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는 오장육부가 연약해 저항력이 부족하고 외부의 차가운 기운에 쉽게 침범을 받으므로 감기에 잘 걸립니다. 감기가 잘 걸리는 아이는 6-7세 미만으로 1년에 6-8회 정도 걸리게 되며 대게 1주일 정도면 증상이 좋아지지만 만성화되면 모세기관지염, 기관지염, 축농증으로 이환되므로 주의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일 년에 몇 차례씩 감기를 앓기 마련이지만, 유난히 일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한방적으로는 폐기허약아(肺氣虛弱兒) 라고 해 선척적으로 폐의 기운이 약하기 때문에 감기에 더 잘 걸리고, 기침, 가래를 달고 살며, 비염, 천식, 기관지염 등 폐기(肺氣)와 관련된 질환에 더 잘 걸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폐 기운이 약해지고 기온과 습도가 큰 봄, 가을에 폐를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으로 호흡기질환을 예방하면 감기에 걸리는 횟수도 줄어들고, 감기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가볍고 빨리 나을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한방의 감기치료는 감기증상을 낫게 하고 면역력을 높임으로써 앞으로 감기에 걸릴 가능성을 낮추고, 걸린다 해도 쉽게 낫도록 하며, 자연의 산물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선택적으로 작용해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갈 때는 환경이 바뀌고 단체생활을 해서 처음 접하는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이럴 때는 한약으로 아이의 몸을 미리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게 좋습니다. 또 특정한 시기, 봄이나 가을에 자주 감기에 걸리는 아이라면 그 시기가 오기 전에 미리 면역 체계를 강화시켜 무사히 그 시기를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아이가 평소 감기에 너무 자주 걸리거나, 감기에 걸렸을 때 중이염이나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쉽게 옮겨간다면 아이의 면역력이 그만큼 약하다는 의미이므로 감기에 걸리기 전에 기초를 튼튼히 해주면 감기에 덜 걸리게 되고 걸려도 쉽게 넘어갈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뉴질랜드는 좀 덜하지만 특히, 한국에서는 감기에 걸리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항생제는 세균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있을 때 효과가 있는데, 감기가 걸리는 원인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성으로, 항생제를 먹어도 의미가 적으며, 바이러스의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므로 예방주사를 일일이 맞을 수도 없습니다.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라면 항생제를 적용할 수 있겠지만, 보편적 상황에선 오히려 아이들의 면역력만 약화시키게 될 수 있습니다.

한약 중에 감기약이 잇는지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한약은 감기를 치료하는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으로 기초적인 면역력을 강화하고, 스스로 감기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열이 있는지, 목이 부었는지, 몸살기운이 있는지, 언제 기침이 심해지는지 등에 따라 다양한 처방이 가능합니다. 한방으로 하는 감기치료는 단순히 증상만 완화되는게 아니라 폐를 튼튼하게 하고, 기초 면역력을 강화해 바이러스나 세균이 살기 힘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므로 아이들에게는 특히 더 좋습니다.

형상적으로 볼때에는, 특히 얼굴색이 창백한 듯 흰 편이고, 체형이 마른 편이며, 팔 다리가 긴 편인 그런 아이의 경우 폐기운과 대장 기능이 약해서 면역이 약하고 감기에 잘 이환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폐와 대장을 표리(表裏)가 되는 장부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여러 장부들이 모두 다 중요하지만, 특히 인체 면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위의 경우에 해당되는 소아들은 특히 몸을 따뜻하게 잘 관리하고, 특히 목 부분을 찬 공기에 지나치게 오래 노출시키거나 하는 것을 피하고, 찬 음료수나 찬물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 또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체의 내외에서 모두 한기(寒氣)에 민감한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질병에 있어서 예방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감기를 앓게 되면, 컨디션이 덜어지고, 비위기능 또한 저하되어서 소아의 경우 식적(食積)이 잘 생기기도 합니다. 감기를 이겨내기 위해 잘 먹는 것도 좋지만, 기름지거나 위장에 부담을 주는 음식은 가급적 삼가고, 위장에 편안한 음식위주로 섭취해서 식적이 생기는 것도 막아주어야 합니다. 식적이 생기게 되면 감기와 얽혀서 양상이 복잡해지고, 감기가 오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식적이 그 자체로 감기와 유사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잘 구분해서 한의학으로 치료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