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 심보”

법률/이민


 

“놀부 심보”

일요시사 0 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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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네 집에 스님이 시주를 얻으러 왔다. 놀부는 스님이 곧 가려니 하고 거들떠보지 않았다. 스님이 끈기 있게 기다리며 불경을 외웠다. “가나바라, 가나바()라…” 이에 맞서 놀부도 마주 서서 불경을 외웠다. “주나바라, 주나바()라…”

 

1995년 전후 많은 한국 사람들이 뉴질랜드로의 이민을 선택했다. 이 시점이 뉴질랜드 속 한국 교민역사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고 회자된다. 이때만 해도 뉴질랜드에서는 한국식 부동산 재테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주택을 사기는 쉬워도 팔기는 힘들다는 생각들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기도 전에 뉴질랜드 부동산 가격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비록 현재는 보합세 또는 약간의 가격 상승이 있다고는 하나 한 때 묻지마 식 매입 계약을 하던 때가 있었다. 심지어 일반적인 매매 조건을 하나도 넣지 않고 계약하는 경우도 허다 했다. 이러한 부동산 열풍 뒤에는 자본 소득에 따른 양도세 부담이 없이 그 차액만을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 매매의 영향도 있었다.

 

2007년까지 부동산 활황기를 거치면서 다수의 교민들은 뉴질랜드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소유권 형태인 크로스 리스 (Cross Lease)에 대해 접해 보았을 것이다.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소유권 형태이다 보니 적절하게 한국어로 표현할 마땅한 단어가 없다. 다만 쉽게 풀이 하자면 일반적 소유권 형태인 내 땅 위의 내 집이 아니라 우리땅 위의 내 집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예를 들어 흔히 볼 수 있는 형태가 플랫 (Flat)이나 타운하우스 (Townhouse)라고 불리는 단층 짜리 작은 주택 세 채가 나란히 지어져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 각 주택 별 소유에 따른 실질적 토지 영역을 따로 지정하여 구분해 놓지는 않는다. 다만 법적으로 전체 토지 면적의 1/3씩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크로스 리스(Cross Lease) 형태 소유권의 특성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하자.

 

l  크로스 리스(Cross Lease)의 특징

앞서 설명한대로 크로스 리스(Cross Lease)우리 땅 위의 내 집이라는 일종의 토지 공유개념이다. 우리말로 그대로 직역하여 옮기자면 쌍방 토지 임대라고 할 수 있다.

, 각각의 주택 건물은 각자 자신의 소유이지만 주택이 지어진 토지는 이웃집간에 서로 임대를 해준 셈인 것이다.

당연히 쌍방 토지 임대에 따른 계약 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이에 따른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는 대개 이러한 형태의 소유권으로 개발한 최초 소유권자가 설정해 놓는다.

주택 개발 이후 매도에 따라 차후 여러 차례 소유권이 변경되더라도 최초 맺은 임대 계약관계는 변동이 없이 소유권 이전에 따라 다니며 영속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쌍방 임대 기간은 999년이다. 쉽게 말해 영구 임대인 셈이다.

이렇듯 토지 임대권을 서로 맞교환 하여 영구적으로 임대를 주고 동시에 임대를 받게 설정되어 있는 소유권이 바로 쌍방 토지 임대소유권의 핵심이다. 이러한 소유 개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파트 형태 소유권 (Unit Title)과 구분되어 사용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l  크로스 리스(Cross Lease)의 단점

쌍방 토지 임대 계약인 관계로 가장 큰 단점으로 분류되는 것이 소유권자의 권리 행사 제한이다. 특히 공유 사용 토지이다 보니 애초부터 많은 제한 사항들이 등기부 등본 (Title)에 함께 등재되어 있다.

가령, 상하수도 배관이나 공공 서비스용 지하 가설물 등에 대한 공동 책임과 의무 등이 가장 흔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대개 이러한 가설물들을 유지 보수는 공동 책임이다. 만약 가설물이 파손되어 분쟁이 생길 경우 시비를 가려 책임 소재를 묻기가 상당히 어려울 수 있는 소지가 많다.

 

또한 당연히 내 땅 위의 내 집의 소유권 형태 보다 주택의 증축 또는 개축에 대해서도 제약이 크다. 애초부터 제한이 많은 소유권이므로 이러한 변경에 맞춰 새롭게 토지 측량이나 관할 지방정부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한 토지 측량과 건축 동의 등 그 절차와 비용이 많아진다.

이뿐 아니라 같은 토지를 공유하는 이웃집 소유권자로부터 서면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러한 동의가 없는 증 개축은 불법 구조물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쌍방 토지 임대소유권의 등기부 등본은 그 특징이 있다. 바로 토지 도면 위에 하늘에서 내려다 본 주택 모양 (토지 내 위치와 영역)이 정확히 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계단이나 외부로 돌출된 데크(Deck)의 모양까지 고려하여 표시 되어 있다.

가장 일반적 소유권형태인 단독 소유 토지에 해당하는 등기부 등본의 경우 토지의 모양과 크기만 표시되어 있을 뿐 건물 모양에 대해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쌍방 임대로 구분된 토지를 구입하여 신규 주택을 건축한다는 것도 이미 설정된 제약에 있으므로 계획했던 대로 사업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소유권 형태를 단독 소유토지로 형질 변환을 하게 기존에 설정된 제약에서 자유로워 지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 토지 소유권 형질 변경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 되므로 전문가와 상의 하여 진행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우리에겐 낯선 토지 소유 개념이다 보니 이러한 쌍방 토지 임대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온 교민들도 있을 것이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이 중요하듯 특히나 토지 지분을 공유하는 이웃이라면 더 더욱 지킬 것을 지키는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나의 편의만을 찾겠다는 생각은 이러한 소유권 형태에는 맞지 않는다. 놀부 심보를 가진 사람들이 이러한 소유권으로 서로 맞대고 산다면 이웃이 아니라 서로 원수 지간이 되기 십상일 것이다.

 

잊어 버리고 살았지만 책상이나 책장 어딘가에 서류 뭉치들 틈에 보관해 놓은 등기부 등본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한번쯤 찾아 내어 과연 내가 소유한 주택의 소유권이 어떤 것인지 알아 보는 것도 바람직하겠다.

 

(정기적으로 뉴질랜드 법률 내용에 대한 개인 구독을 원하시는 분들이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분들은 sjlawyers.jang@gmail.com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S.J. Lawyers

변호사 장 용 주

이민/자산관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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