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향기(24) 여름 여심은(필명)
나무 그늘 속 소리 내서 책 읽는 저놈
찌러르 찌러르
한 구절씩 귀에 줏어 담으며
저걸 어찌 들어야 하나
집 앞 남새밭
돌아서면 무섭게 자라는 잡초들
저늠들 우째야 되노
목이 말랐던지 조금 쉬었다가
다시 또 시작
같은 곳을 반복해서 읽으면
지겹지도 않나
구름도 헉헉거리는 더위가 있어야 제맛이지
으라
일도 없이 몸이 처지는 아침나절
감나무 아래 평상에서
새로 받은 방학 책을 넘겨보다가
만화부터 찾아서 읽고 나면
늘 무엇인가 부족했던 기억들
저놈의 노래 끝에도 허전함이
한 줄기 바람이 스치고 가면
와르르 말을 쏟아붓는 잎새들
한낮이 되면서 배는 고프고
저놈의 솔로
오이 냉채 반메 훔
우 우 우 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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