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그린 정복자 안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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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린 정복자 안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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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PGA 최단기간 통산상금 5억엔 돌파

안선주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주쿄TV 브리지스톤 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사상 최단기간에 통산 상금 5억엔(약50억4000만원)을 돌파했다. 안선주는 5월25일 일본 아이치현 주쿄골프장 이시노코스(파72)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우승 상금 1260만엔을 받은 안선주는 JLPGA투어 데뷔 후 108개 대회 만에 통산 상금 5억1164만6810엔을 기록했다.

  
 

고국 팬들 미적지근한 사랑, 오히려 도움
얄궂고 변덕스럽고 천박스런 팬들의 성향

일본여자무대 정복자 안선주(27)를 얘기해보자.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는 표현은 쥬세페 베르디가 작곡한 오페라 리골렛토(Rigoletto)에서 3막1장의 ‘La Donna e Mobile(여자의 마음)’이라는 아리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곡의 첫 가사는 ‘La donna e mobile qual piumaal ven to mu ta d'ac cen to e di pen sie ro(바람에 날리는 갈대와 같이 항상 변하는 여자의 마음)’으로 시작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유행가의 가사에도 자주 등장하곤 한다.
스포츠스타에 대한 팬들의 마음 역시 갈대와 같다. 뜨겁게 쏠렸다가 언제 그랬냐 싶게 식어버리고 아예 등을 돌리기도 한다. 특정 스포츠스타에 열광하는 이유 또한 명확치 않고 개개인이 다르다. 기량이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그보다는 외모나 개성, 개인 취향이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갈대와 같은 팬심

안선주는 기량에 비해 팬들의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한 케이스에 속한다. 2004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투어 하이트컵에서 우승한 뒤 2005년 투어에 정식 합류해 우승 4회, 준우승 1회 등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신지애의 그늘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신지애가 미국으로 무대를 옮기자 안선주는 일본행을 택했다. 일본에 건너가자마자 국내에서 기량에 비해 저평가되었던 안선주는 돌풍을 일으켰다. 팬들의 볼거리를 위해 머리를 빨간색으로 물들이기까지 한 안선주는 루키 시즌에 시즌 4승을 일구며 상금여왕의 자리를 차지했다. 안선주의 맹활약에 힘입어 JLPGA투어 32개 대회 가운데 14개 대회에서 태극낭자들이 우승을 차지, 일본여자골프의 자존심을 납작하게 눌렀다. 당연히 그해 상금왕과 신인왕은 그의 몫이었고 이듬해에도 4승을 올려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안선주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순위 선두를 달리는 이보미와 상금왕 경쟁에 돌입, 2012년 전미정, 2013년 일본선수에게 내준 상금왕 타이틀의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을 보태 일본 진출 4년 만에 상금 5억엔을 돌파하는 신기록도 함께 세웠다. 상금 5억엔 돌파는 일본 투어사상 19번째. 이미 일본투어 통산 15승을 올린 안선주는 “일본에서 영구 시드를 받을 수 있는 30승을 목표로 앞으로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안선주의 일본에서의 대성공은 역설적으로 고국 팬들의 미적지근한 사랑의 득을 봤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고국 골프팬들의 선호도가 기량보다는 몸매와 얼굴, 패션 등에 쏠려 있었다는 얘기다. 가치가 전도된 팬들의 성향에 오기가 오른 안선주는 골프선수로서 대성할 수 있는 길을 찾아 현명한 결단을 내렸고 그 결과 일본 여자골프계를 점령하는 태극낭자의 선두주자가 된 것이다.
한때 안선주는 자신의 미니 홈피에 ‘여전히 힘든 이 몸뚱아리. 어찌하면 좋을까. 뭘 해도 수습이 안 된다. 그래도 내일은 좋아지겠지’ ‘그냥 몸이 말을 안 듣는다. 허리 발 손목 다 안 좋다. 그래서 힘들다. 그래도 열심히 한 번 해보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거니까’라는 글을 올릴 정도로 신체조건 때문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이런 가운데 체중을 줄이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신을 채찍질

스포츠스타나 연예인들을 향한 팬들의 성향은 원래 얄궂고 변덕스러우며 천박스런 면까지 없지 않지만 골프 팬들만은 골프 자체를 중심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스포츠 지성’을 갖추는 게 스포츠 골프를 사랑하는 태도가 아닐까. 일본 무대에서 이룬 안선주의 업적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격려와 성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 골프팬들의 도리일 것이다. 안선주는 지금 일본에서 새로운 한국 여자 골프사를 써가고 있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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