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이 쓴 《장길산》이라는 대하소설에는 장터 풍경이 맛깔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장터는 삶에 고달픈 민중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글렌필드 장터(킴스클럽 한인상가)에는 정말로 ‘장터’라는 이름의 식당이 있다. 식당 안도 옛날 장터의 선술집 같은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다닥다닥 붙은 식탁, 큰 소리로 “여기 국밥 한 그릇 더요”하면 주인의 얼굴이 활짝 필 것 같은 분위기. 사진 몇 장이 장터 풍경을 더한다. 큰 가마솥에는 뽀얀 김이 피어오르고.
장터가 자랑하는 음식은 영양탕. 전골과 뚝배기 가운데 골라 먹을 수 있다. 살코기만 쓰고, 부추와 미나리가 듬뿍 들어 있다. 특히 남자에게 좋다고 한다.
장터 이름에 걸맞게 해물파전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한 장에 $25. 피자 크기에, 피자 두께로 나온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파전을 나눠 먹으며 허공에 하소연을 풀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