삶의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삶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삶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되는 것인데 그때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입니다."
마음의 평안함을 얻은 사람은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은 모든 것을 벗어날 수 없는 한계적 존재입니다. 불완전함에서 태어나 불완전한 상태로 떠나야 하는 존재입니다. 더욱이 무의식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정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그냥 자기 인생을 끌어안고 데리고 갈 뿐인 것입니다.
그럴듯한 외모와 풍채를 가진 달변의 어떤 인물을 찾는다면 자칫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런 이들은 대개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아는 양하지만 자기 인생도 잘 챙기지 못하는 못난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 내 인생의 답은 자신이 찾아야지 다른 사람이 해주는 말에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배움을 얻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 그런데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직 나만의 여행인 것이다."
이 말을 잘 새겨들으셔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떠나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떠나라는 말은 인생의 의미를 알려면 혼자만의 여행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의 말에 아무런 생각 없이 순종하는 것은 주인의 삶이 아니라 노예의 삶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