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옥 변호사의 이민칼럼 자녀의 훈육과 체벌
일요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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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2 18:31
필자와 같이 성인이 되어 뉴질랜드를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하여 이민을 온 경우는 생활방식과 가치관이 한국의 문화와 생활에 근간을 두고 있기때문에 뉴질랜드 현지사회가 새로운 이민자에게 원하는 사회통념과 가치관의 형성을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사랑의 매를 드는 것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 말씀을 안듣는다 하여 벌을 받거나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아본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사회가 몸둥이를 들어가면서까지 자녀교육을 시키지 못하도록 많이 규제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뉴질랜드의 법이 허락하는 범위와 한국의 그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뉴질랜드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전혀 사랑의 매를 들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삼백대의 매
한국일보의 2005년 3월 19일자에 기고한 한 여기자의 글-[화성에서 온 아빠, 금성에 사는 아들]-은 어린자녀의 교육을 위해 남매와 아내를 캐나다 밴쿠버로 보내고 힘들고 외로운 ‘기러기 아빠’가 되었지만 캐나다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춘기를 보낸 아들과 한국의 아버지 사이에 가로놓인 커다란 가치관 또는 문화적 이질감이 끝내는 아동학대협의로 아버지가 기소된 사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용인즉, 처음 아들이 수업을 빼먹고 밤늦게 나돌아다니고 엄마에게 대들기까지 하여 100대의 매로 아들의 이탈을 막아보고자 했으나 바뀌지 않자 다시 300대의 매를 때렸고 결과적으로 엉덩이부터 발목까지 피멍이 들어 제대로 걷지도 앉지도 못하게 되어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학교 교직원이 아동복지국에 신고하여 아버지가 기소되었습니다.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영어도 잘 않되는 이곳 뉴질랜드. 낯선 이국만리 외국땅을 밟아 힘든 노동일을 해가며 자녀가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을 보며 학교공부도 점차 잘해 가는 것을 보는 재미로 낙을 삼아 살아가다가도 현지화되어가는 아이들의 가치관과 사랑의 매를 들라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듣게 되고 내속으로 난 자신인가 야속해 하는 것이 이민1세대가 겪는 커다란 고충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이럴 때면 이민온 것에 대한 회의가 밀려옴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겠지요. 자녀에게 부모의 고향과 사촌들과의 교분을 위해 매년 한국을 방문하게 하면 좋겠지만 형편이 어렵다면 가정에서는 한글을 가급적 사용하도록 하고 한국의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이민 1세대 또한 틈틈히 영어공부를 하거나 현지인과의 교류를 통하는 등 다각적으로 사고와 가치관이 현지화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적절한 체벌
뉴질랜드에서 부모가 자녀의 훈육을 위해 ‘사랑의 매’를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법률근거는 바로 형사법(Crimes Act 1961) 제59조입니다. 관련 조항은 부모가 자녀의 훈육을 위해 처해진 상황에 따라 적절한 체벌을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적절한가는 처해진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되며 뉴질랜드 사회가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기준임을 고려한다면 쉽게 결정하여 훈육을 위해 매를 들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형사법 제59조가 허용한 부모의 체벌권한을 축소 또는 패지하자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꼭 필요할 때만 약간의 채벌을 가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1989년에 제정된 교육법(Education Act 1989)에 따라 부모 또는 법정후견인(Legal Guardian)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훈육을 한다는 명분으로 취학아동에게 체벌을 가할 수 없습니다. 다시말해, 교육법이 시행된 1989년 10월 1일 이후 교사는 학생들의 훈육을 목적으로 체벌을 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을 제어하고 규제하는 것이 법률임을 인정한다면 현지생활을 위해 정확한 법률지식의 습득이 필수라는 것도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교민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그 대상을 현지인으로 확장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관련 분야에 대한 탄탄한 법률지식이 요구됩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법무법인 필립리
대표 변호사 이관옥
문의전화: (09) 8800 777
본 칼럼은 뉴질랜드 법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이며 독자 개개인을 위한 법률자문이 아님을 밝혀드립니다. 따라서 필자는 글의 내용에 대한 일체의 법적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이관옥 변호사에게 있으며 필자의 명시적 서면 동의 없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및 인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