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아동학대에 관한 증거확보와 법적조치
[Q] 얼마 전 아이와 함께 키즈카페를 갔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혼자 놀고 제 아이를 다른 7세 아이가 툭 치고 지나갔고, 이로 인해 제 아이의 얼굴이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사이 다른 아이와 부모는 사라졌습니다. 아이가 이렇게 다쳐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키즈카페의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A] 아이가 다친 모습을 직접 보셔서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습니다. 키즈카페 특성상 부모가 계속 아이들을 따라다니기 어려워 이런 일들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7세 아이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한지를 설명해 드립니다.
첫 번째로 7세 아이는 형사 미성년자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미성년자는 만 19세 미만의 아이들을 의미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이별로 형법과 소년법상 처벌 여부가 달라집니다.
먼저 만 10세 미만의 아이들은 형법상 형사처벌이나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모두 받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보호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만이 가능합니다(형법 제9조,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
두 번째로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아이들은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형법상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법상 보호처분은 받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아이들은 범죄소년이라고 해서 형법상 형사처벌과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모두 받을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는 보호처분의 대상이고 사안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가해 아동의 나이가 7세인 까닭에 경찰에 신고해도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려우실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민사상 책임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5세 아이에게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배상의 책임이 없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보호자인 부모에 대한 민사소송상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합니다. 민법 제755조 제1항은 다른 자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제753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부모가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면 부모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이 없습니다. 물론 이를 인정한 판례는 아주 드뭅니다.
아이가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청구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합니다.
민법 제752조는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는 피해자의 직계존속, 직계비속 및 배우자에 대한 재산상의 손해없는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판례는 이를 예시적 열거 규정이라고 해석해 생명침해가 아닌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자녀의 정신적 고통에 관한 입증을 해서 직계존속인 부모들이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4년 1월14일 선고 2013가합6159).
그러므로 질문자분께서는 가해아동의 부모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셔서 아이가 받은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신체적 피해와 정신적 피해에 대해 모두 소송할 수 있더라도 가해자 부모의 인적사항을 몰라 소송을 포기하시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상대방의 모든 인적사항을 아셔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름과 핸드폰 번호만 아셔도 소송 제기 후 통신사에 사실조회 신청을 해서 상대방의 주소 등 인적사항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