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여성 위암 80%, 빨리 번지고 발견 힘든 '미만형'

문학의 향기


 

3040 여성 위암 80%, 빨리 번지고 발견 힘든 '미만형'

크리스티나 0 2305

3040 여성 위암 80%, 빨리 번지고 발견 힘든 '미만형'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연관성"
암 세포 뭉치지 않고 흩어져 분포
속쓰려도 약만 먹고 검진 무관심

 김모(38·여·식당 종업원)씨는 2010년 초 속이 쓰린 증세로 동네의원에서 위궤양 진단을 받고 약을 먹었다. 그 후로도 속이 조금씩 쓰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2012년 2월 옆구리가 아파 동네의원을 갔더니 "물이 찼다.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국립암센터 검사 결과, 암 세포가 복막까지 전이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30대 젊은 나이에 위암에 걸리고, 그것도 말기 상태라니….

 가수 겸 연기자 유채영씨가 지난달 24일 41세로 생을 마감했다. 사인(死因)은 위암이다. 지난해 10월 진단을 받은 지 1년도 채 안 됐다. 2009년 9월 배우 장진영(당시 38세)씨의 위암 사망도 충격이었다. 30~40대(이하 3040) 젊은 여성 위암 환자의 사망률이 높고 생존율이 낮은 이유가 밝혀졌다. 국립암센터와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은철 교수팀이 2011년 통계청 사망자료와 국가암등록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독한 유형의 위암이 이들에게 많고, 발견 당시 4기의 비율이 높았다.

 박 교수팀 분석에 따르면 여성(30~60대)을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사망률은 떨어지고, 남성은 반대로 올라간다. 30대 여성은 위암 발생 대비 사망률이 25.5%, 40대는 23.5%, 50대는 18.6%, 60대는 17.9%였다. 반대로 생존율은 젊을수록 낮다. 남자는 반대다. 박 교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사망률이 높은 게 상식인데 여성 위암은 젊을수록 사망률이 높다"고 말했다.

 3040 여성 위암이 위험한 이유는 이들에게 독한 유형의 위암이 많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위암센터가 2005~2010년 수술 환자 3893명을 분석한 결과, 암 세포가 뭉치지 않고 흩어져 있고, 빨리 자라는 미만(彌滿·널리 가득 차 있음)형의 비율이 30대 여성은 87%(남성은 67%), 40대는 80.5%(남성은 48%)였다. 3040 여성 위암 환자의 대부분이 미만형이고, 이 유형이 남성보다 1.3~1.7배 많았다. 사망한 유채영씨도 미만형이었다. 또 내시경에서 잘 보이지 않는 유형(버만4형)이 3040 여성에게 많은 편이다. 버만4형은 암 세포가 위벽 밑으로 자라기 때문에 겉으로 알기가 쉽지 않으며 거의 100% 미만형이다. 송시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젊은 여성의 위암은 미만형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조기 발견이 어렵고 암 세포가 퍼져 나가기 쉽다"고 말했다.

 3040 여성에게 미만형 위암이 많은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수치가 높은 젊은 여성일수록 위암 전이가 빠르고 생존율이 낮다" 고 말했다.

 3040 여성들의 위암에 대한 낮은 경계심도 위험을 키운다. 간호사 문모(39)씨는 20대 초반부터 속 쓰림 증세가 있었다. 3교대 근무의 스트레스가 컸고, 술을 많이 마시고 식사를 챙기지 않았다. 그러다 2012년 5월 임파선에 전이된 위암 진단을 받았다. 문씨는 "이상 신호가 왔는데도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같은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약만 먹었다"고 말했다.

2011년 40대 여성의 위내시경 검사율은 52.1%로 남성(62.9%)보다 낮다(국립암센터 자료). 병을 키우다 보니 간·폐·복막 등으로 원격 전이된 4기 환자의 비율이 높다. 30대 여성 위암 환자 중 4기 비율이 21.7%(남성 14%), 40대 여성은 13.5%(남성 10.4%)였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박 교수는 "40대 여성의 위 내시경 검진율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가 국가암검진 기관의 내시경 질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성식·김혜미 기자 김호정(중앙대 광고홍보학과) 인턴기자

◆미만형 위암=대부분 위암은 암 세포가 분비선을 중심으로 뭉쳐 있는 장형이다. 남성과 고령층 여성에 많다. 미만형은 퍼져있다. 발견하기 쉽지 않고 진행이 빠르다. 내시경 진단에서 암 부위 모양에 따라 버만 1~4형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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