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를 만든 사람들 50인의 위대한 키위 이야기 3 정치인_헬렌 클라크(Helen Clark)

문학의 향기

뉴질랜드를 만든 사람들 50인의 위대한 키위 이야기 3 정치인_헬렌 클라크(Helen Clark)

일요시사 0 1100

총리만 세 차례 잇달아 한‘카리스마의 제왕’ 


총리로 있을 때 헬렌 클라크 선호도는 늘 50%를 웃돌았다. 

노동당 지지율이 조금 떨어져도 그에 대한 선호도만큼은 늘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이유는 남다른 매력이 있어서였다. 

바로 카리스마였다.



헬렌 클라크 하면 떠오르는 첫 느낌은 ‘남자 같다’는 것이다. 분명한 여자인데도 남자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걸걸한 목소리 때문이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약간은 거북하게 느껴지거나 또는 확신을 하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의 내면이나 실력을 아는 사람들은 헬렌 클라크를 ‘카리스마의 제왕’으로 표현한다. 아무리 뉴질랜드 여성의 지위가 세계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해도 그 삭막하고 살벌한 정치판에서 3년 임기 총리만 세 번 잇달아 한 것만 봐도 그가 뉴질랜드 역사에서 ‘걸물 가운데 걸물’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총리로 있을 때 헬렌 클라크 선호도는 늘 50%를 웃돌았다. 노동당 지지율이 조금 떨어져도 그에 대한 선호도만큼은 늘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이유는 남다른 매력이 있어서였다. 바로 카리스마였다.


 


정치 집념 강해 자식 낳는 것도 포기


 헬렌 클라크는 1950년 2월 26일 해밀턴(Hamilton, 북섬에 있는 도시)에서 네 자매 가운데 큰딸로 태어났다. 부모는 낙농업을 하고 있었다. 시골 초등학교를 마치고 오클랜드로 올라와 엡섬 걸스 그래머 스쿨(Epsom Girls’ Grammar, 엡섬에 있는 여자 공립 중등학교)을 다녔다. 오클랜드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외국 유학 생활을 4년 동안 했다.


 1981년 귀국한 헬렌 클라크는 피터 데이비스(Peter Davis, 전 오클랜드대학 사회학과 교수)와 살림을 차렸다. 그는 서른한 살 때 지역구(Mt. Albert) 국회의원이 됐다. 그 뒤 스무 해에 가까운 정치 생활에서 그는 환경부 장관, 주택부 장관, 부총리 코스를 거쳐 1999년 정권의 정점인 총리까지 올랐다.


 헬렌 클라크는 아들딸이 없다. 그 때문에 반 가족주의자라는 오해를 받았다. 종교도 없어 반 종교주의자라는 비난도 받는다. 운동에도 별 관심이 없어 종종 매스컴으로부터 질타를 당하기도 했다. 게다가 결혼을 하면 남편 성을 따라야 하는 서구 전통(또는 인습)을 무시해 정체성 시비에 휘말렸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헬렌 클라크는 반 가족주의자도, 반 종교주의자도, 스포츠 무관심주의자도, 전통 파괴론자도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만 다를 뿐 반대편에 서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아들딸이 없는 이유는 정치 집념이 강해 자식을 포기하는 대신 정치에 집중하는 것이고, 남편 성을 따르지 않는 이유는 뉴질랜드 상위 계층은 결혼해도 자기 성(姓)을 지켜나가는 또 다른 전통을 이어나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은 사생활과 나랏일은 분명히 다른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마오리와 사회 약자층에 큰 인기


 젊은 날 사회주의에 깊게 빠져 있었던 헬렌 클라크는 정책 곳곳에 약자를 위한 배려를 숨기지 않았다. 마오리나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수당을 올리고 고소득자에게 많은 세금을 물린 것이 그 예였다. 사회가 안정되려면 가난한 사람들의 불만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 헬렌 클라크의 지론이었다. 정치신념을 바탕으로 저소득층의 복지 정책을 야당의 거센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당차게 밀고 나갔다.


 헬렌 클라크는 1999년 노동당 집권 뒤 생긴 변화를 이렇게 꼽았다. ▷5년간 25만 개가 넘는 직업 창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실업률(3.6%) ▷꾸준한 최저 임금 상승 ▷지난 22년 동안 가장 낮은 범죄율 ▷보건과 교육 부문 지출 39% 이상 증가 들이다. <집권 당시 노동당 자체 주장>


 사실 헬렌 클라크가 자랑하는 이 정도 업적에 동의하는 사람과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반반이다. 하지만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지지도가 중요하다. 피부로 와 닿지 않는 통계는 국민에게 아무 뜻이 없다.


 


등산과 책 읽기 같은 취미 즐겨


 헬렌 클라크의 취미는 등산과 책 읽기다. 국회에서 때로는 독설로, 때로는 호령으로 야당 의원들과 동료 의원들을 상대해 나가던 그는 금요일 저녁이 되면 오클랜드 마운트 알버트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정치인에서 평범한 생활인으로 바뀌었다. 땀을 흘리며 빙벽을 오르는 모습이 실린 신문기사나, 주요 한인 행사가 열릴 때마다 참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키위가 정치인보다 그냥 옆집 아줌마 같은 포근함을 느끼곤 했다.


 한 번 옳다고 믿으면 어떤 반대도 귀담아듣지 않고 꿋꿋하게 밀고 나갔던 헬렌 클라크의 ‘사나이 같은’ 의정 활동을 이제 뉴질랜드에서는 더 볼 수 없다.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유엔이라는 더 큰 물에서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2016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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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일요시사님에 의해 2022-03-29 12:38:06 교민뉴스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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